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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셀프 스튜디오 가시려는 DSLR초보분들을 위해.

by 선배/마루토스 2011.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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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DSLR붐을 타고 유행하는 또하나의 트렌드가 있으니

그게 뭐냐면 비싼(정말 비싸죠. 수십~수백만원 호가하니..) 스튜디오에서 아이 성장앨범을 만들지 않고

이미 있는 DSLR로, 혹은 비싼 성장앨범 만들 돈으로 DSLR하나 사서

베이비 셀프 스튜디오 같은데서 아빠 엄마가 직접 아이 사진을 찍고 이걸로 앨범을 만드는 그런 트렌드입니다.


이런 셀프 스튜디오는 저렴한 가격에 딱 필요한 시간만큼만 빌려 쓰면서 온갖 배경, 조명, 소품등을 사용할 수 있기에

잘만하면 프로사진사 저리가라 할만큼 멋진 아이 사진을 찍어줄 수 있습니다만

사실 몇가지 유념할 점을 명심하지 못하면 오히려 사진은 사진대로 망치고 아이는 아이대로 고생하고

부모님들은 서로 비난하고 싸우게 되는 무서운 단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 셀프스튜디오 여러차례 다니면서 습득한 몇가지를 한번 적어 이제 가려 하는 분들께 도움을 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로..셀프스튜디오를 고르는 요령..

우선 자연광이 들어오느냐, 안들어오느냐. 이게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자연광이 들어오는 스튜디오가 사진 더 예쁘게 찍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거든요.


보시는 대로입니다.

자연광이란건..정말 인조광으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그런 그림을 만들어내주거든요.

보다 다양한 연출, 특히 내 아이가 빛속에서 빛나고 있는 그런사진을 원하신다면 애초에 자연광이 있는 스튜디오를 고르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스튜디오는 가급적 집에서 가까운 곳이 좋습니다.

50일, 100일, 200일, 300일...아직 한참 어린 아이들을 최고멋진 스튜디오 데려가겠다면서

차에 태우고 멀리 가봤자 컨디션 조절만 힘들고 합니다.

아이들의 평소 수면습관, 활동시간, 식사시간등등을 다 고려해서 가장 활발할 확률이 높은 시간대에 가급적 가까운 스튜디오를 예약하시는게 베스트입니다.


그리고 스튜디오를 보실땐 빠빵한 순간광조명이 있는가, 있다면 몇개 있는가를 확인하셔야 하구요.

2개의 순간광조명은 있어야 스튜디오 사진 다운 사진이 나옵니다 보통..

 

여튼 스튜디오를 정하셨으면, 그다음엔 아이에게 무얼 입힐지라던가

몇가지옷을 입힐지, 어떤 소품을 쓸건지, 이런걸 꼼꼼히 준비하시는 한편

그 스튜디오에서 잘 찍은 사진샘플들을 보며 참고로 하시는것도 중요합니다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필살기입니다.


아이에겐 첨 가보는 낮선 장소에서 뭔가 빛이 퍼퍼펑 하고 터지는 공포..어른들은 모르지만 애들에겐 참 무서워요.

그런곳에서 대번에 활짝 웃어주는 아이?


솔직히 말해 거의 없습니다. -_-;;


그래서 필요합니다. 필살기.

아이의 긴장을 풀어주고..스튜디오라는 낮선 장소에 익숙해지는 시간도 필요하며

사진찍을때 아이를 웃게 할 확률이 높은 필살기, 아이의 시선을 잡아 끌수 있는 그런 필살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세상 그 어떤 뛰어난 사진사보다 바로 엄마 아빠입니다. 이 필살기를 잘 준비해가는 분이 성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냥 본전생각에 셔터만 연신 눌러봤자 아이가 안웃으면 말짱 헛거예요.

게다가 초보분들이라면 익숙치 않은 세팅에 헤메이며 여유를 잃기 쉽고 그러다보면 짜증도 나고..

짜증이 나다보면 아이가 안웃고 보채고 이러면 더 화내고....이러면 안됩니다.


