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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도 대형인화에 도전해봐야 하는 3가지 이유

by 선배/마루토스 201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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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레벨의 아마추어가 하는 전시회...혹은

동호회가 주관하는 전시회용이라면 모를까

보통의 아마추어가 순전히 자기 집 어딘가에 걸거나 할 목적으로

대형인화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겁니다.


또 자기 사진을 볼때도 보정할 때 아니면

노트북용 10인치대 모니터~데스크탑용 24인치 전후의 모니터에서

사진 한장당 2~3초 훑어보듯 보고 마는 경우가 많죠.


웹에 사진 올릴때는 여러가지 제약으로 인해

어지간한 카페나 블로그는 가로 800픽셀 이하,

꼬지기 이를데 없는 싸이 미니홈피같으면 가로 400픽셀 이하정도로 올리는게 고작이고

좀 괜찮은 사진사이트도 가로 1400픽셀 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인화할때도 100중 95정도는 그냥 6x4나 7x5정도 크기의 손바닥만한 크기로 인화해서 보고 말죠.



이것이 일반적인...우리 아마추어와 일반인이 사진을 보고 접하는 방식입니다.



흔히 프로나 하이 아마추어레벨의 유저는 이런말을 하곤 합니다.

만약, 사진에 대해서 조금 더 진지하게 접근하기를 원한다면 대형인화를 해봐라.....라는거죠.


저 역시 이 의견에 아주 적극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대형인화(B3이상 혹은 16x20 이상 크기)는 가격이 장난아니게 듭니다.

아무리 싼곳에서 한다고 해도 최소한 장당 만원 이상, 조금 더 크기에 욕심부리면 6,7만원 훌쩍 넘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인화는 한번 경험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왜 그런지..이제부터 제 나름대로의 썰을 한번 풀어보죠.



첫째. 사진의 소소한 단점을 보는 눈이 생긴다.


아마추어일수록....자기 사진의 단점들에 애써 눈을 감습니다.

평행이 안맞는다던가...전선이나 전봇대, 작은 쓰레기 몇개가 나오건 말건 보통은 신경쓰지도 않거니와,

신경써서 알아차렸다 한들 그거에 손대려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사진을 작게 작게 보는 경향이 여기에 부채질을 합니다. 작아질수록 단점도 같이 작아지기때문이죠.

또한 자기합리화도 기가막히게 합니다. 노이즈좀 있음 어때..핀 조금 나가면 어때..저기 전선좀 있다고 뭐 큰일나나...

아마추어에게 부여된 "퀄리티로부터의 자유"를 활용하며 보려 하지 않았던 단점,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았던 단점이 대형인화를 하는 과정에서는 낱낱히 보이고 또 신경쓰이게 됩니다.


장당 만원도 넘는다니깐요?

만원이면 일반인화 좀 비싼데서 해도 장당 200원이면 떡을 치는거 고려해서 환산해보면

일반인화로 사진 50장, 혹은 근 100여장까지도 인화할 수 있는 비용이예요.

그만한 비용을 단 한장에 쏟아부어 완성해야 하는 대형사진에 ...그런 단점이 뻔히 보인다면

당연히 그거 그대로 인화하려 하지 않게 됩니다.


사소한 온갖 단점을 일일이 체크하고 수정하고 ..안되겠다 싶으면 포기하고 다른 사진 고르고 하면서

여태까지와는 다른 엄격한 잣대로 자기의 사진을 바라보게 되며

여태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다양한 방식으로 사진을 수정하게 됩니다.

아무리 사소한 단점조차도 크게 보이게 되는 대형 인화의 특성상

단점으로부터 결코 도망갈 수는 없으니 이를 극복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거든요.

단점이 더 있는지 없는지 자기 눈으로 철두철미하게 매의 눈으로 쳐다보게 됩니다.

모르긴 해도 아마 자기 사진을 이때만큼 긴 시간동안 많은 생각을 하며 샅샅히 분석하는 시간을 가지는 경우는

거의 없을거예요. 그런 시간을 가지게 해준 다는 것 만으로도 크나큰 의미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것이 첫번째 장점입니다.



두번째, 사진을 고르는 눈이 생긴다.


한번 출사 다녀와서 메모리 32기가 풀로 채워왔다 치면..RAW파일만 해도 900장 넘습니다 보통.

그날 나가 찍어온 900장도 넘는 사진중....단가문제로 딱 한장만 프린트 해야 한다면?

아니, 하루가 아니라 한 일,이년간 찍은 사진중에서 최고중의 최고, 베스트오브 베스트를 골라

대형인화를 딱 한장만 해야 한다면?


