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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있어 [내공]이란 무엇인가!?

by 선배/마루토스 2006.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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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에 대한 이야기에 못지 않게, "내공"이라는 뜬구름 잡는 주제로 많은 이야기가 오갑니다.
그러나, 내공이란게 있다 없다 서부터, 내공이란 대체 무어냐에 이르기까지 항상 격론이 오가곤 합니다.

사실 이런 류의 글들도 참 많이 올라왔었지요.

저도 취미사진사에 籍을 둔 한사람으로서, 내공이란 주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었는데,
문득 정리되는 바가 있어 키보드를 두들겨 봅니다.


내공이란 무엇인가?
저는 내공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진사가 사진을 통해서 보는 이에게 자신이 전달하고자 했던 바를 전달하는 능력"이라고요.

그리고 그것이 고수가 찍은 한장과 하수가 찍은 한장을 구분짓는 결정적인 잣대라고 생각합니다.
하수(예를 들면 저같은)는 심지어 사진을 찍을때, 보는이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조차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카메라를 쥐고 셔터를 누를 뿐입니다.

사실 보통의 추억사진사는 그래도 됩니다. 순간의 추억을 장면으로 남기는 것 외의 어떤 요소도 무시해도 됩니다.

그러나 한발 더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사진을 찍으면서 한순간도 생각을 멈춰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직감적으로 찍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우선, 빛을 잘 알고, 효과적으로 빛을 사용해야 합니다. 심지어 없는 빛도 만들고, 있는 빛도 가리면서요.
사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명과 암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인물사진같은 경우를 상상해보시면 되겠습니다.

화면구성, 앵글도 너무나 기본적이지만 그만큼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겠습니다.
2천년이 넘게 전해져 오는 황금비율등은 그만큼 사람들에게 잘 받아들여지기에 황금비율인 것입니다.
또 때로는 이를 무시하고 역비율로 피사체를 배치함으로서 더 강렬한 효과를 얻는것도 내공입니다.

또, 사진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효과적인 구성과 사진을 위해 작위적인 설정이 필요할때도 있습니다.
아기 사진을 찍을때 곰인형 하나 더 안겨주면 훨씬 더 밝은 미소를 찍을 수 있는데, 이런 간단한 경우부터
음식사진을 찍기 위해 드라이 아이스나 글리세린을 활용하는 경우등도 이런 경우에 해당됩니다.

피사체의 감정을 훨씬 더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한 감정의 컨트롤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뾰루퉁하니 있는 애기사진이랑, 엄마에게 안겨 함박웃음을 짓는 애기사진이랑은 분명 다릅니다.
그리고 거기서 아이의 표정을 밝게 하기 위해 엄마를 등장시키는 것이 다름아닌 내공 되겠습니다.

눈오는날, 그냥 찍은 사진은 그게 눈오는 날이었는지 뭐가 내리는 날이었는지 표도 안나죠.
그러나 어두운 배경에 피사체를 배치시키고, 스트로보를 사용, 눈의 높은 반사율을 최대한 활용해서 찍으면
와 정말 눈오는 날이구나 하는 한장이 찍힙니다. 필요에 따라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는것도 내공입니다.

이 외에도 정말 자잘한, 어떻게 생각하면 막상 알고 보면 별것 아닌 테크닉들이 모이고 모여서
내공이라는 커다란 요소를 형성한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예식장 천정이 높다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직광으로도 너무나 깨끗한 신부의 모습을 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도 분명 내공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하나 실천해봄으로서 경험으로 습득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참으로 작위적이다. 사진은 자연스러운게 최고다 하시는 분들도 있으실테지만,
저런 작위적인 요소들이 사진속에선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도 내공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내공은 존재합니다. 어느정도 구체적인 형태로 말이죠.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장비는 완전히 파악하고 그 성능을 적절하게 사용 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장비는 약간 딸리는 내공을 보충해주는 보검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같은 보검을 든다면 당연히 내공높은쪽 칼이 더 잘듭니다!

또 극상승의 경지에 다다르면 풀잎(폰카)을 들어도 칼(DSLR)을 이기는 경지에 들어섭니다.
빛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보는 이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완비되었다면말이죠.

이상이, 제가 생각하는 내공의 정의였습니다.


물론 저와 다른 생각을 지니시는 분도 많으실 테지만, 서로 다른 가치관이 있는 법이니 서로 인정해줘야겠죠;;


그리고 오늘도 내일도, 저는 빛을 이해하려 노력해보렵니다.
언젠가 제가 꿈꾸는 경지에 도달할 그날까지요.

물론, 작품사진사가 아니라 추억사진사로서 주변사람들의 밝은 표정을 담기 위해서 말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