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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진책이 나오다면 당장이라도 사겠다.

by 선배/마루토스 2007.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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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옆에 꽤 큰 서점이 하나 있기때문에, 요즘엔 식사후에 잠깐씩 책을 보는 즐거움을 누립니다.

사진에도 관심이 많다보니, 사진 관련 책도 사보기도 하고, 이런데서 서서 보기도 합니다만,
DSLR의 범람속에서, 정말 많은 사진책들이 새로 나왔더군요.

어떤 책은 후보정법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알려주는가 하면,
어떤 책은 스튜디오 라이팅에 대해서 아주 잘 써놓기도 하고,
또 다른 책은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과 엣세이가 실려있기도 하며,
절대다수는 입문자를 겨냥해서 조리개와 셔터와 기본구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카메라 모델의 온라인 카페나 클럽에서 발행하는 책들은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_-;;

그리고 이러한 책들위에, 사진의 바이블, 사진학강의와 사진(최신판)이 존재한다는걸 여러분들도 아실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책들을 읽다보면, 2% 부족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는것은 저뿐일까요?

일단 사진의 기본을 다루고 있는 바이블인 사진학강의와 사진은 사실상 필독서이므로 넘어가고....
요즘 나오는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불만을 금할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불만들을 모아보니 ......제가 보고 싶어하는 사진책이 눈앞에 그려지는군요.

사진책을 쓰라고 출판사에서 권유받으시는 분도 많으실텐데,
다음에 쓰실때는 이런 책을 써주시면 어떨까 싶어서 한번 적어봅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_-;;


1.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충고를 해줄것

  - 찍기전에 ISO를 확인하라, 렌즈 사기전에 오픈매장 가서 꼭 직접 써봐라, 도촬하지마라 등등
     프로사진사 이전에 한사람의 사진사로서 후배들에게 해주는 충고를 많이 써주세요.
     예를 들면, "웨딩사진을 섣불리 찍어주겠다고 나서지 마라"라던가 "메인기사에게 폐를 주지 말라"라던가..
     가정에서 간이 스튜디오는 어떻게 맞추면 된다던가,
     장례식장에 카메라를 들고 가는것은 피하라, 라던가....
     입문을 다루는 사진책에선 찍는 방법 뿐만 아니라, 찍는 매너등에 대해서도 좀 논해주셨으면 합니다.


2. 모델사진을 예제로 들지 말것

  - 모든 아마추어 찍사들이 모델출사를 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다수는 그저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삽니다.
     그런데, 거의 절대 다수의 사진책은 예제사진이 거의 다 모델사진입니다.
     아빠찍사들이 알고싶은것은 가족사진, 아기 사진을 잘찍는 법이지, 모델사진을 잘 찍는 법이 아닙니다.
     그러나 모델사진은 일단 모델빨이 먹고 들어가므로 어떻게 찍어도 일단 잘찍힌듯 보이기 쉽고
     따라서 누구나 아무나를 찍어도 그렇게 찍을 수 있다는 환상을 주기 쉽습니다.
     평범한 보통사람을 모델로 하는 정이 넘치는 예제사진을 넣어주세요.


3. 외장스피드라이트의 사용법을 실전적으로 알려주세요.

  - 사진책들 보면 그냥 선막/후막 차이, 고속/저속동조 차이정도 늘어놓고는
     "정답은 무조건 바운스"하는 식으로 넘어갑니다....
     그런 글은 사실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아니면 자꾸 스튜디오에서의 본격적 라이팅으로 글을 가져가시더군요.
     정말 아마추어 찍사들이 애가 타도록 알고 싶은 것은 주변환경에 따른 적절한 외장스피드라이트의
     실전적 사용법입니다만, 이런것을 다루는 책은 사실상 없더군요.
     천정이 높은 식장에서의 직광 노우하우. 코엑스등 행사장에서의 직광 노우하우.
     야외인데 마치 바운스를 한듯 자연스러운 그런 직광에 대한 노우하우를, 사람들은 원합니다.
    


4. 찍는 방법만 알려주지 마시고, 커뮤니케이션의 노우하우도 알려주세요.

  - 일본사진책을 보다 감명받은게 한가지 있습니다.
     인물, 특히 가족사진을 찍는 법에 대한 책이었는데, 세팅과 촬영에 대한 방법론은 책의 절반만 차지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을 자세히 써놨더군요.
     우스갯소리 하는법, 슬픈 표정을 유도하는법, 촬영하다 쉬는 타이밍, 컨셉에 따른 화제의 선택등등....
     그런데, 그러한 한국책은 저는 아직까진 본적이 없습니다.
     마치 사진속의 피사체와 대화를 나누는듯한 생생한 사진을 찍기위해서는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걸
     책을 쓰시는 분들이 다 아실건데, 쓰시질 않더군요.
     쓴다고 해도 그냥 "피사체와 커뮤니케이션을 하세요"하고 끝냅니다. -_-;;
     좀더 자세히, 그러한 노우하우를 전수해주세요.


5. 좀더 일반적인 사진환경에 대해서 써주세요.

  - 아마추어 가족추억 사진사들이 어디서 사진을 찍을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집이 절대 다수고, 집에서 집 앞 마트 다녀오는 길이 두번째며, 아파트 놀이터와 공원,
    그리고 테마파크와 놀이동산등이 대부분입니다. 어쩌다 여행 한두번 가고요.....
    그런데 사진책을 들여다 보면, 그런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사진 찍는 법도 거의 없고요.
    대부분 모델을 들판이나 바닷가에 세워놓던가, 폐공장이나 홍대 길거리에서 찍던가....
    조명 잘 갖춰진 스튜디오거나......이렇습니다.
    이래서는 일반 추억 사진사들이 보고 배워서 써먹질 못합니다.
    집안에서, 목욕탕에서, 마트 다녀오는 밤거리에서, 놀이동산에서 잘찍는 법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삼각대와 타이머, 혹은 릴리스를 사용해서 아빠까지 포함되는 가족사진을 잘찍는 요령등이 절실합니다.
    물론, 어쩌다 렌탈 스튜디오에서 저렴하게 백일사진 찍는법등이 있으면 좋을것같습니다.


몇가지 더 있었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생각이 잘 안나는군요.

주제넘은 글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정말 이러한 사진책이 나왔으면 합니다.

클럽에서 잘찍는다고 소문난 모님의 책이 새로 나왔다고 해서 봐도 죄다 모델사진이고

후보정법도 죄다 모델만 가지고 하며......어떤 책은 이게 사진입문책인지 세미누드책인지 모르겠는것도 있더군요.

모델사진을 써서 팔리는 책을 만들려 하기보다, 순수하게 내용으로 유저들의 심금을 울릴만한.....

그런 사진책을 보고 싶습니다.


ps) 글을 다 쓰고 보니 생각이 나는군요. 사진사분이 가족을 찍어서 내놓으신 사진책도 있긴 했었죠
      근데.....거의 흑백에 거친입자감으로 무슨 작품사진찍듯이 하신게 흠이었습니다.
      가족사진이 무슨 작품사진이 되길 원하진 않는데....란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