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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연정훈씨의 카메라. 그리고 우리의 문제점.

by 선배/마루토스 201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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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유명한 연예인 부부 연정훈씨와 한가인씨 사진이 화제가 되었더군요.

남편이 직접 아내 사진을 촬영해준다는,

요즘 시대의 일반적인 풍조를 그대로 한것 뿐인데


일단 부부가 모두 연예인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좀 특별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던 듯 합니다.

 

바로 여기서...대다수의 일반인, 그리고 아마추어가 한가지 실수를 합니다.

연정훈씨의 사진...이 아니라 연정훈씨의 카메라에 관심이 집중된다는 거죠.


먼저 가볍게 연정훈씨의 카메라에 대해서 말해본다면...흔히 말하는 중형카메라입니다.

35미리 포맷을 사용하는 일반 DSLR을 아득히 뛰어넘는 ..

중형 판형을 사용하는 별도 포맷의 이 카메라제품군은 그 큰 판형으로 인해

디지털에선 유독 더 비싼 가격을 자랑합니다만(...제일 싼게 천만에서 시작해서 5천만 가볍게 넘어갑니다..)

그 판형 자체가 지니는 광학적 특성으로 인해 디테일, 화소, 표현력면에서 우월해

초대형출력이 필요한 상업사진쪽에 주로 사용하는 카메라죠.

사실 핸드핼드로 들고다니며 여행 스냅사진을 촬영하기에는 여러모로 맞지 않는 카메라입니다.

제약도 심하고...오히려 일반 DSLR보다 범용성에서 아득히 뒤쳐집니다.

자기 스튜디오가 있고 자기 중형카메라가 있는 프로사진사라 해도 여행가면서 중형들고 가는 경우는...

글쎄요. 과연 얼마나 될지 미지수네요. 오히려 여행땐 콤팩트 카메라 들고 간다는 프로분들 많이 보긴 했습니다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보면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를 보면 사람들의 인식이 아주 쉽게 한쪽으로 흐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좋아서 사진이 좋구나"

"모델이 예뻐서 사진이 좋구나"

"저 카메라랑 렌즈만 있으면 나도 저런거 찍겠네 ㅋ"

"돈많다고 자랑하나?"

 

대략 이런 사고에서 그리 크게 벗어나지 않더군요.....;

 

아니 어쩜 그리 충실하게도 함정이란 함정엔 고스란히 빠지시는건지 답답합니다..;


제가 여행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은 카메라고 또한 가격도 엄청나다고 했습니다만,

그게 어쨌다는 겁니까..;? 연정훈씨는 아마추어 사진사입니다. (최소한 전업작가는 아니죠)

아마추어이기에 오히려 허용되는 자유가 있는겁니다.

프로라면 안들고 갈 카메라지만 아마추어라면 뭘 어디에 들고가건 자기 맘인거예요.

왜냐? 자기 맘 가는 대로 해서 자기가 만족스럽고 행복하면 장땡인게 아마추어잖습니까.

클라이언트를 만족시켜야만 하는 프로, 클라이언트로부터 해방된 자유를 누리고 싶은 프로랑은 또 다릅니다.

자기가 돈 있고 여유되면 얼마짜리 카메라를 사건 말건 남이 뭐라고 할 수 없는겁니다.

사촌이 땅사면 배아프다더니 딱 그모양이예요.

 

또한 "뭘로 찍었나"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야말로 사진사의 적입니다.

사진을 보라는데 사진은 안보고 카메라 기종과 렌즈 이름만 따지고 있습니다.

비싼 카메라니까 저렇게 나오는 거라며 얕잡아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비싼 카메라이기에 오히려 저렇게 안나옵니다.

완전히 프로페셔널 사진사들을 대상으로 애초에 만들어진 카메라이며

그렇기에 후보정을 최대한 전제로 한 결과물이 나오는게 이런 카메라예요.

셔터 누르기만 하면 후보정까지 완성되서 나오는 카메라는 오히려 싸구려 카메라들입니다.

저 카메라를 쓴다는 것 자체가 연정훈씨가 최소한의 보정력은 있구나 라는 또하나의 증거가 됩니다.

모르긴해도 욕하고 헐뜯는 분들보단 훨씬 잘하시지 싶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거나 멋진 사진을 보면

제일먼저 찾아보는게 "뭘로 찍었을까?"입니다. -_-;;

내셔널 지오그래피 사진전 예전에 갔을때도 다들 "야 이거 카메라 기종이 머야??"

"이사람들은 풀프레임 쓰겠지?" "야 역시 카메라가 비싸고 좋은거니까 사진이 다르네"

이런 이야기들 하시더군요.


아니 그게 뭐가 중요해요;; 그거 기종 알면 그거 살건가요;??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는 프로작가들이 선택하는 카메라랑,

우리 아마추어가 선택할 카메라랑은 달라야 합니다. 다를 수 밖에 없어요....;;

프로 레이서가 타는 차가 뭔지 알면 그 차 사실건가요;?

프로 자전거 선수가 타는 자전거 뭔지 알면.....아 이건 진짜 사시더군요. (...암스트롱 레프리카 모델 팔리는거 보면;;)

여튼 카메라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장비는 가장 나중에 보시던가 아예 안보셔도 되요...

 

지난번에도 한번 말씀드렸지만

제 아들의 시선을 여러분들도 한번 가져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2012/07/20 - [CAMERA] - 아들이 가르쳐준 사진의 진리 하나.


마무리로.....저도 연정훈씨 사진 보았습니다만

기종, 노이즈, 샤픈, 선예도, 아웃포커싱....이딴거 보지 않았어요...


사진에서 딱 하나만 보이더군요.

부인이신 한가인씨말입니다.


사진에서 마치 찍은 연정훈씨의 이런 말이 들려오는것 같았어요.

"ㅋㅋㅋ 내 와이프 예쁜척 하는거 예쁘죠?? 저도 예뻐죽겠어요.  ㅋㅋㅋ"

 

딱 그거 하나 느꼈고...웃음이 절로 나오더군요.

나중에 이사람도 애기들 사진 무진장 찍겠구나....그런 생각 하면서요.

 


사진을 볼때, 사진만 보세요.

사진의 안을 보고, 사진의 밖을 상상하세요.

사진을 보며 찍은 이의 말에 귀기울여 보세요.


사진기가 뭐였는지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