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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운하도시, 중국 우전 여행기

by 선배/마루토스 201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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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페이스북에서 진행되었던 베스트레블 주최 중국 우전 체험여행 이벤트에 운좋게 당첨되어 2박 3일에 걸쳐 다녀왔습니다.

총 10명이 선발되었고, 쟁쟁하신 포토그래퍼와 무비메이커, 플랜메이커와 베스트 블로거 사이에 나름 포토그래퍼의 한명으로 다녀왔습니다만,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제가 우전에 대해 알고 있는 바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저 비행기로 두세시간 걸리는, 중국 상해 근처 어딘가에 있는 운하마을 이라는 정도였을 뿐이죠.

제생각에 원래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관광지는 보통 공통되는 몇가지 특색이 있습니다.

먼저 역사...죠. 자금성이라던가 만리장성처럼 그 자체가 드라마틱한 역사의 현장이었던 경우라면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충분히 안겨줍니다.

두번째는 마스코트라 해야 하나 랜드마크라 해야하나...그 관광지를 대표하는 뚜렷한 그 무엇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것도 사람들의 인상에 강하게 남기에 충분한.

에펠탑이라던가 개선문, 콜로세움...금각사나 히메지성처럼 그냥 한번 보기만해도 영원히 그 사람의 기억에 남을 만한 확실한 상징이 존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쉽게 전파가 되죠.

그 외에도 몇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그 고장을 대표할 수 있는 요리가 존재한다던가,

카지노같이 그 도시를 대표하는 어떤 성격이 있다던가...

그 고장을 상징할 수 있는 아주 유명한 인물이 존재한다던가...

이런 경우에도 아주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될 수 있습니다.

모짜르트 한명을 지속적으로 팔아먹는 유럽의 모 도시를 생각해보시면 되겠네요. (.....)

 

 

 

 

우전...은 사실 여기 어디에도 해당된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우전을 기원으로 하는 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요리가 존재하지도 않고,

우전 출신의 극 유명한 위인이 존재한다 하기도 힘들며,

중요한 역사적 의의를 지닌 곳이라 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굳이 이야기 한다면 두번째, 즉 베네치아와도 같은 운하도시라는 점인데 여기에도 난점은 하나 있습니다.

베네치아는 중세 이래 운하도시로서의 명성을 지속적으로 널리 퍼뜨려 온 역사와 전통이 뒷받침되는 운하도시인 반면,

우전은 마치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운하도시같은 면이 있어 아는 이가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사실 우전에 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왜 우전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비로서 풀리더군요.

우전은 본래 중국 특유의 풍경을 지닌 운하마을로서 나름 긴 역사를 가지고 있긴 했으나

중국 개화기에 이런 저런 역사적 사건을 겪으면서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급감해 거의 유령도시처럼 변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중국 개혁을 거쳐 본격적인 관광도시로서 재개발 되고 난 후,

사람들이 사는 우전 동책과 사람들이 관광오는 우전 서책으로 나뉘게 되었고 깔끔산뜻상쾌한 관광지로 거듭나게 되었다 하더군요.

그래서 중국사람들에게는 나름 널리 알려졌을지언정 당장 자금성이나 만리장성조차 다녀와본적이 없는 한국사람들에게는 인지도가 아주 낮은 장소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재탄생한 우전은, 우리가 흔히 알고있고 편견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여타 관광지와는 한차원 다른 장소로 거듭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말하는 모든 것은 관광지로서 재개발된 우전 서책을 대상으로 합니다.)

 

 

 

 

우리가 흔히 중국 하면 떠올리는게 몇가지 있죠. 요컨데 쩌는 선입견이라고나 할까...ㅋㅋ

첫째, 더럽다.
둘째, 무섭다.
셋째, 후졌다.
넷째, 못믿겠다.

제가 다녀와 본 우전은 이중 그 어느것하고도 거리가 먼 곳이었습니다.

완전히 계획적으로 개발되어지고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우전 서책 관광단지 내에서 저는 제가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모든 선입견이 다 어긋나는 유쾌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전 내 곳곳에 배치된 보안 담당직원들은 발생 할 수 있는 모든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고 또 대처하고 있었으며

그 안에서는 체험단의 일원인 젊은 여성분들조차 혼자 돌아다녀도 아무런 불안이 없을 정도로 치안이 좋았어요.

 

관광객의 거의 절대 다수는 중국인이었고 소수의 서양인들도 가끔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만,

스마트폰에 아이패드를 들고다니며 DSLR로 사진찍는 중국인들은 제 선입견과는 달리 거의 모두 예의바르고 깔끔했으며 또 친절했습니다.

 

 

운하도시로서의 특색이 잘 살아있는 낡아보이는 외견과는 달리,

숙소를 비롯해 식당등의 내부는 정말 신식에 깔끔한 현대식이어서 정말 놀랐었습니다.

HDTV와 유무선 랜이 완비된 깔끔한 숙소는 특히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한국의 가족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아주 유용했어요.

