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2006.04.13 10:36

DSLR 유저의 단계


1. 똑딱이 카메라에 한계를 느낀다.
갤러리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사진들을 접하게 되고, 이 사진들이
SLR이라는 카메라로 찍은 것임을 알게 되면서부터 자신의 똑딱이가 한심해보인다.

2. SLR카메라가 무엇이고 얼마나 하는지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한다.
보통 이 시기에 SLR클럽의 존재를 알게 된다.

3. SLR클럽 갤러리의 사진들을 보면서 자신도 SLR카메라와 렌즈 한두개만 장만하면
당장 저런 사진을 찍을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가격비교사이트와 남대문현지가등을 비교해보며 통장 잔고 혹은 카드 한도를 계산해보기 시작한다.

4. 마침내 구매를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가격과 성능의 조사에 들어간다.
각 메이커별로, 각 카메라별로 스펙과 평을 나름대로 꼼꼼하게 짚어본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 번들렌즈로 충분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5. 카메라를 구매한다.
보통 바디번들킷에 최소한의 메모리와 리더기 정도로 구매하게 되며,
집에 와서(혹은 오는 교통편안에서부터) 똑딱이와는 차원이 다른 연사라던가 셔터의 느낌에 감격한다.
보통 이 부분은 메뉴얼정독파와 비정독파로 나뉜다.

6. 아무날이고 안가리고 무조건 카메라를 들고 그게 뭐든간에 무조건 찍어보기 시작한다.
어째서 자신의 사진은 이전에 봤던 다른 사람들 사진처럼 쨍하지 못하고
어두운데서 노이즈가 많은지 의아해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점차 외장형 스트로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사진의 핀문제, 렌즈의 해상력, 배경뭉갬, 샤픈에 대해 골고루 알게 된다.
번들렌즈의 한계를 알게 됨과 동시에 새로운 렌즈들에 대한 뽐뿌가 시작된다.
새로운 렌즈의 구입을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한다.

7. 단렌즈 한두개와 줌렌즈등을 새로 영입하게 된다.
또, 외장형 스트로보와 이 모든게 다 들어갈 가방도 새로 구입하게 된다.
캐논 유저라면 핀점검 용지를 출력하게 되며, 얼마 안되어 핀교정하러 센터에 보내게 된다.
야간에 인물과 배경이 같이 찍힌 저속동조 사진을 보며 오랜기간 염원해왔던 소원중 하나를 풀게 된다.

8. 지역동호회, 사내 동호회등을 통해 활발한 사진활동을 하게 된다.
남 결혼식장에 가서 뭐하나 생기는거 없어도 마구찍고 인화까지 해서 보내준다.
자기돈 내고 하지만 받는 사람들의 고마워하는 표정에 절로 행복해진다.
또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은 아들딸 사진 10R정도 크기로 현상도 해보고 스스로 흐뭇해하기 시작한다.
더욱 많은 렌즈의 구입을 고려하기 시작하며 바디의 교체도 염두에 두기 시작한다.
통칭 FF바디라 불리는 1:1 프레임 바디를 사야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낮이고 밤이고 바디에 스트로보가 마운트 되어있다.
주로 이 시기에 단렌즈파와 줌렌즈파가 갈린다.

9. 여전히 남들 사진보다 자신의 사진이 쨍하지 못한데
그 비밀이 후보정의 실력차에 있다는 것을 마침내 깨닳게 된다.
그것도 그냥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빨간띠, 혹은 금빛띠, 혹은 리미티드라고 써진 렌즈와
세로그립이 필요없는 바디들을 사용해도 여전히 남들처럼 쨍한 사진이 찍히지 않기 때문이다.
넷상의 각종 포토샵액션등을 주으러 다니다 마침내 스스로 커브를 만지게 된다.
이쯤되면 갤러리에 올라온 쨍한 사진에 "샤픈이 과하군요"등의 리플을 달게 된다.
대다수의 유저는 이 단계에 머물며 가족사진등을 찍으며 평생 만족스러운 사진생활을 하게 된다.
게시판의 질문에 가장 정확하고 친절한 답변을 하는 계층이다.
일부는 선예도와 해상력, 아웃오브포커싱과 빠른 렌즈의 노예가 된다.
또 일부는 특정 브랜드 제품의 노예가 되는 경우도 많다.

