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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가르쳐준 사진의 진리 하나.

by 선배/마루토스 2012.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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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아빠분들이 아이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계실겁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사진을 보다 더 잘찍기 위해 이런 블로그나 인터넷게시판을 뒤지곤 하시죠. 일찌기 제가 그랬듯이...

 

그런데 많은 경우, 2가지 문제를 안고 계시곤 합니다.

첫째문제는 ...찍기만 하고 가족모두가 그 사진을 즐기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그리고 둘째 문제는 이전 글에도 썼듯이 아이 사진을 보다 예쁘게, 보다 작품필 나게 찍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시기 쉽다는 겁니다.

 2011/02/15 - [CAMERA] - 아이 사진을 예쁘게 찍기위해 DSLR사는분들께.

 

우선 첫번째를 보면

HDTV의 보급화, 스마트폰과 노트북등 다양한 사진감상이 가능한 디바이스의 존재, 엄청나게 저렴해진 사진인화비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예전 시절에 비해 아이들의 앨범을 꼬박꼬박만드신다던가 하는 분의 비중은 줄어든듯 보여집니다.

 

가족사진은 찍는게 30이면 보는게 70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진이 되었건 동영상이 되었건..TV로 보건 모니터로 보건 스마트폰(...이건 좀 그렇지만)으로 보건 인화된걸로 보건

아이를 포함한 온가족이 시도 때도 없이 꺼내놓고 즐겁게 감상하는것이 가족사진의 참된 목표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죠.

특히 HDTV와 각종디바이스의 발달로 인해 심지어는 그냥 스마트폰이랑 TV를 이어서 아무데서나 바로 보는것조차 가능합니다.

그런데 찍기만 하고...감상을 게을리 하신다면, 가족과 공감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지 않으신다면

제아무리 비싼 장비로 찍은 사진이라 해도 그 색이 조금 바래지 않을까요?

 

물론 인터넷게시판등에 올려 불특정다수와 교감하는것 또한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경우 두번째 문제와 얽히게 되기 쉽상이라는거죠. 작품사진적인 한장에 연연하게 되는것 말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더 좋은 카메라, 더 좋은 렌즈를 찾아 구입하고 더 멋진 후보정을 해 인터넷에 올리지만

 

정작 가족과는 함게 보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생각된다는 겁니다.

 

 

저는 그나마 아이폰을 TV에 연결해서 그동안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가족이 같이 보곤 하는데

그러다보니 제 아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즐거워하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날은 나 칼국수 먹은 날이야!"

"아빠 나 저날 많이 아팠어! 콧물도 났어!"

"어린이박물관 좋아! 담에 또가!!"

"청계천에 분수있어!!"

 

 

제 아들은 제 사진속에서 노이즈, 쨍함, 핀, 구도, 색...이런거 보지 않습니다.

사진속에서 추억만을 끄집어 내어 봅니다. 그리고 즐거워합니다.

자기가 예쁘게 나왔건 아니건...이런건 아무 상관하지 않죠. 심지어 응가 하는 사진, 콧물 줄줄 흘리는 사진도 박수치고 좋아라 하며 봅니다.

 

자, 제 블로그에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생각해보세요.

여러분께서는 비싼 카메라와 렌즈를 사신 후부터......과연 제 아들만큼 사진을 순수하게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정말 사진에서 선예도나 노이즈나 색감같은거 안보고....순수하게 추억만을 보고, 즐거웠던 기억만을 느끼고 계신가요?

 

아마 저를 포함해서 그게 가능한 분은 거의 없으실겁니다.

비싼 카메라니까. 좋은 렌즈니까. 열심히 후보정 한거니까....오히려 더 추억과 감정이 아닌 엉뚱한것만 보고 계신 분들 적지 않으실 겁니다.

 

저역시도 아무리 글을 쓰고 마음을 다잡고 했어도 자꾸만 잊어버리고 집착하게 되곤 합니다만

제 아들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못난 아빠에게 다시금 사진의 너무도 소중한 진리 하나를 가르쳐 주고 있는것입니다.

 

가족사진, 그게 다른사람에게 인정받는 예쁘기만 하고 아름답기만 한 작품사진이어야 할 필요는 정말이지 없습니다.

일상속의 작은 기억, 생활속의 소소한 추억들의 모음이라도...아이들과 가족에겐 최고의 사진이 되는것이니까 말이죠.

 

 

얼마전 아들과 함께 앉아 지난 사진과 동영상을 감상하다 불현듯 아들로부터 배운바가 있어 글로 다시 남겨봅니다.

 

만약 아직도 가족사진을 그냥 컴퓨터 하드에 쌓아놓기만 하고 계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늦기전에 인화를 하시던 모니터나 TV로 보시건 상관없으니

보다 적극적으로 아이와, 가족과 함께 사진감상을 자주 자주 해보세요.

 

틀림없이 사진의 새로운 즐거움이 펼쳐질테니까요.

잘 찍는것 이상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