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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모바일 iPhone

"그"를 추모하며.

by 선배/마루토스 2011.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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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언젠가 사람들이 저마다 각각 하나의 정보 단말기를 가지는 세상이 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대로 되었습니다. 바로 "그"에 의해서요.



"그"는 또 그 단말기를 사용함에 있어 일일이 키보드를 쳐 명령어를 실행하는건 결고 아름답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사람들이 그 단말기를 사용함에 있어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할 필요없이 쓸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매우 아름답게요.


"그"는 또한 그 단말기만을 사용해서 배우들 없이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린 매년 극장에서 단말기를 사용해 만들어진 영화를 보며 즐거워 하는것을 당연시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구시대의 워크맨같은 방식으로 조작하는 음악플레이어가 그리 실용적이지도, 또 아름답지도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그"는 사람들이 음악하나를 다운받기위해 수시간동안 네트웍의 바다를 헤매이며 시간낭비하는것을 안타까워했으며

아름다우면서도 쉽게 조작할수 있는 음악플레이어와 그에 연동된 프로그램으로 간단히, 그리고 저렴하게 음악을 다운받을수있게하면

모두가 기꺼이 시간낭비하지않고 음원을 구입해 아름다운 플레이어로 듣기를 원할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그 음악플레이어가 동영상도 보여주고 무선으로 인터넷의 바다를 서핑할 수도 있으며

전화를 걸거나 받을수 있고 책을 읽을수도 있으며 한편으론 아예 온갖 응용프로그램들까지도 돌릴수 있을것이라 생각했죠.

그것도 아름다우면서도 효율적이고 별도의 입력디바이스를 필요로 하지 않을만큼 실용적인 형태로요.

"그"가 만든 이 물건을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곤 하지만 이것은 그렇게 단순한 물건이 결코 아닙니다.

"그"는 그가 이 물건을 발표할때 전화기를 재창조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실은 그것은 매우 겸손한 말이었습니다.

그것은 애초에 "그"가 가장 먼저 생각했던 개인 정보 단말기의 하나의 궁극형태였던 것입니다.

게다가 이 단말기는 다른사람들이 만든것과는 달리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을 비롯한 장애우들조차도 쓸수 있을만큼 배려되어있었죠.





"그"는 그저 기계 몇개를 만든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단지 빼어난 OS나 응용프로그램 뛰어난거 몇개를 만든 사람도 아닙니다.

"그"는 음원장사를 하는 이도 아니었으며 소위 스마트폰이라 불뤼우는 물건만 만들어낸 사람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가 만들어 내고 창조한것은

IT 그 자체요, 생태계이며 또한 문화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는 실제로 우리의 삶의 방식 그 자체를 크게 바꾸었으며

아마도 한동안 우리는 "그"가 제시한 방향으로 여전히 가게 될 것입니다.



비록 IT후진국에 살며 온갖 노쇠하고 구태의연한 법과 규제로 인해

지금 제가 "그"가 만들어내고 이륙한 생태계와 문화를 온전히 다 즐기기 힘들지언정



"저" 라는 사람의 일생이 1982년 이른 봄,

"그"가 만들어낸 apple2+라는 기계를 처음 접함으로서 결정되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그"를 제 인생에 있어 매우 특별한 한 사람으로서 기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 아는 "그"의 이름을 지금 여기서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번 불러보지 않고는 견딜수 없는 그의 이름은.....





바로 스티브 잡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