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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COMIC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OO) 감상평, 모뎀이 된 건담 -_-;

by 선배/마루토스 201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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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에 대한 상당히 심각한 스포일러가 본문에 존재합니다.

아직 보지 않으신 분께서는 백스페이스를 누르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읽으시면 그건 제가 책임지지 못합니다.....;;

 

 

 

 

 

 

 

 

 

 

 

 

 


더블오.

 

신세기(다시말해 UC가 아닌)건담 시리즈중 드물게

기존의 건담팬으로부터도 외면받지 않고 성공적으로 방영된 이 새로운 건담은

그 출발부터가 기존의 건담과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GN드라이브라는 동력원이자 기체제어, 재밍에 심지어 추진기관이며 반중력기관이기도 한

말도 안되는 메인에너지원을 기반으로

세계관속의 기존병기들과는 완전히 레벨이 다른 초 슈퍼병기, 무적병기로서의 건담을 등장시킨후

이 건담들에 의한 기존질서의 파괴와 감찰을 그렸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UC건담과는 분명히 그 궤를 달리 합니다.


한편으로는 GN드라이브로부터 발생하는 정체불명의 GN입자에 뇌양자파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이 복합되면서

기존 건담에서 뉴타잎이라고 표현했던 총체적 인식능력의 상승을 다르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양자역학의 스핀개념상 뇌양자파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은 거리가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실시간으로 감응이 가능한

궁극의 통신수단이기도 합니다.)


이 두가지를 두고 1기와 2기 총 52화를 통해

다가올 미지와의 조우에 대비하여 인류가 뇌양자통신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여 하나되는 이상향을 꿈꾼것이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였는데...

 

이번 극장판에선 바로 그 "언젠간 다가올 미지와의 조우"를 극단적으로 앞당겨 발생시킨 후 벌어지는 일들을 그립니다.

 

각성한 이노베이터(뇌양자통신이 가능하고 GN입자를 통한 각성을 통해 수명이 몇배 연장되고 튼튼하고 인식력이 강해진 신인류)

가 단 2명뿐인 상황에서 인류가 미지와의 조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하는가...얼핏 보면 매우 흥미진진할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러지 못합니다.

 

우선 미지와의 조우, 갈등, 그리고 화해 라는 소재 자체가 이미 매우 식상해진 소재중 하나입니다.


건담과 더블어 리얼메카애니메이션의 쌍벽을 이루는 마크로스는 바로 그 미지와의 조우, 갈등, 그리고 화해 라는 테마를

GN입자라던가 GN드라이브라던가 이노베이터같은 특수능력자가 아닌

인류가 지닌 문화, 예를 들면 "노래"같은것을 수단으로 삼아 이뤄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죠.


그 상대는 대화가 가능했던 젠트라디서부터 프로트 데빌을 거쳐(이거 별로 인정하고싶지않...)

바쥬라 라고 하는 초시공생물에 이르기까지 반복되어지고 있습니다.

 

딱, 저 바쥬라 라고 하는 초시공생물을 다뤘던 마크로스 프론티어도 극장판 2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솔직히 말해 같은 소재를 다룬걸로는 차라리 마크로스 프론티어쪽이 나았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랑카 리 = 세츠나 F 세이에이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_-;;

비슷하기론 뭐 까놓고 말해 에바 신극장판도 비슷한 면이 없지않고..

 

 

 

양자통신으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외계생물을 굳이 미지의 대표자로서 등장시킨건

어디까지나 이노베이터가 된 세츠나가 앞장서는 당위성을 준듯하지만


정말이지 뜬금없는 설정의 ****외계생물의 등장은

건담팬들의 마음을 180도 돌려 부정적 입장이 되게 하는데 충분하고도 남는 억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모름지기 "건담"이라는건...인간군상들과의 갈등의 표출로 인한 전쟁의 아픔을 그릴때 가장 가치가 있는 것이거늘

갑자기 건담이 외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지구의 수호신인 동시에

화해의 가교가 되는 통신프로토콜, 이를테면 7200모뎀과도 같은 -_-;; 역할을 한다고 하면

당최 동감할 건담팬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그런걸 보고 싶어할 건담팬은 아마 그리 많지 않을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작화레벨은 대단합니다.

특히 그라함 소대가 등장할때 그 압도적인 전투애니메이션 표현력은 극장판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하고요.

 

의외로 실망을 안겨다준건

건담시리즈 특유의 "후속기일수록 백팩만 화려해지더라"는 공식을 충실히 보여준

라파엘, 사바냐, 할루트, 그리고 쿠안타의 디자인과 역할이었다고나...-_-;;


게다가 기존 건담 마이스터들의 존재감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그냥 좀 좋은 기체타고 총질만 해대면서 필살기 몇개 보여주는것말고는 하는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는 극장판이 모든 촛점을 세츠나와 더블오에만 모으다보니 필연적으로 기존시리즈에서

라이벌들과의 인간드라마들을 보여주며 그 존재감을 과시했던 기존 마이스터들은

그냥 일개 파일럿으로 전락해버린거죠. 당체 왜 나오는지 알수가 없을정도...

그러고보니 더블오 2기 마지막에서 스메라기와 결정적 화해를 이뤄냈던 빌리의 새로운 연애행각도 정말 뜬금없었...

 


뭐랄까.

단순히 건담 더블오만이 아닌

더블오 F, 더블오 P, 더블오 N, 더블오 V등 동시전개되었던 다양한 외전들까지 보고있던 사람입장에선


이렇게 막나아가느니 차라리 F, P, N, V등에서 깔아놓은 충실한 밑밥들을 잘 뭉뚱그려

납득이 가는 극장판을 만드는게 낫지 않았나,


이럴거였으면 F, P, N, V는 정말이지 프라모델 팔아먹기용 외전에 불과했다는걸

스스로 인정해버리는 막장전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안할수가 없더군요.



감상평을 한줄로 줄이면...건담의 끝에서 마크로스를 보았다 내지는 통신모뎀이 된 건담 정도랄까..-_-;

 

 

게다가 스텝롤후의 엔딩신은 정말이지 그냥 사족..차라리 없는게 나았을정도라고 봅니다. ㅠㅠ

 

 

뭐 여튼지간

이제 건담이 인류의 수호신으로서 외계인과도 맞짱뜨더라는 팩트 하나가 더해졌으니

 

 

다음 시리즈에선 정말 5단 합체 분리를 해도 할 말이 없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