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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라면끓이기와 같다?

by 선배/마루토스 201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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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그리는 그림과는 달리, 사진은 셔터만 누르면 손쉽게 그림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마치 본격적인 요리와는 달리 물만 끓이고 면과 스프만 넣으면 라면이 뚝딱 하고 만들어지는 것 처럼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고 사진을 취미로 삼으신다고 봅니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고자 할때, 다시말해 사진을 더 잘 찍기를 원할때부터 생깁니다.

라면 역시 마찬가지예요. 그냥 배고플때 배채우려고 해먹는 라면은 물 대강 넣고 면 스프 대강 넣고 적당히 대강 끓이면 됩니다.

우리가 기본설정 그대로 놓고 자동모드에서 jpg로 대충 막 찍듯이..



하지만 맛에 집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라면조차도 복잡해 지기 시작합니다.


물의 양. 끓이는 그릇의 재질. 면과 스프를 넣는 시간과 순서부터 시작해

맛을 더하기 위한 계란을 넣는 시간, 넣는 방법..

계란 외 추가 재료(해물등등)와 이의 준비..


한발 더 나아가 라면 그 자체의 면과 스프의 차이를 따지기 시작하고

이 라면의 면발, 저 라면의 스프등 온갖 조합을 생각하고 시도와 실험을 거듭하다


마침내 면과 스프, 육수를 자체제작 -_-;; 하는 단계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이미 본격파 요리랑 라면의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거예요.


정말 맛있는 라면, 진짜 차별화 되는데 성공한 라면은

그 자체로서 요리로 인정받습니다. 비록 그렇게 되는데 이르는 숫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더라도...



저는 사진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쉽게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에...오히려 더 차별화 되기 쉽지 않습니다.

누가 찍어도 고만고만하게 나오기 때문에...오히려 남과 다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바디(면)과 렌즈(스프) 그리고 추가 재료와 조미료(후보정)등의 조합을 여러가지로 시도해보게 되어있다는 것도 비슷하고

경지에 오르게 되면 화가 못지 않게 인정받을 수 있지만 그 경지에 오르기는 오히려 더 쉽지 않다는 점도 비슷하다 봅니다.



배채우는 레벨에서 그친다 해서 누구도 욕 할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인정받기위해, 차별화 되기 위해 기울여야 하는 노력은 동급이거나 오히려 더 든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인지하지 않고 시작하신다는거죠.



그리고 사실 맛의 극의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보통의 라면으로도 자기, 그리고 그 라면을 같이 먹을 사람을

만족시키는건 오히려 어렵지 않습니다.

특별히 라면 불게 만든다거나 아주 잘못끓이지 않는 이상은 먹어줄만 한게 또 라면이란 음식의 매력이니까요.

근데 자기 혼자 식감, 쫀득한 정도, 스프의 배합 등등에 너무너무 신경쓴 나머지

끓인 라면 먹어줄 사람은 그다지 신경쓰지도 않건만 혼자서 냄비사재끼고 가스렌지 교체하고 전자계량기 들이고..

 

이런다 해서 먹어줄 사람이 과연 엄청나게 더 기뻐해 줄까요..?

 

사진역시 마찬가지예요.

가족의 행복을 담는 이상..특별히 잘못찍거나 완전히 망치지 않는 이상은 가족들은 기뻐해줍니다.

근데 자기혼자 아웃포커싱이 어쩌고 쨍함이 어쩌고 색감이 어쩌고 하며 비싼 바디에 커다란 렌즈 들였다 팔았다 하며 카드빛까지 진다면

 

과연 그게 사진을 보아줄 가족의 행복에 일조하는 걸까요?

 

 

 

첨엔 무척이나 쉬워보이기에..

누구나 다 할 수 있어보이기에 사진은 취미로서 참 많은 분들이 선택하시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라면에 비유해서 이야기 해보았네요..

 

 

 

....오늘 점심은 라면먹고싶어졌습니다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