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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잘 찍는 법에 왕도는 없다.

by 선배/마루토스 2012.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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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사진을 잘 찍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중 또 대다수는 사실 사진을 왜 잘 찍어야 하는지 조차 잘 모릅니다.

잘 찍기 이전에 왜 잘찍어야 하는지조차 몰라요. (......)

 

어쨌거나  그 문제는 제껴두고...

사진 어떻게 하면 잘 찍을 수 있느냐 하는 류의 질문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온갖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으며

이런 류의 질문은 질문내용을 잘 뜯어보면 너무 방대하면서도 속이 깊은 사진과 사진기의 여러가지를 공부하려니 막막한데

어떻게 딱 속성으로 쪽집게같은 조언 몇마디 얻어 당장 잘찍을 수 있게 해달라는 식이 대부분인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딱 잘라 말해 그런거 불가능합니다. 가능할 리가 없습니다.

당연히 좋은 답변이 달릴 수가 없습니다. 이경우 좋은 답변이란 책 한 10권분량쯤 될테니까요. (.....)

 

간단히 예를 들어 대학교의 사진학과를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대학교에서 4년 내내 사진에 대해서 배우고 나온 사람들 조차도...사진을 다 잘 찍느냐면 그렇지 못한게 현실입니다.


4년을 충실히 보냈어도 소위 "잘 찍는"단계에 도달하는 사람은 소수라고 봅니다.

4년을 충실하게 보내지 않았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죠.


그런데 여러분은?


사진, 미술, 디자인 및 기타 관련 전공도 아닌사람이

평일이나 주말에 짬짬히 셔터 몇번 누르고 인터넷 게시판 돌아다니고 강좌 몇개 보고 하는 식으로 한다면

당연히 4년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불편하고 짜증나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이게 진실입니다.


어떤 분들은 카메라만 좀 다룰줄 알게 되면 되는건데 그게 무슨 몇년씩 걸리냐고 생각하시겠지만

카메라 라는 기계를 좀 잘 다른다 해서 사진 잘 찍게 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사진을 잘 찍는다 라는 말은 사실 여러가지 의미를 다 포함합니다.

이 말속에는 어지간한 다양한 환경들...스튜디오같은 좋은 상황부터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 이르기까지

온갖 상황에서 온갖 피사체를 대상으로 평균치 이상의 퀄리티를 늘 균등하게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가며..


당연히 기본적인 구도, 구성, 그리고 모자란걸 채워넣을 수 있는 후보정 스킬에 이르기까지

과목명만 따져도 대학교 8학기 거뜬히 채우고도 남을만한 서브카테고리들을 다 아우르고 포괄하여

능히 필요치 이상의 퀄리티를 언제 어디서나 낼 수 있어야 사진 잘 찍는다는 말을 쓸 수 있을것입니다.


당연히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한가지 상황 제대로 익히는데 며칠씩 걸리는데 상황이란게 얼추 세어봐도 수십수백가지는 나오잖아요.

교수님같은 좋은 스승만나 4년동안 열공해도 될까 말까 인것을..

좋은 스승도 없이 책 몇권 인터넷 강좌 몇개 보며 독학으로 이루려 한다면 그보다 시간이 더 걸리면 걸렸지 단축되긴 힘듭니다.

 

오죽 답답들 하시면 그런 질문들 하시겠습니까 하고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답답한 이유 자체가 뒤집어 보면 이 길고 험난한 과정을 하기 싫고 거치고 싶어하지 않아서 답답한겁니다.


동호회나 게시판에서 하수놀이 초보놀이 하며 널럴하게 장난치며 작품사진 툭툭 던지는 분들중에

이 과정 거치지 않은 분이 없습니다. 오히려 더 혹독하게 가시밭길을 걷고 사진에 대해 고뇌하며 열공의 시기를 거쳤기에

저런 여유를 부리실 수 있는것이고 툭툭 던지는 사진 하나하나가 기본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겁니다.


그냥 보면 쉬워보이죠. 한두명도 아니고 수십수백명이 좋은 사진 마구 올려대니 더 쉬워보일 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조언 한두마디, 책 몇권 보고 대번에 사진 잘 찍을 수 있게 된다면


사진학과 따위가 왜있겠어요....?? 왜 청춘을 바쳐 4년동안 사진 하나만 보며 달리겠습니까?


그정도는 해야 어렴풋이 잘 찍는 방법의 편린이라도 붙잡을 수 있기에 그런겁니다...

 


예술에 왕도 없고, 사진도 어엿한 그 예술의 한 분야입니다.

그냥 스냅사진, 가족사진 적당히 찍는거라면 모를까,

사진 잘 찍기 위해...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당연히 길고 험난한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막말로 "노출" 하나 깨우치는데만도 천재 아닌 이상 1년으론 어림도 없을 정도예요.

"마음속의 적정노출" 하나 확립시키는데 2,3년 걸리면 그건 빠른거에 속합니다.


근데 문제는 저게 가장 기초중의 기초라는 겁니다. 가장 기초 하나 클리어 하는데 취미레벨에선 최소한 저정도 걸려요 보통...

 

당장 비싼 카메라에 렌즈 몇개 사고

게시판에서 비결 몇가지 익혀 후보정으로 필름느낌 멋내보고 흑백장난도 해보면 자기가 고수된것 처럼 느껴질 순 있지만

결국 그런건 겉멋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누구나 요령만 익히면 다 할 수 있는...

그런 팁 몇개 올려놓고 사진 잘찍는 법 갈켜준다는 인터넷 포스팅이나 책은 다 구랍니다. (.....)

팁 몇개 안다고 고수 되고 사진 잘찍게 되는거 아닙니다. 그런 착각은 조금 들게 해줄지 몰라도요.

 

 


부디 서둘려 하지 마시고, 쉬운길로만 가려 하지 마시고, 말 몇마디로 공으로 먹으려 들지 마시고


정도, 왕도를 걸으세요.

 

얼핏 느리고 힘든 듯 보이지만, 결국엔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이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