10. 어디서 주최하는 모델촬영회, 어느산 어느 절간의 저녁노을,
어느 바닷가의 오메가등을 찍으러 새벽같이 일어나 다니기 시작한다.
어느새 바디는 플래그쉽이, 렌즈에는 빨간띠가 즐비하게 되어있다.
찍는 사진마다 컨셉을 정하고, 촬영회 가기 전에 콘티를 만들며,
오메가가 한번 제대로 뜰때까지 동해로 차몰고 밤길 가기를 밥먹듯이 하게 된다.
장비도 내공도 이미 아마추어레벨을 넘어서있지만 여전히 본업에 충실하며,
자신이 끝까지 아마추어라고 생각한다.
몇몇은 갤러리에 열광적인 신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며 또 몇몇은 사용기 한둘로 판매량을 좌우하기 시작한다.
대부분은 갤러리고 어디고 아무사진도 올리지 않으며 조용히 슬라이드 필름을 감상하며 흐뭇해 한다.

11. 극소수가 똑딱이를 잡건 1회용 카메라를 잡건 핸드폰 카메라를 잡건간에
찍었다 하면 작품이 되는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그날의 날씨, 스트로보의 유무도 그다지 관계없으며,
소재가 무엇이건간에 자신의 의도한 바 대로 사진을 찍어내고,
자신이 의도한 바를 보는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 이르는 것은 극도로 어렵지만, 프로도 아마추어도 이 단계를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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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럴그래퍼 선배/마루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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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이브리드 카메라로 근 5년여간 만족하며 지내오다 최근 6개월가량 사진을 많이 찍게되면서 점점 부족한부분에 대해서 알게되어 결국엔 캐논 70D로 첫 DSLR로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정보를 여기저기 찾아보다 이곳에 오게되었는데 글을 너무 조리있게 잘쓰시고 정보량이 많이 작성하신 모든글의 원점부터 정주행 하려합니다. ^^

    잘배우겠습니다. ^^

    2013.09.14 15: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저는 이제 5단계군요~ㅡㅡㅋ
    혹시~ 단계 12는 없나요~ㅎㅎㅎ;;?

    2013.10.10 03: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단디

    안녕하세요^^
    slr클럽 댓글에 링크 걸어주신 글 보고
    왔습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여기서 부터 배워 가겠습니다.

    2013.10.31 16: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슈룹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트로보 사용법 검색하다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캐논 유저는 아니지만 마루토스님의 글을 보며 잘 배우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01.14 17: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금쩐의압빡

    슈룹님과 같은 상황이네요.. 스트로보 공부하려고 검색하다 왔습니다. 강좌 몇편보다가 결국 1번부터 봐랴겠다는 생각에... 공부 열심히 하고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01.27 21: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하늘사랑

    좋은 글과 사진을 보며, 바람직한 사진가의 마음가짐을 배우려 처음부터 제대로 해보려 합니다.
    초보티를 벗으려는 시기에 좋은 내용을 접하게 되어 무척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02.03 01: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김유정

    페북에서 우연히 블로그 글을 보고 오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글이 좋아 젤 첨부터 읽어보려 합니다. 블로그 8년동안 글 쓰신 것을 보며 제 머릿 속에 정리되지 않은 것들을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우연이지만 이렇게 좋은 블로그를 접하게 되어 고맙습니다~ ^^