일부러 통화료 아끼려고 문자나 통화를 극력 피하던 저는 숙소에서 페이스타임 영상통화를 통해 아들 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외견과는 달리 최첨단을 걷는 대륙의 기상에 이자리를 빌어 잠시 감사 (.......)

이것이 바로 저희 체험단이 이틀동안 신세진 숙소입니다.

숙소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정서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외견을 하고 있는데, 정작 내부는 초현대식이라는

편리한 아이러니를 지니고 있죠. (.......)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우전은 처음 제가 이야기 했듯 역사나 위인과는 거리가 좀 있으며 우전 그 자체를 상징하는것은 운하...정도라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우전은 단지 그런것으로 이야기하면 되는 관광지는 아니더군요.

 

 

 

 

사진을 보며 한번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래된 운하를 두고 좌우에 수상건물들이 푸르른 수목과 조화를 이루며 들어서 있고

한가로이 오고 가는 배들의 풍경과 절(백련사)앞의 향 냄새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그 독특한 분위기를요.

 

 

네. 제 생각에 우전은 바로 그러한 '정서'를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관광지입니다.

바쁜 일상으로부터 잠시 떨어져 나오는 것이 여행의 본질이건만,

우리는 여행을 가서도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이중성을 지닙니다.

그러나 운하도시 우전은 결코 바쁘게 움직일 필요가 있는 그런 관광지가 아닙니다.

 

 

 

랜드마크마다 마다 들러서 증거사진 인증샷 찍고 움직이는 그런 관광이 아니라,

그저 그곳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그곳의 분위기에 취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그런곳이었어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찻집에 앉아 한잔의 용정차를 음미하고

운하를 한가로이 지나가는 배 몇적 바라보며 세계 3대 소리를 듣는 본토 중국 요리 몇가지와 간식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지는데

그때부터 우전의 참모습이 드러나가 시작합니다.

 

 

바로 야경이죠.

우전에는 수많은 다리들이 존재합니다. 총 갯수가 70여개라고 하니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그 다리들마다 마다 해가 저물면서 저마다 다른 조명들이 들어오면서 화려하기 이를데 없는 우전만의 야경을 만들어 냅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할 때,

해가 거의 넘어갔을 때,

해가 넘어간 다음..

 

그 짧은 시간동안 우전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변만화 합니다.

셔터 한번 누를때마다 변화하는 그 모습이 사진사로 하여금 피가 끓게 하더군요. (.......)

본래 아들 딸 위주의 사진만 주로 찍느라 풍경사진 안찍은지 한 5년 된거 같은데...저로 하여금 풍경사진 찍는 재미를 새삼 다시 되느끼게 해줄 정도였어요.

 

 

 

다리와 운하가 어우러진 풍경도 아름답지만, 저녁노을이 우전의 거리 거리와 어울어지면

와, 내가 지금 진짜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중국마을에 와있구나 하는게 절로 실감이 날 정도로

이국적이면서도 친숙한 느낌이 드는게 참 좋았습니다. 같은 동양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 듯...

 

 

 

 

 

 

 

한편으로는 잠시동안 사진 찍는 것을 잊어먹고 멍하니 넋놓고 이곳의 정서와 풍경에 푹 빠져 있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찍는것을 전제로 한 포토그래퍼로서 이벤트에 응모하고 당선되어 갔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찍는 것조차 잊게 할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풀어놓는 매력이 살아 숨쉬는....그것이 우전이었어요.

 

 

 

 

 

 

 

2박 3일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우전 서책이라고 하는 그리 넓지 않은 공간안에 있으면서도

그 시간이 지루하거나 길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그 내부의 오밀조밀함이 같은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시간과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지도록 하는 마력이 있기 때문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귀국하고 나서 안내책자를 돌아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가본 곳이 몇군데 더 있었구나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골목 마다 마다 오밀조밀 밀도있게 채워져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마음이 확 트일정도로 넓은 공터와 수목이 운하와 운하를 건너는 다리들과 함께 공존하여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정말 좋았고요.

 

 

 

 

 

 

 

 

 

 

 

 

 

 

 

 

 

 

 

 

그러나 이러한 수십수백마디 말보다도, 결국은 사진같은 이미지가

우전이 어떠한 곳인지에 대해 좀 더 잘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제 포스팅치고는 드물게 수십장의 사진을 한방에 올려봅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관광지라는건 결국,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해야 진가를 알 수 있는 법이기때문에...

 

궁금하시다면 일단 한번 다녀와보시는게 어떨까요?? ㅎㅎ

사진 찍는 저로서는 참 강추하고 싶습니다.

 

ps) 중간에 제 사진 치고는 드물게 '모르는' 인물사진 몇장 있습니다만 이분들은 우전 서책 관광단지 내에 존재하는

과거 중국의 가내 염색, 비단천 제작과정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재현하며 촬영을 전재로 일하고 계시는 종업원분들입니다.

굳이 이야기 할 필요 없긴 하지만 그래도 평소 제가 초상권등에 대해 민감한 발언을 하고 다니다보니 미리 짚어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