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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COMIC

캡틴 하록-하록선장 3D 감상평. 스포존재함.

by 선배/마루토스 2014.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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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을 좀 늦게 올리게 되었네요.

공적 사적으로 바쁜일이 너무 많아 포스팅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최근엔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 하록이라는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방대한...그야말로 방대한 배경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속칭 마츠모토 레이지 월드....라 불리우는, 하록선장과 은하철도999와 천년여왕등에 대해 말이죠.

사실 레이지옹이 설정을 이리 저리 맘대로 자주 바꿔대는 탓에 어지간히 매니악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하록과 메텔과 천년여왕과 에메랄다스와 토치로와 철이(테츠오)와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이 듭니다.

모르긴해도 레이지옹 스스로도 지금 상당히 꼬일대로 꼬여 난감한 상태일걸요?

 

그러나 제생각에...그런걸 정확히 알 필요는 사실 그다지 없고

애초에 스토리보다도 캐릭터성이 레이지월드의 코어를 이루고 있으며 그 살아있는 캐릭터가 점점 멋대로 이야기를 확장시켜가는 단계에까지

이르렀기때문에 중요한 것은 캐릭터 그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는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이 하록선장 3D는 까놓고 말해 감독, 각본가 모두 하록선장을 겉핥기로만 이해하고 만든 작품이라고 저는 감히 단언합니다.

 

일찌기 우주해적 코브라와 함께(........) 우주를 주름잡았던 캡틴 하록은

일찌기 없었던 '완벽'한 마초캐릭터였습니다.

실실 쪼개고 농담따먹기하며 적의 머리를 사이코건으로 날려버리는것이 코브라의 정체성이라면

하록은 시종일관 묵묵히, 하지만 다가올 그 어떤 난관도 어떻게든 극복하여 남이 뭐라 하건 자기가 정한 길을 끝까지 관철해내는

'남자의 길'을 걷는 마초캐릭터의 첫 완성형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그는 틀리는 일이 없습니다. 그의 혜안과 전략안은 어떠한 상황도 예측하고 대비합니다.

그는 말로 표현하지는 않으나 그 누구보다도 정이 깊은 남자입니다. 외계의 침략자조차도 굴복만 시키고 깔끔하게 돌아설만큼 대범하기도 합니다.

그가 남자라 인정한 상대라면 그는 그 남자의 길을 존중할 줄 알며

그가 친우라 인정한 상대라면 더 할말조차 없습니다.

"친우여, 너조차도 날 배신하는가!?" 라는 말을 토치로에게 내뱉는 하록은 그래서 존재할 수가 없는겁니다. 존재해서도 안됩니다.

 

인간같지 않은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그도 결국 인간이며 무슨 불사성을 내세워 몸빵하는 캐릭터여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지구를 멸망시켜버리는 실수따위를 하는것은 결코 하록이 아닙니다.

그걸 바로잡자고 우주 전체를 날려버리겠다는 발상을 하는 것 또한 하록이 아닙니다.

게다가 하다말고 중간에 관두는건 더더욱 하록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하록을 모독하고 있습니다. -_-;;

그것도 지독하게 모독하고 있습니다. -_-;;

 

스토리라인, 개연성, 연출, 그래픽.....뭐 이런건 일단 접어두고

제목이 하록인 이상, 하록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리면 이 영화는 성립이 안되요.

그 어떤 삼국지가 새로 나와 유비를, 조조를, 손권을 재해석해도 다 용납되지만

관우를 건드리는것만큼은 용납되지 않는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관우를 건드려버리면 그건 더이상 삼국지가 아니게 되요.

마찬가지 의미에서, 이 영화는 하록을 나름 최악의 형태로 재해석하고 있으며.....그래서 팬들에게 외면받아 마땅한 영화가 되었다 봅니다.

 

아 물론 재미도 없어요. (........)

 

이 하록선장 뒤로 또 갓챠맨 실사영화 라는 트랩카드가 존재하는데......복고도 좋지만 제대로 좀 만들어줘야 무슨 이야기가 될텐데

최근 일본의 서브컬쳐 전반에 걸친 재능의 퇴화가 두드러지는게 영 마음에 걸리네요.

 

캡틴 하록, 그래서 정말 맘에 안드는 영화였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