웹에 사진 대충 올리고, 사람들끼리 대충 사진 나눠 보던때랑은 사진 고르는 기준도 자세도 달라집니다.

아마추어에게 보통 가장 부족한 것이 사진을 고르는 셀렉션능력임을 감안해 볼 때,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이때...가장 선명한 사진을 대형인화 할까요 과연?

혹은 딱, 달력사진처럼 나온 사진을 골라 대형인화 할까요?


보통은 가장 "나 다운 사진"을 골라 대형인화 하게 됩니다.

가장 자기만의 개성과 주제의식이 표출된 사진...그러면서도 첫번째 조건에 부합될만큼 단점이 적은 사진.

혹 단점이 있다면 그 단점을 없애서라도 대형인화 해봄직한 단 한장의 사진을 고르는 능력..


이것은 애초에 이에 대한 마인드가 갖추어져 있다면 모를까,

일반 아마추어에겐 특별한 계기가 없는 이상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하나의 큰 터닝 포인트로 작용합니다.

이것이 두번째 장점입니다.



세번째, 사진의 "색"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하게 된다.


우리가 모니터로 보는 사진은 색을 더하면 더할수록 밝아지는 빛으로 이뤄진 사진입니다.

반대로 우리가 인화지로 보는 사진은 색을 더하면 더할수록 어두워지는 특수화학물감같은걸로 이뤄진 사진입니다.

이 둘은 결단코, 그리고 절대로 완전히 같아질 수가 없습니다.

다만 한없이 비슷하게 하고자 노력할 뿐이죠.


일반 사이즈로 작게 인화해서 볼때는 이 "색"의 다름이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좀 밝으면 밝은대로...좀 어두우면 어두운대로, 혹은 좀 붉으면 붉은대로...그냥 대충 대충 넘어가죠.

왜냐면 이것 역시 아마추어에게 부여된 특권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결과물의 퀄리티로부터의 자유말이죠.


하지만 대형인화의 만만치 않은 가격은, 그 가격으로부터 시작되는 소위 "본전 생각"은

이런 아마추어의 자유에 족쇄를 채웁니다.


기껏 몇만원돈 주고 한장 크게 찍었더니 모니터로 볼때랑은 다르게 어둡고 뻘겋다?

그게 과연 아무리 아마추어라 해도 용납이 될까요?? 당연히 용납되지 않습니다.

한장에 200원도 안하는 사진이랑은 다르잖아요. 인화되기 전부터 신경이 안쓰일래야 안쓰일수가 없습니다.

흑백사진이라도 어둡고 밝은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혹 컬러로 찍은 노을사진정도 된다면 모니터로 보았던 그 환상적인 노을색이 제대로 구현되어져 있어야

비로서 대형인화를 한 보람이 생길테니까 말이죠.


그렇기에 여태까지 신경도 안쓰던것들에 대해 열공하게 됩니다.

RGB와 CYMK...빛의 삼원색과 색의 삼원색..컬러프로파일..모니터 캘리브레이션..색공간..

계조와 다이나믹 레인지...심지어 노이즈의 입자감에 이르기까지 충실하게 재현하고자 한다면

그만큼 충실하게 공부 해야만 하게 됩니다.

이것이 세번째 장점입니다. 공부하게 해준다는것 말이죠.


이 외에도 세세한 장점은 계속 있습니다.


크게 놓고 볼때 비로서 깨닫게 되는 자기의 수준...큰 사진을 통한 열정의 부활..

타인과의 의견교류..크게 보니 얼마나 쓸데없는 것들이 들어가있었나 하며 깨우치는 뺄셈의 미학...


다양한 방향에서 다양한 깨우침을 얻게 됩니다.



그렇기에 저는 아마추어라 해도 대형인화에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물론 가끔 초대형 HDTV같은걸로 사진 보면 대형인화랑 다를바 없지 않냐 하시는 경우도 있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고요.


지금은 생각이 좀 다릅니다.

초대형 HDTV등을 통해 사진을 본다는건 위의 3가지 장점중 1번만을 충족시킵니다.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기때문에 "단 한장을 셀렉트"할 필요가 생기지 않으므로 2번 장점이 사라지게 되고

HDTV역시 빛의 삼원색으로 구현되므로 3번 장점또한 사라집니다.


대신 자잘한 장점중 몇가지는 만족시키겠죠. 이 나름대로 분명히 의미는 있습니다.

그러나 대형인화만큼 큰 의미를 지니지는 못한다는게 지금의 제 생각입니다.




만약 한번도 대형인화라는 과제에 도전해 본 적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비싼 돈 내고서라도 도전해보세요.



그 와중에 그 비싼 인화비 이상의 그 무엇을 건지시게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