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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촬과 초상권에 대한 제 생각 총정리.

by 선배/마루토스 201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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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촬과 초상권.

 

대한민국은 민주법치국가이며, 가장 기본적인 인권에 대해 법으로 보호를 받을 권리가 주어진 나라입니다.

 

그리고 법을 살펴보면, 실제로 촬영 및 공표로 인해 개인의 인권과 초상권을 침해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을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시위, 이벤트, 공연 등등...

 

반대로 말하면 예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상권은 법에 의해 존중받아 마땅한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것도 가장 기초적인, '인권'에 해당하는 소중한 권리예요.

 

일부 사진가들의 자기만족등에 의해 그리 쉽게 침해되어서는 안될...이것은 다른 모든것을 떠나 법이 보장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하고 또 보호받을 수 있는 절대의 사항입니다. 이게 기본 전제예요.

 


 

2. 법률의 한계.

 

그러나 민주국가에서 법률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적 성격을 지닙니다.

 

법이 제한하는 바가 커지면 커질수록 국민 개개인의 자유가 침해받을 소지가 크기 때문에

 

 법은 정말 우리 이선만은 넘지 말자, 하고 정해놓은 마지막 가이드라인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사고방식이 지극히 영리하다는데 있습니다.

 

 "법"이 정하는 선만 넘지 않으면 뭐든지 ok...라는 사고방식이 당연스레 성립된다는 거죠.

 

사진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도촬사진 내지는 다큐사진, 보도사진등을 찍는 분들의 경우

 

 프로가 아닌 취미레벨에서조차 이것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안걸리면 그만이다...여기까지는 해도 나 안잡혀간다....이렇게 된다는 겁니다.

 

게다가 초상권이라는 단어가 법전에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 및 공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편의상 이렇게 말하는건데

 

 이게 또 본인이 아니면 타인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다시말해 친고죄쪽에 해당하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사진사가 길거리에서 누구를 찍건간에, 당사자 혹은 그 법적대리인이 아니면 제 3자는 "저놈 나쁜놈이예요!" 하고 신고도 못한다는거죠.

 

국내법상 초상권침해..라는게 형법상의 죄가 아니라 그냥 손해배상의 대상정도로밖엔 못되는걸로도 알고있고요.

 

현실적으로는 도촬은 그래서 사실상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다시피 합니다.

 

그에 관심있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그사람이 입법안 마련하여 다른 법안들 제끼고 본회의 상정해

 

 정식으로 법안이 발효되기전에는 말이죠.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할겁니다.

 

실제로 현직 판사인지 뭔지가 여자 다리 도촬해도 무죄방면되는 놀라운 나라이기도 하고요. ㅋ

 


 

3. 양심과 도덕

 

 그래서 저는 "법"이 아닌 다른 기준을 내세우고 싶습니다.

 

그건 다름아닌 사진 찍는 사람 개개인의 양심, 매너, 상식, 도덕.....이런 비법률적인 부분에 의한 기준이예요.

 

정말 별거 없습니다.

 

역지사지로 생각하고 찍히는 사람과 찍힌 사람의 입장 바꿔서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자기 양심에 찔리나 안찔리나 하는 것을

 

"법"보다도 우선하는 기준으로 삼자는 거죠.

 

당연히 강제성 없습니다. 강제성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죠.

 

당연히 도촬사진 찍기 힘들어집니다.

 

당연히 예술적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지니는 사진의 비중이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 해야 비로서 사진찍는 사람들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조금이나마 바로 설거라고 봅니다.

 

새 찍겠다며 가지 치고 둥지에서 애기새들 꺼내고 피아노줄로 매달고 하던 그 자칭 조류 예술 사진가분 말을 돌이켜보세요.

 

 '법적으로는 문제없으니 문제없다. 나를 시기한 다른 작가들의 모함이다'

 

 ...법만 안 어기면 뭐든지 다 해도 된다는 이런 사고방식,

 

법과 수사망에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이런 사고방식에 저는 결코 찬성할 수 없습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선 이 상식과 양심이라는 기준을 내세울 경우 "법"을 가볍게 뛰어넘는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잘못된 권력과 금력, 폭력과 압력등에 우리 일반 시민이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중 하나도 바로 사진이라는 절대의 증거를 남기는 것이며

 

 그러한 비리들과 만났을때는 설령 법이 금지한다 해도 각자의 상식과 양심에 비추어 꺼리낄 것이 없다면 기꺼이 찍을거라 봅니다.

 

예를 들어 길 건너편에서 미성년자 여학생이 바바리맨의 습격을 받는걸 목격했다고 쳐보세요.

