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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게임이다.

by 선배/마루토스 2013.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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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제가 한 게임 합니다.

정말 어렸을적..1970년대에 흑백TV에 초기형 콘솔 이어 핑퐁 하던걸 시작으로..

오락실이란게 생기고 인베이더를 시초로 이런 저런 게임들이 들어오던 그시절부터


저 철들고 여태까지 온갖종류의 게임을 엄청나게 플레이 해온, 말하자면 1세대 게이머에 해당하는데요...

당연한 말이지만 그냥 전자게임외에도 게임이라면 다 좋아합니다.


바둑, 장기, 체스, 모노폴리...이런 보드게임류도 다 좋아하고(잘하진 못해도)

심지어는 게임의 세이브 데이터나 소스 데이터를 뜯어 고쳐 자기가 원하는대로 바꾸는,

속칭 에디팅, 치팅도 좋아합니다.


뭐 그렇게 에디트 해서 게임 하는걸 즐기는게 아니라..

원하는 데이터를 찾아서 바꿔 내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하고 제로섬을 찾아 락을 뚫고

원하는 데이터로 바꿔내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게임이라는 소리죠.


그렇게 한 다음엔 게임 안하고 던져버립니다.(...어이;;)

이걸 위해 초딩때부터 열심히 16진수 공부하고 프로그래밍공부하고 그랬어요 ㅋ;



본론으로 돌아와서....사진. 사진 참 어렵죠.

카메라도 어렵거니와 렌즈도 어렵고 거리감도 어렵고 구도도 어렵고 후보정도 어렵고

넉넉하지 못해 좋은 장비 쓰지 못해 발생하는 온갖 제약도 어렵고

서로 다른 빛, 자연광 지속광 순간광의 차이에서 오는 난관들도 있으며

생업이 아니라 취미로 하는거니 시간과 공간상 생기는 제약도 어려움을 배가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여기서 제가 추구하는 궁극의 재미중 하나가 발생해요.


제약과 난관을 뜷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고 편법을 써서 그것을 극복하는,

말하자면 위에서 이야기한 게임 에디팅과 마찬가지 개념의 게임이 말입니다.



당연히 쉬우면 재미가 없어요.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클리어했을때의 재미가 배가됩니다. 그게 게임이잖아요?


다행히도 이 게임은

지독하게 어렵습니다.


게다가 스테이지도 많고 중간보스는 셀수도 없으며 최종보스는 보이지도 않아요.(......)


셔터를 누를때만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셔터 안누를때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고


머리쓰는것, 말로 하는것, 글로 풀어내는 것, 실제로 촬영하는 것, 보정하는 것...

어느것 하나 게임의 요소가 빠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뒤늦게 알았지만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리얼타임 게임도 드물어요.(......)



네. 제게 있어 사진이란게 언제까지고 참 즐거울 수 있는 이유중 하나는

가족사진이라는 명제에서 오는 생활속의 재미 외에도


저 개인적으로 즐기는 게임의 요소가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제 카메라와 렌즈 좋은거 사서 오늘 작품이 찍힌다면 저 이 게임 벌써 던져버리고 다른거 하고 있을거예요.

몬헌이라던가(....) 와우라던가(......)


근데 그게 안되니까.

아직 클리어하지 못했으니까 계~속 붙잡고 있는겁니다.



아마 평생을 다 바쳐도 클리어 못하겠죠.

그래서 계속 할 수 밖에 없는거구요.




제게 있어 사진이란 딱 그런 존재예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임....말입니다. ㅎㅎ

오죽하면 제 PC에는 게임이 단 한개도 인스톨되어있지 않아요.

게임보다 포토샵이 더 재미있는데 제가 PC켜서 왜 게임을 하겠어요;;


아마추어에게 있어 사진이란.....결과가 전부가 절대 아니예요.

번지르르 잘 나온 결과물 불특정다수에게 자랑하는걸 목적으로 한다면 절대 오래 못할겁니다.

과정 그 자체를 게임처럼 즐기고 잘되도 웃고 잘 안되도 웃는....그것이 사진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평소 하던 생각인지라 적어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