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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 외장 플래시 사용강좌 (4) 모드별 차이점1

by 선배/마루토스 201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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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올리기에 앞서 먼저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네요.

야심차게 마음먹고 시작했던 플래시 강좌 연작이었는데

근 한달가량 회사일이 너무 많고 야근이 이어지다보니 포스팅을 준비하기는 커녕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하고 결국 이렇게나 늦은 포스팅이 되어버려서 기대하셨던 분들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어쨌거나 지난번에 이어 이번엔 좀 실전적인, 그리고 많은 분들이 착각을 하시는 부분을 짚으면서

캐논의 E-TTL이 어떤 방식으로 노출을 결정하는지 알고 이를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사실 상당부분은 이미 이전 포스팅들에서 다뤘던 부분이 될텐데....

그때는 명제만 던져드리고 말았다면 오늘은 제법 세세하게 설명을 하면서 넘어갈테니 부디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ㅋ

 

자 그럼 이제 제대로 시작해보죠. 단, 오늘 내용은 거의 전적으로 캐논 E-TTL한정입니다. 타브랜드는 그냥 참고만 해주세요.

 

먼저 우리가 플래시를 사용함에 있어 지난 시간에 이미 말씀드렸듯...가급적 셔터속도는 1/125를 유지하는것이 베스트라 했는데

그렇다 해서 플래시를 사용하면서 셔터우선모드(TV모드)를 쓰는게 답이냐면.....실은 그렇지 않죠.

우리가 사진 찍는 이유와 습관을 돌아볼 때, 1/125라는 셔속이 좋다 해서 그걸 유지하기 위해 TV모드를 쓰고

이때문에 조리개 수치가 카메라 멋대로 바뀌게 된다면 우린 그걸 아마 용납하기 힘들테니까요.


결국 플래시를 사용할때 유저에게는 크게 3가지의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완전자동(P), 완전수동(M), 그리고 조리개 우선모드(AV)죠.


완전자동은 일단 설명에서 제외하겠습니다. 완전자동의 알고리즘을 안다 해서 완전자동모드 더 잘쓰게 되는것도 아니고

완전자동의 알고리즘을 모른다 해서 사진 딱히 망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대실패"는 가급적 안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뿐인게 완전자동이니까요.


문제는 캐논 특유의 E-TTL 알고리즘시 유저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라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최신기종을 제외한 캐논 바디들은 플래시 끼우고 전원 넣는 순간 바디의 측광모드가 평가건 스팟이건 중앙중점이건 뭐건간에

일단 개무시하고 평가측광으로 변합니다. (혹은 평균측광으로 설정할 수는 있습니다)

이때, 평가/평균측광외의 모드는 선택 자체가 안됩니다.(최신기종 일부는 됩니다)


그러면서 정보창에는 유저가 설정해두었던 측광모드가 그대로 표시되어 혼란을 줍니다. 이게 첫번째 문제점이예요.

예를 들면 스팟측광으로 설정했다면...플래시 끼우고 켜면 평가측광으로 변해있음에도 불구하고 LCD창에는 스팟측광으로 표기됩니다.


무슨 약을 빨고 카메라를 만들어야 이따구로 만드는지 정말 -_-;;


여기에 두번째 문제점이 추가되면서 유저들, 특히 플래시 입문자분들은 혼란의 극에 달합니다.

그건 바로 AV모드 사용시 노출계 표시 공식이 변해버린다는 거죠. 더 나아가서는 노출 결정 공식 자체가 변하는데 그걸 알려주질 않습니다.

 

일단 사진을 하나 보시죠.

 

 


이 사진은 AV모드에서 노출계가 0에 가도록 놓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보시다시피 조리개 1.8, 감도 400에 셔속 1/125라고 나오네요.

 

 

 

그리고 이 사진은 똑같은 조리개, 감도, 셔속이 되게 메뉴얼 모드로 놓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표시되는 정보가 똑같죠? 사진도 거의 똑같이 나왔고 ...이는 플래시 발광량도 거의 동일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이때, 사진과 EXIF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제 카메라 노출계는 -1에 가있었습니다. -_-; (티스토리 EXIF플러그인은 M모드는 무조건 EV0으로 보여주네요..)

 

아니 세상에, 똑같은 감도, 조리개, 셔속이고 똑같이 플래시 터뜨려 촬영하는데

AV모드에서는 0에 가있던 노출계가 M모드에서는 -1에 가있을 수가 있을까요??

이건 뒤집어 말하면 캐논이 의도적으로 AV모드 노출계 0 = M모드 노출계 -1로 설정하지 않고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네. 바로 이것이 캐논 E-TTL에서의 AV모드와 M모드의 가장 결정적 차이점이자 캐논이 유저에게 알려주지 않는

가장 중요한 정보이자, 플래시 입문자분들로 하여금 헷갈리고 혼란에 빠지게 되는 함정이 됩니다.

 

딱 잘라 말해 캐논 개발자들 대신 말씀드리자면 이런겁니다.

