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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와 볼헤드 구매전에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점.

by 선배/마루토스 201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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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아는 겁니다.


카메라나 렌즈하고는 다른게 삼각대예요.

카메라는 그 자체로서 작동합니다. 카메라에 1렌즈 있으면 셔터 누를 수 있고 사진 찍을 수 있거든요.


반면 삼각대와 볼헤드는 카메라에 반드시 부속됩니다.

아주 멋지고 좋은 삼각대 들고 나간들 삼각대로 사진 찍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없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많은 분들이 간과하시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즉,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나란 인간이 삼각대를 꼬박꼬박 들고 다니며 사진찍을 인간인가?"하는 것입니다.


삼각대'만'들고 다니는게 아니예요. 삼각대'까지도'들고 다니는겁니다.

보통정성으로는 길고 무겁고 휴대가 불편한 삼각대...일상 스냅 사진 촬영하며 들고다닌다는게 안됩니다.

아...좋은거 하나 사서 차 트렁크에 실어두면 필요할때 쓰고 좋겠다고요...?


나중가면 트렁크에 카본 삼각대 비싸고 좋은거 사서 넣어두었다는 사실조차 망각하는 분들이 태반입니다.

 

제아무리 가벼운 최고급 삼각대라 할지라도

기본 크기와 무게는 절대로 만만하지 않습니다. 가격은 더더욱 만만하지 않죠.


DSLR과 렌즈 두어개가 무겁고 부담스러워 다 버리고 미러리스나 콤팩트로 가겠다는 분들은

그나마 자기 자신을 아는 분들입니다.

자기가 지닌 열정의 크기와 무게가 장비의 크기와 무게보다 작다는 사실을 깨우치신 분들이예요.


삼각대는 반대로 살 당시에는 왠지 자기 자신이 지닌 열정의 크기와 무게를

삼각대와 볼헤드에 사용한 금액만큼 뻥튀기를 시켜주는 심리적 효과가 있습니다.


"오오 이 삼각대정도면 나도 훌륭한 나잇뷰 풔러구뤱허 ㅋㅋ" 하기 쉽다는 거죠.

 


근데 한두번 들고 나갔다가 안들고 다닙니다.

무거우니까. 크니까. 휴대가 불편하니까. 막상 해보니 쓰는 경우가 한정되니까...


그럼 말짱 헛돈쓰신거예요.

물론 들고 다니는 분들은 끝까지 악착같이 들고 다니십니다.

근데 그게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거예요.(.......)


본인이 그 악바리같은 집념을 가진 사진사인가 아닌가는

옆에서 이거 사세요 저거 좋아요 하는 사람이 알 수는 없습니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매전에 심사숙고를 하고,

자기 자신의 열정을 되돌아보고,

자기가 찍는 사진을 되돌아보고,

있으면 쓰겠지 보다는 나란 인간 저거 없음 사진 못찍어 할 정도의 각오를 다지고 사야 하는게


바로 삼각대와 볼헤드라는 겁니다.

 

보통의 가족 취미 아마추어 아빠 사진사들에게는 무용지물에 가까워요.

애 짐에 유모차에 간식거리에 예비옷에 기저귀에 ...다시 카메라 바디와 렌즈 두어개에 외장플래시에 예비배터리에

추가로 삼각대와 볼헤드와 리모콘까지 아득바득 챙겨 놀이공원을 돌아다닌다?


이론상 가능은 하겠죠. 말로 생각으론 뭘 못하겠어요?


실제로 해보신 분들도 적지 않으실겁니다.

그리고 '두번다시 이짓하면 내가 성을 간다'

하며 미러리스 카메라 기웃거리시게 됩니다. (.......)

미러리스 카메라가 그래서 잘팔리는거예요. 삼각대 다음에 사는게 미러리스라고 봅니다 전.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간단합니다.

삼각대와 볼헤드 사시기 전에 스스로의 양심에 비추어 솔직한 시뮬레이션 한번 해보고 사시라는 거예요.


삼각대 쓴 멋진 야경 찍어 여기 저기 올려 오오 소리 듣는 자신을 상상하는건 시뮬레이션이 아닙니다.

그건 그냥 꿈, Dream, 판타지예요. (......)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돌린 끝에 나온 결론이 "나는 그만한 열정을 지니고 있다"라면


그때 기왕 사는거... 싸구려 말고 좋은거, 괜찮은거 사세요.

비록 비싸더라도 목적이 흔들리지 않은 깨끗한 사진이라면 어느 레벨 이상의 삼각대와 볼헤드 아니면

들고다니는게 헛수고 맞습니다. 물론 바르게 쓸 내공은 기본이고요.

기본 내공 없으면, 최고급 삼각대와 최고급 볼헤드 쓰셔도 여러분의 사진은 엉망진창으로 흔들립니다.

가끔 삼각대랑 볼헤드 좋은거 사면 사진이 저절로 깔끔 깨끗해질거라 생각하시는 분들 계시던데..

그거 완벽한 착각이예요. ㅋㅋ 만년필 좋은거 사신들 악필이 명필되던가요...?

 

저도 제 자신에 대해 시뮬레이션도 돌려보고 실제 시도도 몇번 해본 결과가

제 경우엔 가벼운, 그러나 최소한의 기준치는 통과한 트래블러형 삼각대와 그에 맞는 도브테일 규격 볼헤드..

그리고 언제라도 바로 볼헤드에 카메라 끼우고 핸드스트랩과 넥스트랩도 같이 거는

도브테일 플레이트를 갖추는 거였던거구요.


물론 사람은 변합니다. 그가 지닌 열정의 크기도 변해요.

부풀어 오를 수도 있고, 풍선빠진 바람처럼 쪼그라들 수도 있습니다.

제 열정이 부풀어 오른다면 저도 카본 삼각대 비싼거 살것이며

쪼그라든다면 주저없이 지금 삼각대와 볼헤드 팔아치우겠죠.


좋은 삼각대랑 볼헤드 있다고 그거 쓰려고 사진찍는게 아니니까요.

좋은 사진 찍으려고 좋은 삼각대와 볼헤드 갖추는거니까.....

 


....오늘도 평소 하던 생각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