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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사진, 예술과 취미와 일상사이의 줄타기.

by 선배/마루토스 201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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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와인...고급 오리..이런걸 진정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범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엄청난 미각뿐만 아니라

그 맛과 품위를 보통사람도 알아들을 수 있을만큼 말로 잘 풀어 설명하는 능력도 겸비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무슨무슨 재료 쓴거고 어떤어떤식으로 요리했구나 하는걸 알아내는 정도가 아니라 말이죠.

그거랑 이거랑은 비슷한듯 별개고 별개인듯 비슷한 능력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인공첨가조미료를 쓰지 않고 재료의 원래 맛을 최대한 살려내어 담백하게 요리해낸 경우

경지에 달한 사람이라면 혀에 느껴지는 맛으로부터 요리사의 의도를 파악하고 극찬할테지만

화학조미료의 맛에 찌든 대다수의 일반인이라면 싱겁고 맛없다며 볼품없는 요리로 치부할 수도 있겠죠.

뭐랄까....평론가, 비평가의 관점과 일반인의 관점이 너무나 다르다면

최상의 재료와 조리법으로 최고의 요리사가 요리해 냈더라도 그 집은 파리 날릴수 있는게 현실입니다.

오히려 싸구려 라면집이나 조미료로 범벅을 한 중국집이 미어터지겠죠.



예술, 미술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2차원에 3차원을 접목시킨 피카소, 프랙탈을 연상케 하는 붓놀림의 고호,

빛과 그림자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찰했던 인상파의 대가들...

이들의 그림은 평론가들에게는 극찬을 받았을 지언정 일반 보통사람들 보기엔 그리 대단치 않아보이기 쉽상입니다.

오히려 인터넷 등지에선 페드로 캄포스같은 하이퍼리얼리즘, 다시말해 사진보다도 더 정교한 그림을 보면

우와 끝내준다 하고 반응합니다. 평론가들로부터는 아무런 예술적 가치가 없는 기교뿐인 그림이란 소리를 들을지언정요.



사진역시 예외가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다른 분야와는 달리 사진은 카메라만 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장르이고

이는 찍는 사람과 보는 사람간의 격차가 매우 적다는 특이한 케이스에 해당됩니다. 보는 사람이 찍는 사람이기도 하며

찍는 사람이 보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이야기죠.


이런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를 만족시키는 사진이 예술적 가치를 지니게 한다는 것도 힘들기 마련이고

반대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사진이라 해서 불특정다수로부터 찬사를 이끌어 내기역시 힘들기 마련입니다.


뭐 간단히 막말로 늘씬하고 예쁜 여자 모델 데려다 살짝 벗겨놓고 찍은다음 쨍하고 선명하게 보정해 올리면

찬사와 부러움의 댓글이 줄을 잇습니다.

그러나 그런 댓글 다는 우리 모두는 그 사진에 진정한 예술로서의 가치는 거의 전무하다는걸 어렴풋이 알고있죠.

아 물론 제일 처음에 언급했듯...어떤 조명을 썼고 모델이름이 뭐고 카메라와 렌즈는 어떤것이며

샤픈 얼마나 줬을것이고 커브 대략 어느식으로 만졌나 정도는 보면 알수 있는 분들이 꽤 많으십니다.

근데 어느 카메라, 어느 렌즈 썼고 어떤 보정을 했느냐, 화질이 얼마나 좋으냐가 그 사진의 예술적 가치와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단 0.1mg도 없다고 단언해도 좋을겁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예술적인 가치를 담은 사진의 진가는

그에 상응하는 예술적 인문학적 교양을 충분히 쌓은 사람이 아니면 쉽게 알아보기 힘들것입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기죠.

알아봐주는 사람은 극소수일지라도 자기의 갈길을 갈지..

극소수따위 팽개치고 그냥 일반 불특정다수의 대중의 입맛에 맞출지....


여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없지만 선택은 해야 합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은 혹시 선택 하셨나요.....?

저는 제 3의 답을 선택했어요. (.........)

그리고 자주 와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수 있겠지만 그 답은

"우리 가족이 웃어주는 사진"을 찍기로 선택했다 입니다...

 

비평가 전문가가 뭐라고 하던, 일반 대중의 입맛에 맞던 안맞던...일단은 저게 최우선이예요.

 

최소한 저는

천연기념물 새들을 괴롭히고 죽이면서까지 멋진 사진 찍고 사진전 출품해서 예술사진 하는척 허세떨고 싶지 않습니다.

제 주변에 찍을거 없다며 극지로, 오지로 가지 못해 제사진이 좋지 않다는 변명따위는 하고싶지 않습니다.

돈으로 늘씬하고 빵빵한 모델을 고용해 오직 대중의 찬사와 댓글좀 받기위한 살색 사진을 찍고 싶지 않습니다.

멋진 해돋이 사진 찍겠다며 아내와 아이들 팽개치고 산으로 바다로 혼자 다니지는 않겠습니다.

소수의 비평가들에게 좋은 소리 듣기 위한 사진전에 출품하기위해 그것을 위한 별도의 다른 사진을 찍고 싶지도 않습니다.

 

일단은 가족을 위해, 가족을 담고,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그게 제 답입니다. ㅎㅎ

 

 

 

아참.....그리고 FF센서, 크롭센서 카메라로 찍은 사진 각각 구분할 수 있냐 없냐, 하는 논쟁 끊이지 않던데

선호하는 주제는 아니지만 다음번엔 이부분 다루는 포스팅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트맵 연재는 언제 하냐구요;? 저도 몰라요;; 필이 안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