노출계가 0에 가있다는건 무슨 의미일까요? 일반적으로 보면 그건 바로 적정노출이라는 소리가 됩니다.

그리고 돌대가리 캐논 개발자들은 노출계가 0이면 플래시 터뜨리는 의미가 없다 내지는 그상태에서 플래시 터지면 노출오버가 난다..고 본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할 AV모드에서 고의적으로 노출계 -1을 0으로 표시해 주고

그 -1스탑 만큼을 플래시가 자동으로 광량을 조절해 보충함으로서 자연스러운 사진이 나올것이다 라고 생각한거죠.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생각이고 맞는 알고리즘입니다.

하지만 이를 유저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주지 않음으로서 오히려 유저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거죠...-_-

 

자, 그리고 여기에서 다시 한가지 문제가 파생되는데요..그건 바로 1스탑만큼 광량을 보충한다는 개념에서 시작됩니다.

이야기가 좀 복잡해지겠지만 제 다른 포스팅들을 충실하게 터득하신 분들이라면 아마 문제없이 따라오시리라 믿고 계속해볼께요.


조리개가 열려있고 감도도 충분히 높은 상태에서 -1스탑을 보충하기 위해 발광하는 발광량과

조리개가 닫혀있고 감도도 낮은 상태에서 -1스탑을 보충하기 위해 발광하는 발광량은

당연히 다를겁니다.

 

조리개 좀 조이고 플래시 터뜨린것과...

 

 

반대로 조리개 활짝 열고 플래시 터뜨린거랑 놓고 비교해보면 좀 쉽게 구분이 가실텐데요...

전체적 사진의 노출은 둘다 비슷합니다. 평균내놓고 보면 거의 같아요.

근데 플래시의 발광량은 조리개 조인쪽이 훨씬 강했고 조리개 연쪽은 훨씬 약하게 발광했겠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어떤가요. 조리개 조인쪽은 그만큼 주변광의 영향을 적게 받고 플래시가 주광원이 되면서 플래시의 빛에 의해 사진이 지배당하고 있는 반면

조리개를 활짝 연 쪽은 플래시가 보조광원에 그쳤고 그 결과 주변광들(과 그로인한 화밸)이 오히려 사진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주변부 광량저하까지 겹쳐서

사진의 분위기 자체를 아예 다르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1스탑이라는 말 하나로 퉁치기에는 지나치게 큰 발광량의 변화가 있다는 소리죠.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AV모드에서건 M모드에서건 주변광/순간광의 비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고 응용하는것도 어려워집니다.

 

또...플래시의 발광량에는 애초에 한계가 있어요. 애초에 결정된 최대광량 이상의 광량을 -1스탑이 필요로 한다면? 혹은 -2스탑 이상의 차이가 있었다면?

더 느린 셔터속도, 더 높은 감도를 주지 않는 한은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지 않게 되어있습니다.


흔히들 플래시는 왜 연사를 못쫓아오느냐, 연사 쫓아오게 하려면 더 좋은 플래시 내지는 외장 전력 보충 악세사리를 달아야 하느냐 묻고는 하시는데


그건 사실 이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모자라는 스탑만큼의 광량을 벌충하기 위해 플래시가 발광해야 하는 발광량이 크면 클수록, 당연하지만 콘덴서에 저장된 전력을 더 많이 사용할 것이고

콘덴서에 전력이 재저장되기전엔 발광이 안될것이므로 연사를 쫓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모자라는 광량을 벌충하기 위해 플래시가 발광해야 하는 발광량이 작으면 작을수록, 콘덴서에 저장된 전력을 더 적게 쓸것이며

콘덴서에 남은 전력이 뒷받침해주는 한도내에서는 연사를 쫓아갈 수 있게 되는겁니다.

즉...연사를 할수있느냐 없느냐는 플래시에 대한 유저의 이해도에 가장 크게 좌우되는것이지, 플래시의 충전성능같은것은

그 다음문제라는겁니다.


막말로 이런거 모른상태에서 억지로 온갖 악세사리 붙여 최대발광량으로 연사 몇번 한다면

플래시가 버티지 못합니다. 램프가 터져버리던가, 기판이 타버릴 수 조차 있어요. 실제로 플래그쉽에 플래시 사지마자 연사 드르르륵 하며 발광 억지로 시키다

오늘 산 플래시 연사 자랑질 몇번만에 터뜨려 먹으신 분 꽤 많습니다.(.......)

카메라가 플래그쉽에 플래시가 최신형이면 뭐하나요. 기본적인 이해가 동반안된 상태에서 성능자랑질 하려 드니 이런일이 생기는겁니다....-_-;;

 

음 이야기가 잠깐 옆으로 샜는데....본론으로 돌아가죠.

 

자 그래서 AV모드를 쓰면 노출계가 실제론 -1에 고정이다 라는것까지 이야기했죠.

그리고 AV모드에서는 또 한가지 부작용이 있습니다. 바로 셔터속도죠.