멋진 사진, 멋진 미소를 만들어내는건 카메라세팅잘하는 그런거랑은 관계없는..

준비된 아빠 엄마의 사랑과 필살기거든요.



그리고 셀프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으실때..역시 중요한건 장비죠.

셀프 스튜디오에서 제일 좋은 장비는 딱 정해져있습니다.

표준줌렌즈랑, 밝은 표준단렌즈하나..이거면 됩니다.

무슨 으리으리한 백통이라던가 최고스펙의 망원단렌즈..이런거 다 필요없어요.

 

순간광이라는 풍부한 광량이 보장되는 스튜디오에서

아빠 사진사는 선택을 한가지 하셔야 합니다.


아웃포커싱을 시킬것이냐, 말것이냐죠.


사실 답은 없습니다.

아웃포커싱 시켜도 예쁘고, 안시켜도 예뻐요. 다만 선호도의 문제, 다양성의 문제죠.


원래는 스튜디오 가는 목적이 조리개 듬뿍 조이고 찍는게 좀 큽니다.

선명하고 쨍한 그런 사진..표준줌렌즈 물리고 감도는 100에 조리개는 8~11, 셔터속도는 1/125에 두고 순간광 광량을 거기 맞춰 조정하고 찍는거죠.

난생 첨보는 순간광기계의 광량조절방법을 모르실땐 스튜디오 실장님부르시면 해주니까 걱정들 하지 마시고요.



그러면 주로 이런 사진이 나옵니다.

말그대로 선명하고 쨍한 모범적 사진이랄까....

근데 사실 사람이 아무리 표준이고 모범적이라고 해도 사진이 죄다 이러면..물리죠.

게다가 엄마들은 아웃포커싱된 사진들을 좋아하십니다 보통....;;


문제는 ..오히려 순간광 광량이 풍부할수록 조리개 여는 세팅이 쉽지 않다는 거죠.

밝은 단렌즈로 바꿔 물리고 감도 100, 셔속 1/125는 고수하면서 조리개는 1.8 전후로 확 열어주면

거기 맞춰 순간광조명세팅을 잘 해야 합니다. 잘 못하셔서 자꾸 하얗게 날라가면 망설이지말고 실장님 부르세요.


밝은 단렌즈(고정조리개 2.8같은)를 개방하고 찍으면 이런 아웃포커싱사진이 가능해지고..




밝은 단렌즈를 개방해서 찍으면 이런 아웃포커싱 사진이 가능해집니다.

이러면 엄마분들이 참 좋아하시겠죠?


하지만 이때 세팅말고도 문제가 생기는데

그게 바로 핀문제입니다.


애는 자꾸 움직여대고..심도는 얕다보니 아차하면 모처럼 찍은 사진이 핀이 죄다 나가기 쉽습니다.

게다가 중,보급기인 경우 AF성능도 그리 뛰어나지 않고 하다보면..배경 아웃포커싱좀 시키려다 애기가 아웃포커싱 되어버리기 정말 쉽습니다.


이게 얼마나 어려웁냐면, 수백만원 호가하는 베이비 성장 앨범 찍어주는 스튜디오 실장님들조차

애기 아웃포커싱사진 제대로 찍는 경우가 드물정도예요.

심심하면 SLR클럽 게시판같은데서 스튜디오에서 몇백주고 찍었는데 죄다 핀이 나갔다, 이래도 되는거냐 하며 분통터뜨리는 사례가 끊이지 않을정도죠.


그만큼 스튜디오에서 애기 아웃포커싱 왕창된 사진 제대로 찍는다는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대신 성공한다면 그만큼 그 열매는 달콤하죠. -_-;;


그래서 전 보통 안전장치로서 조리개 조인걸 한 40%, 조리개 연걸 한 60% 정도 비율로 잡고

수시로 세팅과 렌즈를 바꿔가며 찍습니다. 그래야 다 망치는 일은 없어요.


