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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사진을 어떻게 다 후보정 하냐고요?

by 선배/마루토스 2013.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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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후보정이라는게 참 미묘한 부분이 많은데

개중에서도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 대비 아웃풋 퀄리티...라는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올바른 순서와 과정을 거쳐 보정한다는 대전제하에서는

노력과 시간을 들이면 들일수록 결과물의 퀄리티는 상승하긴 할겁니다.


단순히 "화질"이라는 측면보다도 자연스러움과 개성의 밸런싱이라던가..여러가지 측면에서 볼때

작은 부분들을 세세하고 섬세하게 만져나가는 노가다성 보정이 가미될수록 더 나아지긴 하니까요.


만약 명확한 목적 없이 보정을 한다면 이때는 사실 오히려 보정을 하면 할수록 더 안좋아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때 시간과 노력은 들일대로 들이고 사진퀄리티는 안드로메다로 가출하게 되는 주된 원인은

목적없이 보정할 경우 보통 보정하는 당사자가 로또를 기대해야 하기 때문이죠.


원래 보정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저 찍고 보정하는 사람이 정답이라고 믿는 어떤 형태가 있을 뿐.

어느 파라메터를 어떻게 만지느냐에 따라 수천수만수억수조의 결과물이 나올수 있는데

그중 하나, 자기가 정답이라고 믿는 형태를 만들어 보여주는게 보정의 본래 목적이예요.

자기가 정답이라고 믿는 형태없이 이거 저거 되는대로 대충 만져보다 우연히 괜찮게 나와 보인다..?

수천억개의 비트맵 조합중 그런게 나올 가능성은 로또맞을 가능성보다 낮습니다 사실.

그냥 이정도면 괜히 괜찮아보이네? 라고 스스로를 속이는거에 불과한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자기가 정답이라고 믿는 사진의 형태를 머리속으로 그릴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구현해 낼 수 있는지.

구현해 낸 그것이 수억개가 넘는 그 사진의 다른 결과물들을 넘어서는..자신만의 형태인지에 대하여 확신이 있는지.

이 세가지가 고수 이상과 이하를 가려내는 하나의 큰 기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이게 초반부의 내용이었는데

어디 전시회나 공모전에 출품할 사진 아닌 이상...혹은 맘잡고 어느 사진 하나를 끝까지 제대로 보정해보자 하는

연습같은거 아니면 한번 출사 나갔다 올때마다 수백수천장씩 쌓이는 사진을 일일이 그렇게는 못하죠.


그렇다고 해서 Best Cut 하나만 정성스레 보정하고 나머지는 무보정인 상태로 묻어둔다..이것도 넌센스입니다.

프로페셔널 사진사 내지는 예술가인양 작품사진 하는 특별한 케이스라면 모를까...

특히 가족이 같이 보고 즐기는 사진일경우라면 A컷 B컷이 따로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자 그럼 생각을 정리해보죠.

모든 사진을 정성스레 다 보정하는 것은 가능의 영역에 존재하지 않으니 정답이 아니고

한두개 빼고 모든 사진을 다 보정 안하는 것도 아마추어 가족 취미 사진사에게 꼭 맞는 형태라 하기 힘들다면

이제 남은 답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모든 사진을 대충 보정"

이것이 제가 10여년간 사진을 취미로 찍어오며 가족사진에 대해 도출해 낸 최종 해답이예요.


처음에 말한 부분의 연장선상에서...사실 이런 주장도 가능합니다.

의외로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최소한의 보정만 해도 효과는 극대화된다는 거죠.

오히려 극대화 되어 부자연스럽게 된것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더 드는거고....

우리 아마추어들의 쌈마이식 보정의 경우 사진의 소소한 부분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정하는것보다는

클릭 한두번 할때마다 사진이 왕창왕창 변해야 보정좀 한것처럼 느끼는 부분도 있고 말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RAW를 사용해서 촬영하고

ACR 혹은 라이트룸, DPP등 RAW편집툴을 사용해(..라지만 99.9% 포토샵ACR을 씀) 다수의 사진에 대해 그룹으로 묶어

빠른 속도로 대충 기초보정을 합니다. 사전에 사진 프리뷰과정을 거치며 사진에 마킹 혹은 랭크를 먹여두는건 당연하고요.

그날 자기가 찍은 사진 전부에 최소한 눈 한번씩은 줘야죠. 이건 핀이 나갔고 저건 노이즈가 껴서 안볼래~ 라는건 넌센스입니다.

자기 반성, 자기 성찰을 위해서는 자기 모든 사진을 다 봐야 한다고 전 생각해요. 보지도 않을 사진이었으면 애초에 대체 왜 찍습니까;?


여튼 이렇게 사진 전부를 보며 기초보정을 한번 해주는데

이것만으로도 어지간한 사진은 다 봐줄만한 레벨로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초보정은 화밸먼저 만지고 노출만지고 하이라이트 만지고 샤도우 만지고 컨트라스트 만지고...대략 이런정도고

그 이상은 가급적 하지 않습니다. 그 이상(RAW레벨에서의 커브와 디테일 처리등)을 할때는 미리 만들어둔 프리셋으로 하곤 해요.

시간과 노력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1천장 기초보정 하는데 30분? 한시간? 그정도면 충분해요.


그리고 나서 변환된 JPG에 대해 필요에 따라 추가보정을 하는데

이때 사람손으로 하지 않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만들어둔 액션을 사진의 종류를 나누어 뭉탱이로 적용되도록

배치작업을 걸고 자던가 밥먹던가 합니다.

