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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에서 진정으로 중요한것은.

by 선배/마루토스 201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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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가족 취미 사진사라고 자신을 규정짓는 제가 요즘 하는 생각은요...







여러가지 의미에서 "완벽한" 사진을 찍고자 하는 고집, 욕심....이런걸 버리자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무슨 DR이니....부드러운 계조니....노이즈니.....정확한 컬러니.....적정노출이니...쨍함이니....하는

수많은 사진의 화질을 규정짓는 요소는 물론이거니와


구도, 핀, 심도, 동체포착, 기타 여러가지 면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이 모든 면에 있어 완벽....을 원하고 또 이를 위해 노력하시는것 같아요.

좋은 바디, 끝내주는 렌즈, 그리고 내공쌓기등으로 말이죠.

예전에도 썼던...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정확히 초점맞춰 찍으면서도 아웃포커싱은 최대한 시키고

구도면에서도 색감면에서도 보기좋아야 하는 동시에 화이트홀, 다크홀은 없는 가운데 부드러운 계조와 넓은 DR이 어울어지는

그런 사진을 완벽하게 찍길 원하며 그에 맞는 바디, 이를 위한 렌즈같은것에 쉬이 열중하시더라는 겁니다.




그런데 많은 생각을 해 본 결과, 제가 원하는 사진의 최종형이라는건 그런 완벽한 사진에 있지 않다는것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노출이 안 정확해도..핀이 맞지 않아도....노이즈범벅이어도, 아웃포커싱이 좀 덜되어도....


그런 자잘한 결점을 덮을 수 있는 큰 장점 하나 지닌 사진 찍으면 성공아닌가 하는 거죠.





예를 들면....제 큰아들이 여동생 꼬옥 안아주며 둘이 같이 미소짓고 있다면

DR이 좁아 화이트홀이 뚫리건 말건, 렌즈가 꼬져 선예도가 딸리고 아웃포커싱도 잘 안되며 심지어 핀도 잘 안맞는 한이 있어도



제게는 그런 결점이 문제가 안됩니다. 아이들이 웃고있다는 큰 장점이 이 모든 단점을 덮고도 남는다는

판단의 기준, 가치관이 섰기 때문이죠.





물론 적절한 노출에 노이즈도 적고 아웃포커싱도 왕창되면서 선예도는 킹왕짱 선명하고 DR이 넓어 화이트홀도 없고

화밸도 정확하고 구도도 완벽하고 색감도 훌륭한 가운데 아이들이 그렇게 웃는다면 더 바랄게 없겠지만



최소한 어느게 우선인지, 어느걸 기꺼이 포기할지, 어디서 돈을 아낄지....이런 기준만 있다면

나머지의 완벽여부는 그닥 중요하지 않지 않은가? 하는 겁니다.

오히려 그런 자잘한 결점을 덮어줄만한 큰 장점 하나를 만드는게 더 어렵고 더 큰일....이라는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반대로 요즘엔 제가 제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배우고 있습니다.

와이프에게는 배경도 같이 나올만큼 넓게 찍을 것. 분위기 그 자체를 담을 것.

아무리 급해도 애들 옷같은건 최대한 정리하며 찍을 것. 콧물이나 얼룩, 머리모양 잘나오면 좋겠다 같은..

남자인 저는 미처 생각치 못하거나 중요하지 않게 여겼던 것을 섬세한 엄마의 관점에서 새로이 배우며

 

아이들이 사진 보며 좋아하는 호응도에 따라

아, 다음번엔 저런걸 다시 해봐야겠다, 요런 후보정을 시도해봐야겠다.....하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면 HDTV로 사진 보다가 이사진 나오면 저희 아들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이사진 나오면 저희 아들이 박수치며 춤을 덩실덩실추며 외칩니다.

"아빠!! 내가 마법써서 넷이 되었어 아브라카다브라 ㅋㅋ!!"

 

별것아닌 후보정 스킬 조금 해서 만든 사진이 심혈을 기울여 피부 매끈하게 하고 쨍하고 색감좋게 만든 사진보다도

제 아들을 훨씬 더 기쁘게 해준다면, 제가 어떻게 찍고 어떻게 보정해야 할지는 참으로 명확한 일입니다. 그렇죠??

 

그리고 그렇게 담는데 성공함으로서 와이프가, 아이들이 기뻐한다면

사진의 자잘한 결점...다시말해 화이트홀이 뚫리건 말건 DR이 좁고 계조가 떡지건 말건 핀이 덜 맞고 쨍하지 않건간에 제 사진은 본연의 목적을 다한거니

오히려 그런 결점 다 덮고도 남을 장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야기죠.

 

가족사진같은 경우......사진의 쨍함같은게 당최 필요 하기나 할까요? DR이니 화이트홀이니 노이즈니 하는걸 따지시는데

누구를 위해 따지는건지, 그걸 왜 따지는건지.....한번 생각해 보실 가치가 있으실 거라 믿습니다.

 

최소한 제 아이들과 와이프는 그런거 보지도 않거든요. 보지도 않는데 저 혼자 그런거 신경쓴다면

그건 그야말로 인터넷에 올려 남들에게 칭찬몇마디 받기 위한 허세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라구요.

 

물론 저와 제 와이프가 아웃포커싱 좋아하고, 똑딱이보다는 좀 더 색 잘나오고 하게 하기위해 DSLR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정도 비용을 들이는 것 자체는 전 매우 긍정합니다. 다만 꼭 Best를 고집해야만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거죠. 가족사진이라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