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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pla

20여년만에 다시 만들어본 건담 프라모델 이야기.

by 선배/마루토스 201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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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아카데미제 ZZ건담..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어린시절 만들어보았던 최후의 프라모델말이죠.

이후 저작권을 비롯한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국내에 일본 프라모델이 아카데미나 뽀빠이(....)의 이름을 달고

출시되는 경우가 사라지기도 했고, 저도 프라모델을 만들 여력등이 되지 않아 20년 넘게 잊고 살았었습니다.


그동안 건담 프라모델을 주력으로 삼는 반다이는 MSV(모빌 슈츠 바리에이션)이라는 계보를 정리하고

90년대 초부터 자사의 건프라를 등급으로 나눠 발매하기 시작했죠.

 

 


지금에 와서는 등급자체도 많아져서 입문자분들을 헷갈리게 하는데

사실 뭐 그리 어려울것도 없습니다.


1. FG / EG

각각 퍼스트 그레이드와 엔트리 그레이드 이야기하는건데요,

딱 저희 어렸을적 국민학교 앞에서 팔던 100원짜리 프라모델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학년 어린이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데 뭐 세월이 흐른만큼 그때보단 많이 나아졌어요.


2. HG / HGUC / HGM

하이그레이드의 약자이며 보통 1/144스케일입니다.

저렴하고(만원~3만원전후) 나름 훌륭한 디테일과 적당한 호환성이 보장되는 만인의 건프라죠.

우주세기(현재로선 건담/z건담/zz건담/뉴건담/v건담/f91/유니콘등)에 등장하는 MS만 따로 떼어

HGUC라 지칭하는데 사실 이 등급의 진짜 매력은 '건담이 아닌 프라모델'의 다양성에 있습니다.

주인공인 건담뿐만 아니라, 지나가다 터지는 양산기들까지도 수두룩하게 발매하고 있어서 라인업이 충실한게 묘미입니다.

건담GP-03 덴드로비움이나 노이에 질등 초대형기를 HGM이란 이름으로 발매하기도 했는데 뭐 그냥 신경끄셔도 무방..


3. MG

마스터 그레이드의 약자입니다.

말 그대로 내부의 프레임부터 시작해 도색하지 않고도 충분히 원래 색을 재현해내는 색분할등

당대의 일반 프라모델들중 정점을 찍는 등급으로서 가격도 만만치 않아 최소 3만원대에서 심하게는 10만원 넘는,

고가의 라인업에 해당해요. 그만큼 '이건 정말 건프라중에서도 짱이다'소리를 듣는 제품이 상당수 포진해있습니다.

일반 건프라 모델러가 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최종등급이죠.


4. PG

퍼펙트 그레이드. 건프라의 종결자입니다.

부품의 수가 가볍게 1천개를 넘으며, 크기도 1/60 스케일이기때문에 어른 팔뚝정도되는 크기를 자랑합니다.

기본 10만원에서 시작해 30만원정도까지 하기때문에 어지간한 각오 없이는 구매 자체가 어려운 제품이지만

그만큼 남자의 로망(.....)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크기와 디테일이 뿜어내는 간지란 (.......)

 

대략 이렇게 나눠진다 보시면 됩니다. 이 외에도 무등급이라던가 SD(.....)등이 존재하지만 그런건 뭐 제껴두고..

 

 


한 7,8년전 정도던가 부터 이 건프라를 제조하는 반다이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해서 건프라를 팔기 시작했어요. 제가 다시 건프라에 흥미를 지니게 된것도

반다이가 한국에 오픈한 건담 프라모델 전문샵인 건담 베이스가 생기면서였습니다.....만


결혼도 하고 애도 키우는 와중에, 개당 가격이 만만치 않은 건프라를 만들어 볼 엄두는 여전히 내지 못한채로

시간만 흐르고 있던 와중에, 새로운 등급이 몇년전 등장합니다.

그게 바로 오늘 포스팅의 요체가 되는 RG, 리얼 그레이드예요.

사실 REAL-현실의 의미가 아니라 뭐래더라...Revolutionary Extra Advanced Level의 약자라고 반다이는 주장하는데

사람들 다 그냥 리얼 그레이드라고 부르니 걍 신경쓰지 마세요 (......)


이 RG는 기존 건프라들과는 좀 다른 특성을 지닙니다.

첫째로 스케일이 1/144로 HG등급과 같습니다. 작아요.

둘째, 그런데 디테일은 MG, 심지어는 PG급과 맞먹습니다. 내부 프레임은 기본에 손가락도 가동하고..

