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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의 신형 DSLR EOS 7D, 허위과장광고 파문.

by 선배/마루토스 2009.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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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카메라에서 아주 중요한 스펙중의 하나가 바로 "시야율"이다.

SLR카메라의 기본 정의가 무엇인가 하면, "보이는 대로 찍힌다"다. 그걸 위해 싱글 렌즈 리플렉스 라는 장치가 고안되었고

지금에 이르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보이는 대로 찍힌다"라는 것을 구현하기는 아주 어렵다.

그 주요원인이 바로 "시야율"인 것이다.


"보이는 대로 찍"기 위해서는 시야율이 100%여야 한다.

시야율이 100%보다 작으면 뷰파인더로 본 영상보다 더 많이 담기기 때문에 원치 않은 피사체나 배경이 사진에 들어가게 되며

반대로 시야율이 100%를 넘어버리면 본 영상보다 사진에 담기는 영상이 잘려져 버린다. (실제론 시야율이 100%를 넘는 DSLR은 없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저 위에 보이는 펜타프리즘이 더 커져야 하고,

카메라의 구조가 보다 더 정교해 져야 한다. 그래서 SLR이라고 말은 해왔지만 실제로 시야율 100%를 구현했던것은

각사에서도 최고급 SLR카메라, DSLR카메라들 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례로 캐논이 자랑하는 1:1 FF카메라인 EOS 5D도 시야율은 달랑 96%였고

그 후속기인 EOS 5D mark2도 시야율이 98%에 불과하다.


다수의 아마추어 사진사에게 있어서 사실 시야율은 아무래도 좋은 문제다.

보급기의 시야율이 96%쯤 되는데, 4%즘 더 담기거나 하더라도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사진으로 작품생활을 하거나,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사진 마다 마다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부분이 담기는데, 모든 사진을 일일이 다 찾아다니며 자기가 봤던것과 일치시키기 위해

가위질 한다는것도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니다.

이미지에 대해 아주 연연해 하는 하이 아마추어, 그리고 프로 사진사들같은 경우에는 다른 모든 기능들보다도

바로 이 시야율 하나만 보고 4,500만원 가볍게 넘는 최고급 카메라를 사야 했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올 하반기, 캐논에서 충격적인 카메라를 하나 내놓았는데

그게 바로 EOS 7D다.

왜 충격적인가?

200만원 초반대의 중급기 사양에 최고급기급 AF시스템과 100% 시야율을 달아주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비록 크롭바디라고는 하지만 그 가격대에 100% 시야율이라는건 쇼킹하다는 말 외에는 할말이 없을정도다. 역대 유래가 없는 일이다.


이 카타로그, 광고, 사이트 상세스펙등을 보시라.

100% 시야율이라는것을 어마어마하게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발매가 이뤄지고 뚜껑이 열려진 후, 일본과 유럽, 미국등의 관련 사이트에선 화난 유저들의 불평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사진을 실제로 찍어보니, 본것보다 더 넓게 찍혀있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시야율이 100%가 아니더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의 카메라잡지와 유저들이 실측에 들어갔고, 그 결과 시야율이 97%대 전후라는 충격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참다 못해 일부 유저들이 캐논 본사에 시야율을 따졌더니 돌아온 대답이 아래와 같다.




캐논이 스스로 실측해 본 결과가 96, 97%라는 것이다.

다시 위쪽의 광고들을 살펴보자.

광고의 일부분, 특히 작은 글씨쪽에 "약 100%" "거의 일치" 라는 단어를 찾을 수 있다.


이건 한마디로 유저를 농락하는 것이다.

실측 96,97% 시야율이면 98%라고 발표했던 5D mark 2만도 못한 수치다.

하물며 5D mark2에서조차 시야율 약 100%라고는 안했다. 그냥 솔직하게 98%라고 발표했었다.


그런데 100%시야율이라고 발표한 바디가 실 시야율이 96, 97%라?


이건 일종의 사기이자 허위과장 광고다.

물론 그걸 트집잡히는걸 빠져나가기 위해 "약" "거의" 같은 애매모호한 단어들로 자기방어를 이미 해두고 있다.


하지만 절대 다수의 광고나 스펙쪽에선 100%라는 숫자를 대문짝만하게 강조, 또 강조 하고 있다.

그걸 믿고 구입했던 순진한 유저들, 순수한 사진사들만 원하는 대로 찍히지 않는 카메라의 결과물을 들고

망연자실해 하고 있으니 이게 말이 되는가...?

고작 몇%에 불과한 숫자놀음 아니냐는 분들 계시겠지만

DSLR이라는 고가장비에 있어, 그 몇%차이때문에 우리는 엄청난 돈을 써야 한다.


50mm 1.2렌즈와 1.4렌즈는 밝기가 한스탑도 채 안나지만 가격차이는 무려 4배이상 난다.

85mm 1.2렌즈와 1.8렌즈도 밝기가 한스탑도 채 안나지만 가격차이는 무려 5배가량 난다.

숫자 0.2가 이렇게 큰 차이를 낳는다. 그래도 숫자 1,2% 차이가 우스워보인다면 할말없다.


100%시야율을 보장하는 단종되지 않은 가장 싼 바디가 캐논에서 엔화로 무려 49만엔이다.

100% 시야율을 보장하는 FF바디가 캐논에서 엔화로 무려 79만엔이다.


2%의 시야율 차이가 아쉬운사람이 내야 할 액수치곤 지나치게 크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그래놓고는 그걸 메꿔주는 200만원대 바디라고 해서 내놓았더니 알고보니 96,97%였다면...이게 허위과장광고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EOS 7D는 이 외에도 동영상 모아레 현상과 잔상현상등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어

11월 초순에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예정되어져 있는데, 이것은 말 그대로 결함이다.

캐논도 결함인것을 인정하고 순순히 수용해서 고쳐줄 것을 약속하고 있는 부분이다. 결함은 기업의 양심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


하지만 이런 마케팅은 다르다.

기업 스스로 자신의 양심을, 도덕을, 기본적인 신뢰를 깨고 있는 것이다.


과연 캐논이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해답을 들고 나올지, 사실 예측은 가능하다.

50mm 1.2 L렌즈가 설계결함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것을 캐논이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없이 아무런 경고문구도 없이 계속 팔리고 있듯, 7D도 그렇게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제조사의 일방적인 횡포가 쉽게 용서받아서는 안된다.

단언컨데, 캐논은 댓가를 치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