 

무단횡단? 기꺼이 하겠습니다. 그 여학생을 구할수 있다면 말이죠. 그게 바로 때로는 법조차 뛰어넘는 양심과 상식인것입니다.

 

사회적 약자, 일반 시민을 사진이라는 형태로 착취하려 하기보다

 

 사회적 강자, 권력과 금력을 지닌이들을 사진이라는 형태로 고발하는 것이야말로 보도, 다큐사진의 본질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상하죠? 전자를 지향하는 아마추어 사진사들은 참 많은데

 

 후자를 지향하는 아마추어 사진사를 전 거의 못 봤어요. (..........)

 

거리에서 아무나 도촬한다음 인터넷에 올려 낄낄 대는 어이없는 광경을 보고 한마디 했더니

 

 기껏 한다는 소리가 "따지지 말고 즐깁시다 ^^" 하시는 분들...

 

아, 네 즐기는거 좋죠. 좋은데....왜 생판 남의 얼굴을 가지고 즐기세요?

 

그럴 권리가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따질건 따지면서 사진 해야 사진문화가 바로 서는겁니다.

 

 

 


4. 과거와 외국의 사례

 

 도촬을 어떻게 해서든 합리화 하고 자기정당화를 주장하시는 분들이

 

 가장 쉽게 가져다 사용하는 레파토리가 바로 과거의 거장들과 외국에선 안그런데 한국사람들만 유난떤다..뭐 이런거인데요,

 

2천년도 전에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이렇게 말했죠.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본다'

 

과거에는 초상권의 개념이 없다시피 했고 또한 있다 해도 극히 희박했습니다.

 

저작권의 개념이 없다시피 했고 있다 해도 극히 희박했듯이요.

 

자, 반론하겠습니다. 과거에 저작권의 개념이 없다시피 했다 해서...저작권 개 무시하고 표절일삼던 사람들,

 

지금도 계속 하나요? 과거에 그렇게 했었으니 요즘도 그렇게 해도 된다고 주장하던가요?

 

당연히 안됩니다. 초상권도 마찬가지예요. 과거에 개념이 없어 허용되던 시절이랑,

 

인터넷이 극도로 활성화 되어 손에 카메라 하나 쥐고 인터넷접속만 되면 60억 인구가 다 볼수있는 지금이랑은 다릅니다.

 

도촬된 사진 하나로 사람 하나 인생 조지는거 순식간이예요.

 

과거의 거장들이 찍고 다녔던 때랑, 지금이랑은 다릅니다.

 

또한 해외의 경우 관광지나 돌아다니고 하시면 잘 모르실 수 있으나

 

 실제 사람이 생활하고 일하는 공간에서 카메라 마구 들이대다가는 절대다수의 외국에서 한국보다 더 경을 칩니다.

 

도촬에 대한 법률때문에 차량블랙박스설치조차도 제한받는 나라가 있을 정도예요. 물론 한국보다 더 선진국인 나라죠.

 

외국에선 찍을 수 있게 하니 한국도 그래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분들께 묻겠습니다.

 

외국, 그것도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선진국에서 못찍게 하니까 한국도 못찍게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면 그거 어떻게 반박하실건지를요.

 

 

 

5. 다큐 및 보도 사진 작가들

 

 우리가 70년대 이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와 어머니 세대의 모습을 생생히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사진들을 보면

 

 과연 이 사진들이 역사적 문화적 가치는 둘째치고라도 초상권이라는 명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지금시대라면 이런게 가능이나 할까? 라는 의문을 들게 해주는 대표적 사진가로 최민식선생님을 들 수 있는데

 

 이분 자서전엔 섬뜩한 한마디가 나옵니다. 딸이 자기를 보며 이렇게 말했더라는 거죠.

 

 "아빠는 남의 가난을 팔아 성공한 사람이에요."

 

모르긴 해도 최민식 선생님께는 우리같은 범인은 감히 가늠해보기 힘든 자기만의 어떤 가치관, 독자의 기준이 있으셨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딸로부터 이런 소리를 듣더라도 꿋꿋하게 사진을 계속 하실 수 있었던 거겠죠.

 

모르긴해도 사진속에 촬영된 인물들로부터 초상권에 관련된 고소를 당하시는 한이 있더라도 그걸 담아야 한다는..

 

어떤 강렬한 의무감과 사명감까지도 가지고서 촬영을 하셨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나 이런걸 가질수는 없죠.

