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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유저의 단계별 증상에 대한 고찰

by 선배/마루토스 2006.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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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 유저의 단계


1. 똑딱이 카메라에 한계를 느낀다.
갤러리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사진들을 접하게 되고, 이 사진들이
SLR이라는 카메라로 찍은 것임을 알게 되면서부터 자신의 똑딱이가 한심해보인다.

2. SLR카메라가 무엇이고 얼마나 하는지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한다.
보통 이 시기에 SLR클럽의 존재를 알게 된다.

3. SLR클럽 갤러리의 사진들을 보면서 자신도 SLR카메라와 렌즈 한두개만 장만하면
당장 저런 사진을 찍을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가격비교사이트와 남대문현지가등을 비교해보며 통장 잔고 혹은 카드 한도를 계산해보기 시작한다.

4. 마침내 구매를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가격과 성능의 조사에 들어간다.
각 메이커별로, 각 카메라별로 스펙과 평을 나름대로 꼼꼼하게 짚어본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 번들렌즈로 충분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5. 카메라를 구매한다.
보통 바디번들킷에 최소한의 메모리와 리더기 정도로 구매하게 되며,
집에 와서(혹은 오는 교통편안에서부터) 똑딱이와는 차원이 다른 연사라던가 셔터의 느낌에 감격한다.
보통 이 부분은 메뉴얼정독파와 비정독파로 나뉜다.

6. 아무날이고 안가리고 무조건 카메라를 들고 그게 뭐든간에 무조건 찍어보기 시작한다.
어째서 자신의 사진은 이전에 봤던 다른 사람들 사진처럼 쨍하지 못하고
어두운데서 노이즈가 많은지 의아해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점차 외장형 스트로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사진의 핀문제, 렌즈의 해상력, 배경뭉갬, 샤픈에 대해 골고루 알게 된다.
번들렌즈의 한계를 알게 됨과 동시에 새로운 렌즈들에 대한 뽐뿌가 시작된다.
새로운 렌즈의 구입을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한다.

7. 단렌즈 한두개와 줌렌즈등을 새로 영입하게 된다.
또, 외장형 스트로보와 이 모든게 다 들어갈 가방도 새로 구입하게 된다.
캐논 유저라면 핀점검 용지를 출력하게 되며, 얼마 안되어 핀교정하러 센터에 보내게 된다.
야간에 인물과 배경이 같이 찍힌 저속동조 사진을 보며 오랜기간 염원해왔던 소원중 하나를 풀게 된다.

8. 지역동호회, 사내 동호회등을 통해 활발한 사진활동을 하게 된다.
남 결혼식장에 가서 뭐하나 생기는거 없어도 마구찍고 인화까지 해서 보내준다.
자기돈 내고 하지만 받는 사람들의 고마워하는 표정에 절로 행복해진다.
또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은 아들딸 사진 10R정도 크기로 현상도 해보고 스스로 흐뭇해하기 시작한다.
더욱 많은 렌즈의 구입을 고려하기 시작하며 바디의 교체도 염두에 두기 시작한다.
통칭 FF바디라 불리는 1:1 프레임 바디를 사야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낮이고 밤이고 바디에 스트로보가 마운트 되어있다.
주로 이 시기에 단렌즈파와 줌렌즈파가 갈린다.

9. 여전히 남들 사진보다 자신의 사진이 쨍하지 못한데
그 비밀이 후보정의 실력차에 있다는 것을 마침내 깨닳게 된다.
그것도 그냥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빨간띠, 혹은 금빛띠, 혹은 리미티드라고 써진 렌즈와
세로그립이 필요없는 바디들을 사용해도 여전히 남들처럼 쨍한 사진이 찍히지 않기 때문이다.
넷상의 각종 포토샵액션등을 주으러 다니다 마침내 스스로 커브를 만지게 된다.
이쯤되면 갤러리에 올라온 쨍한 사진에 "샤픈이 과하군요"등의 리플을 달게 된다.
대다수의 유저는 이 단계에 머물며 가족사진등을 찍으며 평생 만족스러운 사진생활을 하게 된다.
게시판의 질문에 가장 정확하고 친절한 답변을 하는 계층이다.
일부는 선예도와 해상력, 아웃오브포커싱과 빠른 렌즈의 노예가 된다.
또 일부는 특정 브랜드 제품의 노예가 되는 경우도 많다.

10. 어디서 주최하는 모델촬영회, 어느산 어느 절간의 저녁노을,
어느 바닷가의 오메가등을 찍으러 새벽같이 일어나 다니기 시작한다.
어느새 바디는 플래그쉽이, 렌즈에는 빨간띠가 즐비하게 되어있다.
찍는 사진마다 컨셉을 정하고, 촬영회 가기 전에 콘티를 만들며,
오메가가 한번 제대로 뜰때까지 동해로 차몰고 밤길 가기를 밥먹듯이 하게 된다.
장비도 내공도 이미 아마추어레벨을 넘어서있지만 여전히 본업에 충실하며,
자신이 끝까지 아마추어라고 생각한다.
몇몇은 갤러리에 열광적인 신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며 또 몇몇은 사용기 한둘로 판매량을 좌우하기 시작한다.
대부분은 갤러리고 어디고 아무사진도 올리지 않으며 조용히 슬라이드 필름을 감상하며 흐뭇해 한다.

11. 극소수가 똑딱이를 잡건 1회용 카메라를 잡건 핸드폰 카메라를 잡건간에
찍었다 하면 작품이 되는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그날의 날씨, 스트로보의 유무도 그다지 관계없으며,
소재가 무엇이건간에 자신의 의도한 바 대로 사진을 찍어내고,
자신이 의도한 바를 보는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 이르는 것은 극도로 어렵지만, 프로도 아마추어도 이 단계를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