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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후보정의 6가지 큰 분류와 그 기초정보

by 선배/마루토스 2019.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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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후보정이라는 단어 하나에도 참 여러가지 의미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는데요

개중 목적에 대한 부분을 중점으로 놓고 생각해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후보정"이라는 것은

크게 다음의 6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1. 망친 사진을 최대한 살려내는 후보정과 그에 관련된 테크닉들.


2. 사진을 흑백/모노톤으로 변환하는 후보정과 그에 관련된 지식들.


3. 다수의 사진을 최단시간 대비 최대급 퀄리티로 대충 다듬는 후보정과 그에 관련된 내공들.


4. 사진을 매개체로 [심상,상상속 이미지]를 실제 구현화해 내는 후보정과 그에 관련된 스킬들.


5. 아주 약간 부족하거나 충분히 잘 찍힌 한장의 사진을 잘 다듬어 나름 최고의 한장으로 만들어내는 후보정과 인화에 관한 테크닉들.


6. 불특정다수에게 가장 어필하기 쉬운, 그리고 그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필살기보정과 이를 쉽게 해주는 필살기들.



이중에서 일단 4번과 5번은 이야기의 급 자체가 전혀 별격인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될 것이므로 일단 제껴두고..



일단 쉽고 빠른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1번의 경우, 즉 망친 사진을 최대한 살려내는 후보정은 필연적으로 RAW를 알고 이해한 후 비로서 시작할 수 있는 면이 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일단 망친사진은 망친사진인데 무엇때문에 망친 사진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냉정한 눈이 필요합니다.

노출때문에 망한건지, 구도나 흔들림, 노이즈, 화밸, 채도, 콘트라스트...망친 사진에도 여러 요인이 있을수 있는 법이고

그중 어느 요인을 어떻게 바로잡음으로서 그 사진을 어디까지 살릴수 있는지를 경험에서 비롯된 직관으로 파악가능해야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막말로 뭘 망쳤는지를 모르는데 뭘 바로잡겠어요. (.......)


많은 추종자를 두고있는 브레송은 일찌기 이런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약점투성이의 구성을 지닌 사진이 암실의 확대기 아래에서 재구성되어 구제되는 경우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서 암실을 포토샵이나 라이트룸으로 치환해보면 애초에 망한 사진이 보정으로 작품으로 변신한다는것 자체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걸

이 위대한 선배는 우리에게 설파하고 있는겁니다.

다만 우리는 아마추어고, 주로 가족사진을 찍는 입장이므로 잘못찍었으나 아이의 미소가 어떻게든 좀 잘보이게 해서

그럭저럭 봐줄만 한 사진으로 탈바꿈시키고자 하는 것인거죠. 그 이상의 욕심은 일단 버리세요.

물론 이걸 가능케 하는 놀라운 고수들도 없지않습니다만 오히려 그게 극히 예외적인 경우인거죠.


이 과정에서 필요한 테크닉과 스킬들은 일단 거의 RAW파일을 어떻게 주물럭거리느냐가 거의 관건이 됩니다.

노출, 화밸, 컨트, 채도, 블랙, 암부, 명부...RAW이기에 가능한 넓은 관용도를 최대로 살리는 한편

살릴수 없다 판단되는 것이 있다면 과감히 포기하고 땜빵질 한 다음 다른것에 집중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흑백이라던가, 흑백이라던가, 흑백이라던가 말이죠. (.......)

예외적으로 흔들린 사진이라던가 지나친 노이즈의 처리등은 RAW레벨이 아닌 포토샵 본 작업화면영역에서

그에 맞는 보정법이나 필터, 플러그인등을 사용하여 행해질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흑백사진의 복원작업 또한 이 영역에 속한다 할 수 있죠.

따라서 이런 경우가 많으신 분들이라면 RAW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RAW툴을 다용함으로서

망쳤다고 스스로 생각하셨던 사진의 거의 전부를 어지간하면 다 살려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 방법에 대한 세세한 부분을 저는 이야기 할 생각이 없습니다. (......)