    2014.02.26 21: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문병구

    사진관련 책을 찾던 중 마루토스님이 추천해준 책 바바라 런던 사진학강의를 구매하고 마루토스님 다른 글들을 읽다가 처음부터 다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이들어 오늘부터 하나하나 다 읽겠습니다. 소중한 글들 감사히 잘읽겠습니다. ^^

    2014.03.08 11: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까까머리

    미러리스 1년여 사용타가..캐논 크롭으로 데세랄 입문..열씸중..ㅎ. 뭔가 부족함..정체성과 혼돈..장비가 아닌.. 내공 부족인줄 내심.알믄서도..FF바디 갈망. L렌즈라면 혹시나..갈등 ing..
    사진공부를 위해 인터넷 검색중..마루토스님의 글을 보고..마음에 와닿는 글과..사진 전반에 대한 글들이..사막을 헤메다 오아시스를 찿은듯한 마음에..여그까지 왔네요
    처음부터 정독할 맴으로..
    소중한 경험과 공부 노고로 작성하신 글. 감사히 읽어나가겠읍니다~^^

    2014.06.11 15: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z49class

    시....심쿵(...)

    2014.12.10 11: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cream

    계조가뭔지 궁금해서 쳐봤다가 따끔한 말씀이 가득한 글들을 읽고 자극받아 정주행하려고합니다. 포스팅이 509개나 되니 사실 시작하기 막막한 감도 있지만 정말 사진 잘찍어보고싶은 학생으로써 열심히 배우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배울점은 배우고 가릴점은 가려서 저도 저만의 사진철학을 세울수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네요. 좋은 글들 감사합니다

    2014.12.16 15: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금까마귀..

    필름으로 찍다가 디카로 전향한지 1년반이 됐습니다.
    스르륵에서 마루토스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배우다가 난민이 됐습니다. ㅠㅠ
    이기회에 마루토스님 블로그에서 차분히 배우렵니다.
    감사합니다.

    2015.05.20 19: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bbuingbbuing12

    마루토스님의 블로그 입문입니다! 오늘 부터 정주해하려고 처음으로 마루토스님의 글읽었는데 너무 재밌고 좋은 글들이 많아서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감사합니당:)

    2015.10.16 02: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비밀댓글입니다

    2015.11.23 22:03 [ ADDR : EDIT/ DEL : REPLY ]
  16. Paramir

    이제 A6000으로 갓 입문한 왕초짜입니다.
    9년.. 이제 10년이 다 되어가는 글인데 정확하게 5번에 해당되네요 ㅋㅋㅋㅋㅋㅋ 빵 터졌습니다.
    그리고 마루토스님이 만드신 포스팅 리스트의 글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면서..
    제가 너무 성급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놈의 빨리빨리 근성..
    에.. 또 생각보다 매뉴얼이 얇네요...? 여기저기 눈팅하면서 하도 매뉴얼이 중요하다고 해서 엄청 두꺼울줄 알았거든요...;;
    앞으로 마루토스님 블로그 자주 들리면서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ㅎㅎㅎ

    2015.12.28 03: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김형찬

    정주행 할려고 이 글부터 시작 합니다. 열심히 쓰신 글 잘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11.22 23: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이준철

    예전에 스트로보 검색하다 들어와서 고속동조 등등 많이 알아갔다가 얼마전에 오두막 중고로 사서 본격적으로 이거저거 알아보려 정주행 시작합니다! 블로그 보면서 사진에 대해서 기술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상당히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2016.12.17 02: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James

    571번글이 첫글인가요? 정주행하고싶은데..

    2017.02.09 11: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윤대협

    댓글보며 웃다 갑니다..^0^
    저도 여기서부터 정주행 시작~!!

    2017.04.14 08: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메차쿠차

    정주행하러 글내리는것도 힘들만큼 긴 세월동안 멋진 삶을 살고 계심에 존경을 표하며 마루토스님의 의견을 십분 받아들여 774번부터 정주행 시작하겠습니다^^

    2017.12.15 18: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