 

 

 

 

조리개 고정, 감도 고정에 셔터속도 조절을 통해 노출을 조정하는것이 AV모드입니다.

즉 너무 어둡다 싶으면 카메라는 셔터속도를 계속 늦출것이고 너무 밝다 싶으면 카메라는 셔터속도를 빠르게 하겠죠?


근데 제가 지난번 포스팅에서 뭐라 말씀드렸던가요..?

X동조 속도라는게 있다, 이 속도는 보통 1/200 내지는 1/250이 최대다...이보다 빠른 셔터속도로 사진을 찍는다면

고속동조같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셔터막이 사진에 나와 사진을 망치게 한다...고 하면서 최적의 셔터속도가 1/125라 말씀드렸을 겁니다.


하지만 평소 습관대로 플래시 사용하면서도 AV모드를 쓰려 하면 이 부분이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보시다시피 조리개 좀 조였더니 카메라가 지멋대로 셔터속도를 아주 느리게 했고

그 결과 플래시를 터뜨렸음에도 사진이 흔들린 것을 보실 수 있을거예요.

 

제가 플래시를 터뜨리는 것이 흔들림을 막는 방법이라 말씀드렸던 것도 혹시 기억하시나요?

그런데 플래시 터뜨렸음에도 사진이 흔들렸다는건 제가 여러분들께 거짓말을 한게 되는 걸까요..;?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플래시를 터뜨렸기에 생기는 일입니다.

먼저 흔들리지 않을 경우를 살펴보죠.

피사체에 대한 조명이 비교적 약하고, 배경은 충분히 밝을때, 적정광량 산출해서 촬영을 하게 되면, 센서에 상이 찍힐때 스피드라이트 반사광에 의한 상이 주로 맺히게 됩니다.

피사체에 대한 조명이 약하므로 저정도 셔속으로 찍을땐 피사체가 상당히 어둡게 혹은 아예 상을 맺지 않고 있다가

스피드라이트 광에 의해 반사광이 발생하면 딱 그것만 센서에 입력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요컨데 순간광 의존도가 높다면 사진은 흔들리지 않게 찍힙니다)


반면 같은 조건하에서 이번엔 좀 밝은 조명, 혹은 아주 느린 셔터속도하에서 피사체를 찍을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스피드라이트 반사광에 의해 센서가 상을 맺기 전에, 밝은 조명혹은 느린 셔터속도로 인해 피사체의 상이 이미 어느정도 센서에 상을 맺어버리게 되고,

거기에 다시 발광에 의한 반사광이 더해져서 순간적으로 두개의 상이 잡히게 됩니다.

그런데 피사체나 사진사가 크게 움직인것은 아니다보니 자연스럽게 두개의 상은 거~의 겹쳐집니다.

그러다보니 미묘하게 흔들린 사진이 얻어지게 되는것이죠. 바로 위의 사진이 그 예시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대부분 느린 셔속탓에 흔들린것, 혹은 핀이 살짝 나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요컨데 순간광의 비율이 낮다면 사진은 미묘하게 흔들릴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이점을 이해하셔야 해요.

 

 

자...여튼 보셨다 시피 AV모드는 얼핏 편하고 평소 사용습관에 매칭되는 듯,

실제로는 측광모드가 변한다, 노출계 0이 0이 아니다, 셔터속도를 카메라가 지멋대로 바꾼다 등의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아직 다루지 않았지만 여기에 플래시의 광량도 당연히 변화할 수 있기때문에 변수가 지나치게 많아 어지간한 내공이 없는 분들은

쉬울거라 생각했던 AV모드를 쓰다 의외의 실패를 하시기 딱 좋습니다.

모르긴해도 지금 이 포스팅 보시는 분들중에도 AV모드 쓰며 플래시 터뜨렸다 망한 경험 하신 분들이 한두분이 아닐걸요...?

또한 플래시가 아닌 좀 더 본격적인, 하지만 E-TTL이 지원되지 않는 외부순간광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AV모드는 애초부터 논외가 되어버립니다.

예를 들면 베이비셀프스튜디오 같은데서 동조기를 사용해 촬영하는 경우등이 되겠죠. 이때 AV모드 쓰시면 정말이지 화려하게 사진 망치실 수 있습니다. ㅋ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제 입문하시는 분들께는 M모드를 더 추천을 드리는 겁니다.

만약 조리개, 셔터속도, 감도라는 3대 요소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안된 분들이라면 당연히 M모드가 더 어려울수도 있죠.


하지만 플래시라는 보조광원을 사용함에 있어 바디의 노출을 완전히 결정지어 고정시키고

플래시발광량만 그때그때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사진의 노출을 지배하는 요소들이 완전히 사진사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어 원하는 사진을 원하는 대로 찍기 오히려 쉬워집니다!

그래서 쉬워보이는 AV모드보다는 어려워보이는 M모드가 더 초심자에게 쉽다는 넌센스가 성립하게 되구요...

 

웃 이제 타임아웃이군요.

나머지 내용은 바로 이어서 내일이나 모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