여러분 스스로가 툴에서 이거도 해보고 저거도 해보고 하며 직접경험을 해야 여러분의 재산이 되는겁니다. 이부분은..



이제 두번째 항목으로 넘어가보죠.

사진을 흑백/모노톤으로 변환하는 것 또한 보정에서는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너무나 중요하기때문에 저는 이 영역만 따로 떼어내어 이처럼 별도로 분류할정도예요.

제가 좀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일수도 있으나 본래 흑백필름이 다용되던 시절에

흑백필름이 칭송받던 진정한 이유가 그 넓은 관용도에 있었음을 되짚어본다면 현재의 겨우 256단계에 불과한

흑백톤의 한계로부터 비롯되는 창작가들의 고통스러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영역에 그만큼의 중요도를 부여하고

어떻게 그 한계를 극복하여 아날로그시절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자유도를 획득할 수 있을까에 집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이 두번째 항목은 디지털의 한계에 대한 도전이 주를 이룰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디지털, 다시말히 비트맵에 대한 거의 완전한 이해없이는 진정한 흑백/모노톤을 지금시대에 구현해 낸다는 것은 극도로 어려워집니다.

오히려 흑백/모노톤이야말로 16비트나 32비트 같은 정보량과의 싸움이라 할 수 있으며

RGB라는 색이 BW라는 단색톤으로 어떻게 변화하는가 하는 방정식을 경험적으로라도 이해하지 못하면

마음속에 그려둔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바로 그 흑백사진은 여러분의 디스플레이에 결코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막말로 256과의 전쟁, DR과 계조의 한계극복등이 이 영역에서는 너무나 중요하니까요.

모름지기 흑백에 진정으로 도전하고 싶다면 잠시동안 인문학도로서의 마음가짐은 접어두고

필요최소한의 공학지식을 쌓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부분은 그나마 전에 블로그에 포스팅하며 가볍게라도 다룬바가 있으니 역시나 여기서 끊고 (.......)

2012/10/24 - [CAMERA] - 왜 사진을 하며 비트맵을 알아야 하는가(3)

 

 

다만 여담으로 이거 하나는 좀 적어보고 싶어요.

 

얼마전 점심시간에 들어갔던 커피가게에서 옆자리의 두 노진사분의 대화를 본의아니게 엿듣게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분이 다른 한분에게 사진에 대한 온갖 이야기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계셨고 다른 한분은 주로 듣는쪽이었는데

이야기하시는 분은 브레송을 예로 들며 흑백사진을 미화하는데 여념이 없으셨어요.

쓴웃음을 지으며 커피가게를 나오는 제 뇌리 한편에서 브레송이 적은 글의 한토막이 저절로 떠오르더군요.


"우리는 아직 컬러사진의 초창기에 있다. 칼라사진의 분야에서 진정으로 창조활동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색채를 변화시키고 조절할 수 있어야만 되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인상파 화가들이 규범화시켰고, 사진작가들도 피할 수 없는 법칙들의 테두리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성취해야만 한다. "


즉 브레송이 흑백을 고집한건 흑백이어야만 해서가 아니라

그때 당시 컬러필름의 관용도와 컬러에 대한 지배력이 그닥이었기때문에 할수없이 계속 흑백을 썼다는 소리입니다.

그는 지금처럼 포토샵에 의해 색채를 마음대로 변화시키고 조절할 수 있는 세상을 바랬으나 그 세상이 오기전에 떠났을 뿐인거죠.

저 짧은 문장안에서 그가 컬러사진에서의 색채변화, 조절을 얼마나 바라마지않았는지가 저절로 묻어나오건만

이제 그가 원하던 것이 현실화 된 세상에 살면서 어찌 그를 빌미로 삼아 핑계대며 흑백만을 미화하는것일까요...-_-; ?

흑백 필름 미화하는 이분들은 과연 브레송 브레송 하면서 그가 직접 쓴 글들을 제대로 읽은적은 있는걸까요?..;;

 

물론 흑백은 따로 떼어놓고 별도로 쳐줘야 할만큼 가치있고 중요한 사진의 한 분야입니다만

필요이상으로 흑백을 미화하기위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선구자의 이름을 함부로 팔지는 말아야죠.


