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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계조와 DR이란 대체 무엇인가?

by 선배/마루토스 201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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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카메라..특히 비싼 DSLR카메라의 화질을 논할때

선예도와 해상력, 화소와 감도 다음으로 가장 활발히 따지는 것중 하나가 아마도 이 계조와 DR(다이나믹 레인지)라는 것일겁니다.


사실 뭐 이 두가지가 무언지부터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계조라는건 영어로 그라데이션이고, 한마디로 말해 불연속적인 색/밝기의 차이를 얼마나 부드럽게 표현해 낼 수 있는가를 말합니다.

계조가 좋다는건 이 차이가 눈으로 구분이 안갈만큼 부드럽게 연속되어진단 소리고 계조가 나쁘단건 층층이 차이가 눈에 보일만큼 떡져있단 소립니다.


그리고 DR-다이나믹 레인지..이게 조금 문제인데 한마디로 말해 카메라가 가장 밝은 영역과 가장 어두운 영역 및 그 사이를 얼마나 넓게 표현해 낼 수 있는가를 말합니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어두운 실내 한곳에만 해빛이 들어 그부분만 밝은데 그 밝은 부분과 나머지부분을 다 날라가지 않게 표현해낸다면 DR이 넓은거고

밝은부분은 살았는데 어두운 부분이 새카맣게 나왔다던가 어두운부분이 그런대로 나왔는데 밝은 부분은 아무것도 분간 안갈만큼 새하얗게 날라갔던가 하다면 DR이 좁은거죠.


초보분들이 헷갈리시는 가장 큰 이유는 이둘을 따로 생각하면 그런대로 이해가 가는데 같이 놓고 보면 도통 헷갈리고 이해가 안간다는거죠.

그래서 간단히 한번 정리해보았습니다.



이것이 계조도 부드럽고 DR도 넓은 상태입니다.

하얀색이 검은색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색의 떡짐이 적고 연속성있게 부드럽게 변하니 자연스러우며-다시말해 계조가 부드럽고-

가장 밝은곳도 거의 날라가지 않았고 가장 어두운곳도 거의 묻히지 않은-다시말해 DR도 넓은-경우입니다.




이것은 DR은 여전히 넓은데-밝은곳과 어두운곳 모두 그런대로 표현은 되어있는데-

계조가 부드럽지 못하고 밝은상태에서 어두운상태로 넘어가는데 층층이 색이 떡져 부자연스러운 경우입니다.



이건 또 반대로....계조는 부드러운데 하얀곳이 싹 다 날라가고 검은곳은 또 묻혀버려 표현력에 한계가 온-DR이 좁은-상태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최악의 경우, 계조는 계조대로 부드럽지 못하고 떡이 졌는데 DR마저 좁아 하얀거 날라가고 검은거 떡진 상태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니 그리 헷갈리지도 않으시죠?



사실 디지털에서 이 계조와 DR문제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전 포토샵글에서도 언급했듯....8비트 비트맵 이미지에서 흰색과 검은색 사이에는 겨우 254개의 회색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계조 측면에서 본다면....겨우 254개의 회색만으로 흰색과 검은색 사이를 표현해야 하니 부드럽게 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DR측면에서 본다면...가장 밝은곳과 가장 어두운곳을 다 잡아내고 싶어도 흰색 검은색 합쳐 256개의 색밖에 없는데 하나잡으면 하나 날라가고 둘다잡자니 중간단계가 모자르게 되죠.


사실 이를 해결하기위해 카메라 제조사와 사진사, 특히 프로페셔널들은 머리를 사매고 수많은 편법 방법들을 고안해 냈습니다.

제조사에서는 RAW파일을 제공함으로서 흑백으로 좁혀 이야기해보면 흰색에서 검은색까지 256단계가 아닌 16384단계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진사들은 편집할때 16384단계를 최대한 활용하여 가장 밝은영역과 가장검은영역을 사진사 임의로 결정후 중간단계의 표현력을 극대화시킨다음 256단계로 포팅해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의 성능지표중 하나로서 이것들이 이야기되는것은 그 이전 레벨-즉 RAW레벨-에서조차도 이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저 빛나는 태양과 새까만 검은잉크사이에 존재하는 밝기의 차이는 16384아니라 9999999999999999999999로도 부족할정도이거든요.

실지로 아날로그관점에서 살펴볼때 태양과 잉크사이에 존재하는 밝기의 단계차이는 그야말로 무한대에 수렴합니다.

그리고 카오스이론 및 프랙탈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검은색잉크와 아주 약간 덜 검은 잉크사이에만도 밝기차이는 무한대죠.

