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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진의 특별한 레시피를 내놓으라는 분들께

by 선배/마루토스 201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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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문난 떡볶이 잘하는 집이 하나 있어요.

그집의 떡볶이는 떡도 쫄깃하고 양념도 감칠맛이 넘쳐 손님이 줄을 잇습니다.

왜냐면 이 집 주인은 특출나게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 오랜 기간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마침내 자기만의 특별한 레시피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손님들 와서 아 이집 떡볶이 정말 맛있네요~ 하고 칭찬하는데

개중 몇몇, 나름 요리좀 한다거나 같은 업종에 종사하지만 비슷한 맛을 내지 못해

파리날리는 사람들이 주인장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거 참 맛있구료. 이거 어떻게 만들어요? 뭐뭐 넣어요?"

 


주인은 웃으며 말해줍니다.

"특별할거 뭐있나요? 다 똑같은 떡에 똑같은 고추장 넣고 하는건데요 허허"

 

하지만 이사람들은 만족하지 않죠.

왜냐면 자기들도 똑같은 떡에 똑같은 고추장 넣었는데 그 맛이 안나니까, 못내니까 지금 물어보는거잖아요?

 

"아 거참 드럽게 비싸게 구네..."

"그거 가르쳐준다고 누가 잡아먹나?"

"잘났네, 잘났어! 떡볶이 잘해서 정말 잘나셨어! 별로 맛대가리도 없는거가지고 나원참.."

 

이사람들이 이런다고 해서...주인장이 이사람들에게

"아이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 가르쳐드릴께요 굽신굽신"


이래야 할까요?

지금 정말 잘못하고 있는건 누구일까요? 뻔할 뻔자죠...?

무슨 권리가 있어 주인장이 오랫동안 노력해서 만들어낸 레시피를

아무런 댓가도 없이 그냥 내놓으라 하는건지 보시는 분들도 어이가 없으실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곤 하는 일이죠.

 

 


그런데 사진이랑 관계없는 떢볶이 이야기가 왜 나왔을까요?

사진에도 이런 분들이 존재하시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저하고는 그다지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만(잠깐만요..눈물좀 닦고....;;)

사진을 프로레벨로 잘 찍고 잘 보정하는 아마추어분들의 수가 적지 않고

이제 시작하거나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분들은 이런분들의 사진들을 보고 쉽게 부왘 하며 부러워합니다.


부러워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진 올린 분들에게 게시판에서, 갤러리에서, 블로그에서


"그런 사진 어떻게 찍어요? 바디 픽쳐스타일 뭐써요? 설정 어떻게 하셨어요?"

"그런 느낌 내는 법 비결이 뭐예요? 투명한 색감 쉽게 내는 법좀 갈켜주세요"

"거 커브나 프리셋, 액션 있으면 공유좀 합시다? 같은 아마추어끼리? ㅋ"


하는 요구를 참 쉽게도 하시더라구요.


물론 선의에 의해서 가르쳐주시는 선배 고수분들도 몇몇 계십니다.

일부는 가르쳐주는것에 사명감까지 느끼시는지 정말 아낌없이 다 베푸시는 일도 있어요.

 

그런데 몇몇 분들이 베푸신다고 해서,

베풀지 않는 나머지 분들은 그럼 욕을 먹어야 하는 걸까요?


사진 몇년, 몇십년 하며 쌓아온 자기만의 노하우, 깨달음, 설정, 보정법...

이런거 뭐 다 보따리채 안겨주지 않는다고 해서 이분들이 욕을 먹어야 하는 건가요?

 

그런데 보면 안가르쳐준다고 욕하는 분들의 수 또한 적지 않습니다.

떡뽁이 레시피 안가르쳐준다고 침뱉고 욕하는 사람들마냥, 보정법 레시피 안가르쳐 준다고 욕하고 매도해요.

가서 포토샵 공부좀 하시면 금방 하실수 있게 됩니다, 하고 점잖게 이야기 하면 오히려 버럭 화를 내죠.

 

저는 솔직히 이런 모습을 근 10여년동안 인터넷속에서 너무나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리고 제발 이런 모습이 근절좀 되었으면 하고 마음속 깊이 바라고 있어요.


한발 먼저 이 길을 걸어본 사람들에게 있어 가르침이라는건 의무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의로 자발적으로 가르침을 베푸는 분들은 존경받아 마땅해요.


한발 늦게 이 길을 걷기로 한 사람들에게 있어 배움이란 권리가 아닙니다.

나는 후배고 니는 선배니 니가 날 가르쳐야지! 하고 무슨 맡긴돈 내놓으라는듯 레시피 내놓으라는건

그냥 칼 안든 강도나 다름없어요...


이런 일이 사라지려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이 긴 시간동안 많은 노력을 들여 만들어낸 것을 공으로 가로채려 하지 않을만큼의

상식과 양심만 있다면 이런일은 생기지 않을거예요.

애초에 이런 요구를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파렴치한 줄도 모르고 하는것 자체가 저는 문제라고 봅니다.

정중하게 "혹시 여건이 되신다면 작은 가르침을 내려주실수 있는지..?" 하는거랑,

"님하 그거 보정 어케했는지 알려주삼 ㅋ"하고는 전혀 다른겁니다. -_-;

거절당하더라도 "무리한 요구를 해서 죄송했습니다" 하는거랑 "사진 잘 찍지도 못하면서 열라 쪼잔하네 ㅅㅂ" 하는거랑 천지차이인거구요.


그깟 사진따위 잘 못찍어도 됩니다.

칼 안든 강도짓해서 레시피 강탈해 자기 사진 삐까번쩍하게 만들면 뭐하나요...?

얼핏 화려해보일수 있으나 결국 오리지널리티가 결여된 마이너카피에 불과한것을...

 


쓰라는 스트로보 강좌는 안쓰고 자꾸 뻘글만 쓰네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