"저 위대한 사진사가 흑백으로 찍었으니 나도 흑백 ㅋ"

이러면 안된다는 겁니다.


자기 스스로가...흑백이라는 수단을 사용해 사진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흑백을 선택해야지....잘난 사람들이 흑백했으니 우리 모두 흑백하자..이건 좀 아니죠 -_-;;

그리고 현대디지털베이스기반의 포토그래피에서 흑백은 공학적 기본 이해 없이는 도전이 참 어려운 장르중의 하나라는 말이 하고싶었습니다..


여담이 좀 길었네요;;




세번째 항목인 다수의 사진을 대충 후보정 하는 부분은

일단 사진을 찍을 때 애초에 실패하지 않고 어느정도 잘 찍어야 나중이 쉬워집니다. (뭐 모든 영역의 후보정이 다 그렇긴 하지만...)

이것도 예전에 다른 바가 있으니 참조하시고..;;

 

2013/05/28 - [CAMERA] - 그 많은 사진을 어떻게 다 후보정 하냐고요?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나만의 기초 설정"의 확립, "나만의 프로세스"의 확립입니다.

사진 전체를 프리셋 내지는 그에 상응하는 기본 옵션과 설정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는, 자신감이 있는 톤으로 덧칠해 나만의 색감, 나만의 느낌으로 재탄생시키는

한마디로 말해 여태까지 카메라가, 소프트웨어가 대신 해주던 기초보정을 내가 내 스스로 내 느낌으로 하는게 주가 됩니다.

꺼꾸로 말하면 내 느낌이 없다면, 내 톤이 없다면, 내 프로세스가 없다면 애초에 의미가 없는게 바로 이 다수의 사진 대충 보정이라 봅니다.

물론 이거 귀찮으신 분들은 그냥 카메라가 자동보정해서 내놔주는 저화질jpg가 원본이다 생각하고 맘편히 사셔도 됩니다.

저는 도저히 그걸 못참겠는 케이스고, 최소한의 기본보정조차도 제 느낌으로 하길 윈해서 이 험난한 가시밭길 걸어가는 거구요.

후보정을 안하면 화장실 갔다 뒤 안닦고 나온 딱 그느낌이 들정도예요 요즘엔...-_-;

제가 아는 어떤 분은 특히 피부색-노란색에서 황색사이-를 기가막히게 표현해내는 자기세팅이 있으신데

색만봐도 그분사진인걸 알정도로 특색이 있습니다. 카메라에서 자동으로 뽑아주는 jpg에만 연연하다간 결코 얻을 수 없는게 바로 이런부분이예요.



네번째 항목과 다섯번째 항목은 그런데 여태까지 다룬것과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테크닉과 스킬이 아니라 심상과 안목이라는 점이죠.

자기 마음속에 어떤 완성된 "이미지"를 먼저 그려내고 이를 위해 필요한 퍼즐조각을 셔터 눌러가며 모아다가

한장의 PSD파일위에 하나 하나 차곡 차곡 올바른 순서대로 놓고 필요한 위치에 배열하고

최적의 효과들을 각각 적용한 끝에 마침내 그것이 실제 디스플레이 화면에 구현되는 쾌감을 맛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속에 그림을 그려내는 구상력, 그리고 이를 실제로 구현화해낼수있는 연출력이 필요한데

이것은 그냥 후보정스킬, 테크닉 뭐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마찬가지로 어떤 정말 잘 찍은 최고의 사진 한장을 들고 거기서 아주 조금 모자라는 그 무엇을 매의 눈으로 찾아내고,

그것이 정말 부족한 부분이라고 스스로 확정할 수 있는 주관을 가지고

-예를 들어 어느 부분의 색이 R221,G252,B53보다는 R220,G241,B60이 더 좋겠다 같은..그 누구도 정답이다 아니다 쉬이 결론내기 어려운 부분을-

과감히 다른 값으로 치환한다던가 지운다던가 더할수있기 위해서는 그사람만의 확고한 안목, 자신감등이 있어야 합니다.