이 아날로그의 무한대를 유한대의 디지털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계조의 손실, DR영역의 축소는 필수불가결한 그야말로 필요악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하이레벨 아마추어, 혹은 프로페셔널의 경우....화질역시 사진의 아주 중요한 요소중 하나이기때문에 이것들을 성능의 지표로서 언급하며

어디가 좋고 어디가 나쁘다, 뭐가 캡이고 뭐는 꽝이다.....라고 이야기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건 구름위 레벨에 도달해 있으면서 그 성능이 실제로 아주 중요한 분들에게나 우선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같은 가족 취미 사진사 레벨에서 볼때

화질 자체가 아주 중차대한 요소도 아닐뿐더러...그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중 일부분에 불과한 계조와 DR에 그렇게까지 목숨걸어야 할 이유는

단언컨데 없습니다.



광량의 차이가 극심해 배경이 다 하얗게 날라갈만큼 DR이 좁더라도 그게 큰 문제가 되는 것 아니며....





노이즈가 심하고 계조가 연속적이지 못해 떡이 진 상태라 하더라도 표현하고자 하는 바만 표현했다면 별 문제가 없다고 전 생각한다는 겁니다.





계조가 무엇이고 DR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물론 사진을 찍는데 도움은 됩니다.

보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추구하는데 큰 역할을 하며..



DR과 계조가 적정수준이라면 우선 보는 사람 눈부터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어 있는게 맞거든요.

하얗게 다 날라간 부분도 없이....완전히 까맣게 되어 안보이는 부분도 없이...이런걸 보는데 우리는 익숙해져있기때문입니다.

본래 우리 눈은 그렇게 아날로그로 세상을 보니 말입니다.


사실 계조, DR..이런걸 논하려면

필연적으로 레벨, 컨트라스트, 클래러티, 채도까지도 같이 이야기해야만 합니다.

이것들은 서로가 물리고 물리는 동일선상에 서있고 하나가 변하면 나머지도 모두 같이 변하는 일심동체와도 같거든요.


레벨이 전체적으로 올라간다면 하얗게 날라가는 부분이 늘테고

컨트라스트가 강해진다면 중간단계의 계조가 상실될 것이며

채도가 지나치게 강해지거나 클래러티를 강하게 해버리면 DR도 좁아지고 계조도 떡이 집니다.

심지어는 샤픈역시도 여기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이구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제가 흑백으로 예를 들었는데

흑백에서 벗어나 컬러로 까지 이야기를 확장하면....어유...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 -_-;;

이부분은 제가 설명드리기보다는 보신 분들이 머리속에서, 그리고 실전속에서 실제 경험해보시며 사고를 확장하여 이해하시는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덤으로, 한가지 팁이랄까 테크닉을 알려드리자면요....


흑백사진일경우 디지털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단지 256개의 색만으로 모든걸 표현해야 합니다.

이러면 아날로그필름에 비해 압-도적으로 표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하죠.


하지만 이걸 극복하는 편법이 하나 있는데요....


흑백처럼 보이는 컬러로 흑백작업을 하시라는 겁니다.

본래 디지털에서의 흑백이란 RGB 세 값이 모두 같은 값을 지니는 픽셀만을 사용하는걸 뜻합니다.

0,0,0=검은색. 255,255,255=흰색, 128,128,128=중간회색.....이렇게요.


자, 생각을 해봅시다.

0,0,0다음엔 1,1,1입니다. 하지만...여기에 0,1,0을 써보면 어떨까요?

그건 아주 아주 검은 초록색일겁니다. 검은색과 구분이 힘든...하지만 분명히 0,0,0보다는 밝고 1,1,1보다는 어두운 느낌을 인간눈에 줍니다.


마찬가지로 127,126,129 같은 색은 한없이 회색에 가깝지만 실제로는 파란색이 조금 더 섞이고 초록과 빨강은 덜 섞인,

하지만 인간눈으로 볼땐 분명 128,128,128과 구분이 힘든 회색의 하나로 보이게 됩니다.


이제 제가 무슨말을 하려는건지 아셨을 겁니다.


회색에 한없이 근접한 다른색을 쓴 컬러사진을 보더라도, 보는사람은 흑백사진으로 인식한단 소리죠.

다시말해 이렇게 함으로서 256단계에서 벗어나 실제로는 그 10배가 넘는 흑백의 계조가 살아있는 것 같은 사진을 만들고 보여줄 수 있으며

이것이 디지털흑백에서의 한계를 벗어나는 하나의 팁으로 존재한다는 겁니다.



제가 누누히 말씀드리는 ...비트맵을 이해한다는건, 바로 이런걸 자기 임의로 생각해내고 실현해 내라는 뜻이예요.


다 쓰고 보니 왠지 처음에 말하던거랑 좀 벗어난거같은 느낌이 좀 드는데..뭐 어떻습니까.

오늘글도 보신 분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할테니까요 ㅎㅎㅎ




너무너무 바빠서 포스팅할 시간이 없다보니 두주일가량 포스팅을 못해서..

죄송한 마음에 무리좀 해서 길게 썼습니다.



잘 보셨다면 추천도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