어지간한 기능, 기믹은 전부 다 구현을 합니다. 변형을 한다던가, 움직임에 맞춰 외부장갑이 슬라이드 한다던가...

게다가 폴리캡을 사용하지 않고 내부프레임으로 엄청난 가동성을 구현해 내며 거의 완벽한 색분할이 되어있어

별도의 도색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원작 기체 그대로의 색을 재현해 내는데


....비싸봐야 단돈 3만원 전후입니다.

가격은 3만원대인데 디테일은 PG급에 만드는 재미는 HG급 이상, MG급과 비슷하고 ...


라인업이 하나씩 하나씩 새로 나오면서 건프라 오덕들은 우왕ㅋ굿ㅋ 하며 환호성을 지르지 않고는 못견딜 정도였죠.

 

 

HG는 성에 좀 안차고, MG는 크기도 커 보관도 힘든데 가격도 비싸(제가 눈여겨 본 모델이 9만원대들입니다..ㅠㅠ)

언감생심 시도도 못해보고 있고, PG는 그냥 말 그대로 인연이 먼 물건 취급하며 건프라와는 동떨어져 있던 저로서도


RG라는 신제품은 이건 한번 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막 드는겁니다. (......)

 

다행히 와이프님이 이해를 해주셔서 첫번째 RG로서 MSZ-006 제타건담을 시도해보았고(...중간에 실패가 좀 있엇....)

이번 어린이날을 맞이하야 아빠를 위한! 셀프선물로! 두번째 RG인 GN-001 건담 엑시아를 구매해 연휴중에 완성을 했네요.

일곱살 아들은 옆에서 부품 찾는거 도와주고 아빠는 만들고 딸은 자꾸 부수고 (......) 하면서요. ㅋ


제가 딱히 뭐 UC만 고집하는 인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드가 좋아 난리치는 부류도 아니기때문에

한동안 다른 RG를 들여다 볼 일은 이제 없을겁니다. RG는 현재까지 15개 라인업이 겨우 나왔거든요.

그중에 스트라이크용 번외제품이 하나 끼어있고 건담이 아닌게 두개 끼어있고, 똑같은 놈이 색만 바꿔 나와있고 해서

실질적으로는 11개밖에 안되는데 개중 가장 끌리던 제타건담과 엑시아를 만들었으니,

더블오라이저나 더블오쿠안타가 나오기 전에는 별반 끌리는 제품이 없거든요.


애초에 RG의 특성에 끌려서 20여년만에 만들어본건데

이제와서 HG나 MG로 갈 이유는 없고말이죠. 뭐 맘에 드는 새 RG나오면(새거 나오는데 보통 반년이상 걸려요)

아들도 좀 더 컸을테니 같이 만들면 더 재미날것 같네요. ㅎㅎ

 

 

애들이 어려 도색할때 발생하는 유독물질등이 걱정되기 때문에 도색도 따로 안하고 먹선만 넣으며 할거라서

그렇게 만든 프라모델 사진촬영해

 

 

포토샵(.....)으로 도색한것처럼 보이는 보정을 요즘 시도해보고 있는데

이것도 나름 상당히 즐겁네요 ㅎㅎ


이제 5월 12일이면 건담 유니콘 최종편 7화가 발매될테고...

푸른 눈의 캬스발을 시작으로 하는 건담 디 오리진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시동을 걸것이며


한입으로 두말하기 좋아하는 토미노옹이 다시 건담 G의 레콘기스타로 돌아올테니


건담 AGE때문에 잠시 실망했던 건덕후들도 다시 환호성을 지를겁니다.

 

저도 오래간만에 사진 아니고 다른거 이야기 하니 즐겁군요 (......)

.....아니 뭐 도색한듯 보정하는 연습 했으니 결국 사진이야기인가;;

 

원래 색이 잘 분할되어 있지만 제 선호색이 아니라 블루, 옐로우에 중점을 두면서 좀 더 진한 색이 되도록 보정하고

프라모델에 금속의 질감을 부여하기 위해 HDR풍 보정을 응용하여 적용했으며

녹색 부위가 적당히 발광하는 듯 보이게 하기 위해 해당 부분만 부분적으로 문질러 주었고

뒷 배경을 검게 처리하는 한편, 무게감을 좀 불어넣고자 강한 컨트라스트에 암부를 더 어둡게 처리하는 보정을 했습니다.

마무리로 샤픈&리사이즈까지 하는데 각각 사진 한장당 2분정도 걸렸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