그걸 어떤 방법으로 바꾸는가는 여기서는 완전히 저차원의 부차적 문제에 불과해요.

일반 다수는 그냥도 사진 정말 좋네요 할때 혼자서 이부분을 바꾸는게 좋겠다, 이부분이 문제다 라고 생각하고 실행할수 있는건

사실 그리 쉽고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사진을 정말 많이 보고 사진을 보는 혜안, 통찰력이 없다면 시도 자체가 불가능해요.

무엇보다도 전체 6과정중 오직 이 부분에서만..."사진의 화질을 좋게"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다른 과정들은 모두 사진의 화질면에서 보면 화질을 저하시키는 보정들로 분류될 수 있어요. 심지어 1번조차도...

보기 쨍해보이고 선명해보이는거랑 진정으로 화질좋은거랑은 전혀 별개입니다.

화질좋아보이게 하는 보정 따로 있는거고, 화질을 진짜로 좋게 만드는 보정은 전혀 별개예요. 애초에 극한에의 도전입니다.

뭐 많은 분들은 화질 좋아보이게 하는 눈속임보정에 더 관심을 가지시겠지만

인화를 최종목적으로 하는 이 예술적 영역에서는 그런 눈속임은 통용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 두부분은 그냥 건너뛰겠습니다. 저는 아직 이걸 언급할 레벨에 한참 못미치기도 하고

제가 추구하는 영역과도 거리가 꽤 멀기때문에..라고 변명해봅니다. -_-;;



그리고 이제 마지막이.....소위 말하는 필살기들이죠.

찍을때는 별거 없었던 사진에


노이즈를 넣고, 흑백처리를 한다던가

HDR풍으로 보정해 본다던가

강렬한 하이패스식 입자감을 부여한다던가

토파즈라던가 NCE같은 초강력 플러그인의 힘을 빌려본다던가

한때 엄청 유행하다 시들어버린 콘트라스트마스킹 기법을 도입해본다던가...

애인 사진 뽀사시하게 파스텔톤 필름톤으로 만들어준다던가...


함으로서 일단 불특정다수로부터 "우와 이거 신기해요""강렬해요""있어보여요"소리를 비교적 쉽게 듣는

다양한 필살기들이 존재합니다. 이런건 뭐 실제로 필살기같은 역할을 하니 필살기라고 부를께요. (.......)



그런데 여기서 다시한번, 위대했던 선배 브레송의 격언을 다시 생각해봅시다.

"약점투성이의 구성을 지닌 사진이 암실의 확대기 아래에서 재구성되어 구제되는 경우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잠깐의 화려함과 신기함으로서 다수의 눈길을 잠깐 끌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냥 그게 전부인것이 또 필살기들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일반대중은 "그거 보정 어케해요 ???"하고 보정법을 궁금해하지,

그 사진 자체에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것 또한 사실이예요.


뭐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사실 그래도 나쁠거 없습니다.

오래전 단종된 필름느낌 내서 나쁠것 없고

심지어 찢어지고 헐어버린 느낌으로 합성해도 누구도 뭐라 할수는 없는거예요.

저도 그런거 즐겨합니다.


다만 그 한계를 알고,

지나친 필살기에의 의존은 결국 자기 자신의 창작의 날개를 옭아매는 쇠사슬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는 겁니다.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진짜 요리 잘하는 사람은 무슨 어린사슴가슴살을 곁들인 캐비어 요리같은걸 내놓는 사람이 아니예요.

우리가 매일 먹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성이 나올만큼 기가 막히게 맛있는 김치를 할 수 있는 사람,

평범한 콩나물국에 평범한 쌀밥인데 씹는 맛이 살아있고 고소하기까지 하며 무르지도 않고 질지도 않은

그런 밥을 항시 해낼수 있는...그런 사람이 진짜 요리 잘하는 사람입니다.


기왕이라면...그런 사람을 한번 지향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나 하는게 제 생각인거구요....






이 글은 나중에 다시 한번 제대로 좀 다듬어봐야겠네요. -_-;;

제대로 쓰려면 6회에 걸친 연재를 해야할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