처음 셀프 가신 분들이 작정하고 아웃포커싱만 시키려 드시다간...어휴 생각만 해도 뒷감당 무섭습니다..;



위에도 몇번 적었는데, 셔속은 조리개를 조이건 열건 역광이건 아니건 1/125가 좋습니다.

왜냐곤 묻지 마시고 걍 무조건 1/125 전후로 해주시는게 좋습니다. 행여라도 1/200이상으로 올리시면 절대 안됩니다. 명심하세요.

또 가장 입히기 어려운옷을 제일 먼저 입혀서 데려가 찍는게 좋습니다.

누드장면같은건 옷갈아입히면서 잠깐잠깐 찍으시고..

엄마분이 미리 미리 복장과 컨셉 소품 순서와 조합을 잘 생각해두시는것도 좋겠죠.




여튼 대략 이런 요령으로 셀프스튜디오 배경과 애기 옷 바꿔가며 한 2시간 가량 찍으시는게 좋은데

중요한건 아이의 컨디션입니다.



예를 들어 50일이다...이러면 너무 어려요. 두시간은 무립니다. 한시간정도 잡고 그 한시간중에서도 한 30분은 또 애기 긴장 풀어주는데 쓴다 생각하시면서

30분동안 단 몇장 건지겠다...이런 마음가짐으로 찍으시는게 좋습니다. 몇장이라도 건지면 대성공입니다.


100일지나 200일..이정도 가면 갈수록 사진건질 확률은 점점 올라가지만 여전히 욕심은 금물입니다.

두시간 찍는다면 한시간은 애기 컨디션 조절한다 생각하시고 남은 한시간동안 몇가지 컨셉으로 몇장씩만 건지면 성공이예요.


돌 직전에 찍는경우엔 제법 건질 확률이 올라갑니다.

애가 설수있거나 걸음마를 할수있다면 더더욱 건질테구요.



근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사진을 몇장 건져 본전을 얼마나 뽑았다 아니다가 아닙니다.



애초에 셀프를 가는 이유가..오로지 돈을 아끼기 위해서일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기랑 엄마 아빠랑..놀러가는겁니다.

놀러가는데 그 놀러간 장소가 스튜디오인거고

스튜디오에서 놀면서 사진 몇장 찍어 건져온다..이렇게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젤 잘찍는 프로가 찍어주는 사진이 아니라

세상에서 단 한명뿐인 엄마 아빠가 찍어주기에 의미가 있는 그런 사진을 찍으러 가는 겁니다.


애기를 고생시켜서도 안되고..사진 좀 더 건질 욕심에 애를 닥달해서도 안됩니다.


그저 애기랑 같이 놀아주는것..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깟 사진 몇장 못건지면 어떻습니까?

좋은 경험 했다, 좋은 놀이 하고 왔다 생각하시면 되는거고

셀프스튜디오 가격 그리 부담이 크지 않으니까 그 경험을 살려 재도전 해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모처럼 애기랑 나온김에 잠깐 야외에서 이렇게 사진 몇장 더 찍으며 놀아도 좋은거구요. ^^

그렇게 해서 찍은 사진들과 평소 찍은 사진들을 모아

포토북을 만드셔도 좋고, 성장앨범을 만드셔도 좋겠죠.

비싼 스튜디오에서 해주는 틀에 박힌 그런것 말고 엄마 아빠의 맘에 가장 드는 그 집만의 앨범을 말입니다.




애기 셀프 스튜디오에서 사실 카메라 세팅..조명세팅같은건 사실 실장님들이 도와주시니 그런게 어려운게 아니라

문제인건 애기아빠의 이런 마인드라고 생각해서..조금 긴 글을 써봤습니다.



"싼 가격에 좋은 사진 많이 건지러 간다" ..이게 아니라

"그냥 애기랑 사진찍으면서 놀아주러 간다"..이런 마인드가 오히려 훨씬 예쁜 사진이 나오게 도와준다는걸 몇번의 경험끝에 깨우쳐서말이죠..;


도움들 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