인물사진용 액션, 아이사진용 액션, 주간 풍경사진용 액션, 야간 야경사진용 액션, 흑백용 액션등등....대략 10여가지 액션을 조합해서 씁니다.

인화용인지 블로그 포스팅용인지 slr클럽같은데 올릴건지에 따라 리사이징 옵션도 맞춰놓고

다 끝나면 PC꺼지게 해놓고요...


그리고 정말 맘에 드는 사진 몇장만 따로 손으로 보정하는거죠.



수년의 사진 취미생활을 하며 수만장이 넘는 사진을 보정해보며 저절로 확립된 프로세스가 이것입니다.

실제 보정을 위해 컴 앞에 붙어있는 시간은 천장을 보정하더라도 한시간이 넘지 않습니다.

사진 한장을 ACR에서 기초보정하는데 드는 시간을 평균내어보면 5초를 넘지 않습니다.


비슷비슷한 사진을 5장~10장 단위로 묶어서 썸네일 상태로 작업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미리 만들어둔 프리셋을 뭉탱이로 적용시키기도 하니까요.

저도 처음부터 이렇게 빠르지는 않았습니다 당연히. 처음엔 한장에 몇십초 걸렸어요.

그러나 이짓을 십년동안 천번, 만번, 십만번 하니...나름 요령이 좀 붙고 빨라진거죠.

아마 백만번 넘어가면 또 다른 무언가가 보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 계속 하는겁니다. -_-;;




물론 이렇게 스피디하게 하면 최선의 결과를 얻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충분히 봐줄만한...차선의 결과는 얻을 수 있고 아쉬운 사진이야 나중에 또 만지면 되는거고

무엇보다도 필요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끝낼 수 있거든요.

애가 둘이나 되어 사진보정하는 것보다도 애들과 놀아주는게 중요한 아마추어 가족 아빠 사진사로서는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심지어는 컴 켜놓고 애들과 자려고 침대에 누운 후 아이폰으로 컴을 원격조정하며 보정하기까지 합니다.

 2010/07/21 - [LIFE] - iPhone으로 PC들을 원격조정하는 앱, Crazy Remote




이짓도 하면 할수록 온갖 요령이 늡니다 또...ㅋㅋ



이렇게 함으로서 연간 몇십 몇만장넘게 찍고 있으면서도 찍은 사진의 99%를 보정하고 있네요.

간혹 하루에 천장씩 찍는데 그걸 어떻게 RAW로 찍고 다 보정하고 JPG로 어느세월에 변환하냐 하는 분들을 봅니다만

인간적으로 그거 하면 합니다. 못할게 어디있어요.

천장이 만장단위로 모이기 전에 그날 찍은거 그날 30분~1시간만 투자하면 되요.

하루 천장 찍는거? 오히려 그게 쉽습니다.찍는건 셔터만 누르면 됩니다.

 

천장 찍은거 집에와서 일일이 다 보는거. 그게 오히려 어려운거예요.

썸네일로 작게 보는거 말고 말입니다.


이게 보정에 대해 현재 제가 확립한 프로세스이고

이렇게 몇년째 하면서 액션과 배치만 점점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습니다.

제가 블로그등에 짤방으로 올리는 사진의 99%는 개별보정하지 않은, 기초보정 + 액션의 결과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미 사진 한두장 펴놓고 정성껏 보정하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어질 정도로 저기 익숙해져버리기도 했고요...;

보정한 사진은 RAW+XMP조합으로 보관하고

변환한 JPG는 용무 마치면 별 미련 없이 삭제합니다.

혹 정성스레 보정한 한장일 경우 PSD가 존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보통 이유있지 않은 한 삭제해요.

나중에 그 사진이 다시 필요해지면?

xmp에 남은 정보를 기반으로 매번 새로 보정하고 변환해서 JPG만듭니다.

한번 한거 또하면 귀찮다고요?

한번 한거 또하면 그만큼 늡니다. (......) 절대 같은 느낌으로 안하게 되어있거든요.

시간이 흐른만큼 보정에 대한 기준도 변하기때문에 매번 새로운 사진이 나옵니다.

"지난번엔 내가 왜 이렇게 보정했을까? 요렇게 하는게 훨씬 나은거같은데" 라던가

"지난번엔 이렇게 했으니 이번엔 전혀 다른걸 한번 시도해볼까?" 하는 식으로 ...한 사진으로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것 또한

후보정 내공증진에 있어서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대략 저의 보정에 대한 작업흐름이 이와 같습니다.

 

가끔 좀 실전적, 실제로 보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담긴 포스팅을 해보라는 요구가 있는데요

(다시말해 무조건 따라하기만 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그런 보정법..)

세상 천지에 후보정할때는 무슨 무슨 파라메터를 얼마로 해놓고 뭐 하면 된다 그대로 따라 해라 라는

사진 블로거, 그리고 사진 후보정 책은 정말 많은 반면에....

 

철저하게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아마추어 가족 아빠 사진사가 모자라는 시간을 쪼개어 실제로 어떤 식으로

보정에 대한 욕심과 실제 생활속에서 밸런스를 잡으며 사진생활을 하는가 같은걸 알려주는 블로거나 사진책은

저 아직 본적이 없습니다. -_-;

오히려 그런게 더 필요한 정보 아닐까 싶은데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분들도, 글을 보는 분들도 당장 써먹을 수치같은거에 지나치게 연연해 하시는것같아요.

 

그래서 저는 무조건 따라하기 류의 글을 적어 포스팅하는 대신 이런 글을 적어 포스팅하는거예요.

이러한 부분을 제 블로그에 오시는 독자분들께서는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것이....사진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제 블로그의 존재의의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