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MERA

이제 막 사진블로그를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께 드리는 제언.

by 선배/마루토스 2014. 8. 21.
728x90

 

"사진 블로그를 만들었는데 방문자가 별로 없어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방문자를 늘릴 수 있을까요?"

얼마전 받았던 질문입니다. 그리고 평소처럼 오늘도 좀 쎄게 이야기를 해보죠.(....)


첫째.

애초에 블로그에 방문자가 왜 많아야 하나요...?

뭐 파워블로거 이런 타이틀이 탐나셔서인가요 설마?

그런 타이틀에는 정말이지 단 1mg의 가치조차 없습니다.

쓸데 없이 방문자만 많은 블로그가 되서 어따 쓰시려구요?

많은 방문자를 바라는데 가만 보면 방문자가 많아야 할 이유가 뭔지 자기 자신도 명확하게 모릅니다.

그냥 많았으면 좋겠다...이런건 이유가 되지 못해요.

많은 방문자로 뭘 어떻게 할건지 하는 추가 비전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런것도 없습니다.

제생각에는 괜히 네이버니 다음 일면 올라가 흥미위주로 몰려오는 방문자보다도

검색어 하나 하나 또박또박 쳐서 찾아와주시는 방문자분들이 진정한 방문자라 생각해요.

이분들을 늘릴 방법을 연구하는 거라면 모를까, 무턱대고 방문자만 많아봤자 그거 그리 좋은것만도 아닙니다.

 

둘째.

뻥안까고 대중은 여러분의 사진에 정말 단 0.1mg의 관심도 없습니다.

여러분이 어디갔는지, 뭐드셨는지, 누굴 도촬했는지, 자녀분이 얼마나 예쁜지, 무슨 꽃을 담았는지...

이런거 아무 관심없어요.

블로그를 하나 운영한다 하더라도 그냥 서민 A임에는 변함이 없단 말입니다.

서민A의 사진을 일부러 찾아와서 볼 대중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딱 현재 방문자수만큼밖에 안됩니다.

만약 여러분의 사진이 정말 하이레벨 하이퀄리티고 감성이 뚝뚝 떨어질만큼 가득하거나

거의 신문 사회면 특종급의 사회고발사진이거나 요즘 한창 뜨는 연예인의 헐벗은 사진이라면 모를까,

그만그만한 사진을 블로그에 허구헌날 아무리 올리더라도 대중의 발걸음이 오게 하는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꾸준히 사진만 냅다 올리다 블로그 문닫는 분이 많은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사진 나름 잘찍었다 생각하는데 왜 방문자가 안오냐구요?

그 나름 잘찍은 수준의 사진이 차고 넘치는게 작금의 인터넷입니다. 현실을 바로 보세요.

어떤 한분의 블로그를 들어가보느니 500px나 플리커 가보는게 훨씬 더 좋은 사진을 훨씬 더 많이 보는 방법인데

이분들이 왜 여러분의 블로그를 일부러 찾아 들어가겠어요?

 

셋째.

블로그라는 공간의 본질은 사진저장소가 아닙니다.

블로그의 본질은 글을 써서 올리는 공간이예요. 사진은 덤입니다.

스토리가 있고, 사람내음이 있고, 철학이 있고, 주관이 있고, 정보가 있어야 방문자가 오기 시작하는겁니다.

방문자가 먼저인게 아니라 콘텐츠가 먼저인겁니다. 갖은 편법 다 써가며 방문자 모아봤자 콘텐츠 없으면 끝이예요.

게다가 검색에 걸리는건 결국 텍스트예요. 이미지가 아닙니다. (...구글이 좀 괴수이긴 하지만 여튼)

제목한줄에 사진 한장 딸랑 올리고는 사람들이 많아 와서 내 사진을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정말 순진하기 이를데 없으면서도 현실을 모르는 행위입니다.

순수하게 매일매일 사진만으로 방문객을 모을 수 있다면 그사람은 이미 일개 서민A가 아니예요.

사진 작가, 그것도 톱클래스의 작가이신겁니다.

어지간한 작가도 그렇게는 못합니다.

 

넷째.

방문자가 많으면 힘이 나서 많이 포스팅하겠는데

방문자가 없으니 힘이 안나서 포스팅할 의욕이 안난다고요?

앞뒤가 바뀌어도 이렇게 바뀔수가 없습니다.

꾸준한 사람의 블로그에 방문자가 생기는 겁니다.

처음에 반짝 포스팅 몰아서 했는데 방문자 없다고 재미없다고 뜸해지다 문닫는것...

이게 대다수 사진 블로그의 기본 순서가 되어버리고 있는데 이러면 안됩니다.

꾸준해야 해요. 꾸준히 사진 올리고, 꾸준히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블로그라는 공간을 통해 자기가 글과 사진으로 평소 하고 싶어 미치겠던 이야기를 꾸준히 늘어놓다 보면

그거 보고 읽으러 사람들이 오게 되는겁니다.

자기 어설픈 사진 자랑만 대놓고 하겠다는 블로그에,

그저 온갖 좋다는 갤러리형 스킨과 BGM을 동원해가며 화려하게 꾸미기에만 치중한 블로그에... 

여러분의 친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결코 다시 찾아오지 않아요...

 

사진을 테마로 하는 블로그를 시작하시기에 앞서,

욕심을 전면에 내세우시기에 앞서,

한번쯤은 이런 부분을 생각해보시고 시작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며

일부러 오늘도 또 불편한 이야기를 늘어놓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