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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셔터를 누르기전 이미 90%결정된다.

by 선배/마루토스 201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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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수년간에 걸쳐 찍으면서

저는 사진이 셔터를 누르기 전에 이미 90%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카메라의 세팅과 구도같은걸 두고 말하는 게 아니고..그보다 좀 더 광의적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인물을 찍건, 사물을 찍건, 풍경을 찍건, 스냅을 찍건 상관없이

상업사진이건 취미사진이건 할것없이 말이죠.



우선 위치를 잡는것 부터가 그렇습니다.

피사체의 위치, 배경과의 거리, 빛의 방향...수많은 사진들을 찍으며 축적된 경험으로

순간적으로 머리속에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행하고 지금상태에서 최적이라 생각되는 한 점으로의 이동은 기본이고


전문 인물이라면 빛의 상태, 인물에 대한 메이크업 및 피팅, 포즈와 표정등도 결정해야하며

일반 인물/스냅이라면 그러한 표정, 감정을 이끌어 내어 포착하는 내공이 필요할 것입니다.


풍경이라면 최적의 빛이 올것인가에 대한 직감과 판단, 기다리는 인내심도 있어야하고

상품사진이라면 그림자 처리와 반사각에 대한 빛의 세심한 조정등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객체간의 상호속도차이가 존재한다던가

동과정을 아우르는 사진이라면 심도보다도 셔터속도에 대한 세심한 계산이 필요할것이고 말이죠.


결혼이나 돌잔치같은 행사사진이라면 더더욱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평상시 수없이 플래시를 터뜨려보고 또 터뜨리지 않고 어두운 실내를 극복할 다른 노하우를 평소에 터득해 두었어야

여차할때 실수하지 않고 제대로 된 사진을 건질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어떤 사진을 어떻게 찍었는가 하는 세팅을 EXIF같은걸로 배우기 힘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분들과 같은 세팅, 같은 화각의 렌즈를 쓰는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왜 그 세팅을 했는지, 왜 거기서 그 화각을 선택했는지는 절대로 EXIF로 배울수 없으니까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은 사진은 셔터를 누를때 결정된다고 믿습니다.

연습이고 뭐고 없이 그저 가서 셔터 잘 누르면 잘 찍히겠거니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다는 의미이죠.

이해가 선행되지 않고 흔히말하는 무슨 국민세팅같은거 하나 주워듣고 가서 그대로 하면 되겠지 하시는 경우요.

혹은 한술 더 떠 셔터 누른 다음에도 결정된다고 믿습니다. 신의 은총이라는 포토샵과 RAW를 예시로 들면서 말이죠.


완전히 틀린말은 아니지만...전 그걸로 결정되는건 정말 잘해봤자 사진의 겨우 10%라고 생각합니다.



셔터를 누를 때는 이미 늦습니다.


셔터를 누르기 전에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고 내공을 쌓고 테크닉을 익혀두었으며

빛을 이해하고 구도와 거리에 대한 감각을 쌓아왔느냐..그것이 중요합니다.


사진사란..언제 어떻게 어떤 상황을 만날지 모르기때문에

언제 어떤 상황을 어떻게 만나더라도 즉각적으로 대처가 가능할만큼 경험과 이해를 거쳐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셔터를 누르기 전에 90%가 결정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평소에 연습도 이해도 해두지 않은 사람이

플래시 오늘 사서 내일 성공적인 웨딩사진을 찍을 수는 없듯이


빛과 노출과 날씨와 미세먼지등에 대해 하나도 알려 하지 않은 사람이

삼각대 오늘 사서 내일 성공적인 야경을 담기 힘들듯이


모델이 되는 인물과 몇마디 나눠보지도 않고, 그 인물의 개성과 진정한 매력에 대한 이해없이

결코 제대로 된 인물 사진을 찍을 수 없듯이...





사진의 내공이란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카메라 세팅 좀 할 줄 알고...후보정 좀 할줄 알고 ...이런게 사진 잘찍는게 아니라는 거죠.



저는 이것을 요약해서 이렇게 정의합니다.

"진정한 사진사의 내공이란, 사진의 모든 구성요소를 얼마나 자기의 지배하에 놓을 수 있는가로 결정된다." 라고 말이죠.



저는 일개 아마추어 취미 가족 아빠 사진사로서

껏해야 아이들 사진만 찍을 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 아이들을 찍게 될 지 알수없기에

얼핏 전혀 필요가 없어보이는 온갖 상황을 가정해 이에 대한 연습을 해보고자 최대한 노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연습없이 이해없이 그저 카메라 좋고 렌즈 좋으면 셔터 누르는 족족 잘나오겠거니 생각하는건 천만의 말씀입니다.

 

사진이란 평상시 얼마나 많은 상황에 대해 대비해보았고 얼마나 많은 이해를 했느냐에 따라

실전에서의 결과물이 바뀌는 것이기에말이죠.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우연히 작품사진이 얻어 걸리기를 무턱대고 기다리지 마시고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는 힘, 내공을 키우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