 

마찬가지로 매그넘 소속 작가들의 컬럼이나 회고록등을 보면 꾸준히 나오는 이야기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도망쳤다' '셔터소리에 반응한 그들은 내게서 카메라를 빼앗고 부셔버렸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당장 얀의 책 하나 사서 읽어보세요. 당국의 허가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비행을 하면서까지 촬영한 사례가 나옵니다.

 

왜? 그곳에서 고통받는, 인권을 유린받는 사람들의 현실을 만방에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때문에요.

 

그대신 살해위협까지 당해가면서.

 

또 저 유명한 죽어가는 아이와 독수리 사진 돌이켜보세요. 셔터 한번 누르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진사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은 찍어야만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으니 초상권과 법을 무시하고 사진을 찍었던 겁니다.

 

목숨까지 걸면서 셔터를 눌러야 한다는 나름의 뭔가가 있었단 말이예요.

 

그 댓가를, 심지어는 자기 생명으로까지 기꺼이 치르겠다는 각오를 지니고 도촬을 한다면

 

 그거 누가 어떻게 말리겠습니까?

 

그러나 아마추어가 어렵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 대충 멀리서 찍고 흑백으로 포장해 작가연 하는건 전혀 다릅니다.

 

타인의 불행을 재료삼아 자기가 희희낙락하는게 그게 사람이 할 일일까요 과연?

 

거기엔 각오도 이유도 무엇보다 사명감도 찾아보기 힘들어요. 그저 이기심만이 엿보일 뿐입니다.

 

과거의 사례나 외국사례 끌어다 아무리 자기 합리화 해보려 해도 소용없어요.

 

 

사진은 찍힌 대상보다 찍은 사람을 훨씬 더 투영하는 법입니다.

 

아무리 예술인양 하며 무용담으로 가장해서 숨기려 해도 숨겨질 수 없는게 있단 말이예요.

 

그 속에 숨겨진 허영심, 허세, 이기심....절대 숨겨지지 않습니다.

 

이런 도촬은 결국 비난받을 수 밖에 없다 봅니다.

 


 

6. 초상권 양해 각서

 

 제가 스트릿사진이나 다큐사진을 무턱대고 무조건 찍지 마시라고 말하고 있는게 절대 아닙니다.

 

찍기전, 그게 어렵다면 찍은 후

 

"나 ___는 x월 x일 ___에서 촬영된 사진에 대하여

 

 사진사 아무개에게 하단에 명시된 용도로 초상권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동의한다.

 

- 공모전제출

 

- 인터넷포스팅

 

- 광고 및 상업용도

 


 

 서명 ___"

 

이런 약식 초상권 양해 각서 들고 다니며 설명하고, 서명받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

 

당당하게, 할거 다 하고 지킬거 다 지키고 찍으면

 

이런 논쟁이 다 무슨 필요가 있겠어요.....

 


 

그런데 설명도 안하고, 서명도 안받고...고개 까닥 인사하고 미소지으면 초상권 양해가 이뤄진양 착각하고...

 

이러니 문제가 되는겁니다. 그건 그냥 비겁한거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의무를 다하지 않고 달콤한 열매만 쏙 빼어먹으려 하는...?

 


 

이분들 변명은 또 거의 정해져있습니다. 허락받고 촬영하면 사진이 자연스럽지가 않다나 뭐라나....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근데 그러고도 자연스럽게 촬영해 내는게 결국 사진사의 내공이예요.

 

모자란 내공을 키우셔야지, 자연스럽게 찍기 위해 법을 어기고 양심을 깨뜨리시겠다는게 말이 됩니까...?

 

이건 그냥 자기 실력이 부족하니 나쁜짓좀 하는게 뭐 어떠냐는 말이랑 다를게 없습니다.

 


 

이런 분들 보면 정작 누가 자기 사진 저작권 침해라도 했다하면 엄청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자기 권리는 너무너무 소중한데, 타인의 권리는 안소중하다면 이건 의식에 크나큰 문제가 있는거죠.

 


 

간혹 저나 다른 누군가가 그런 분들께 초상권과 도촬을 너무 가볍게 여기시는거 아니냐고 이야기라도 하면

 

다른 사람들도 많이 보는 공간에서 트집을 잡아 자기 명예를 훼손했다며 펄펄 뛰는 분들도 계십니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보는 공간에 생판 남의 얼굴이나 여성의 몸매

 

막 찍어 올리고 서로 히히덕 거리면서 그 이름모를 분들의 명예를 씹어드시는건 괜찮고

 

자기 명예에 참새 손톱의 때만큼의 흠이라도 생기는건 못참는다...?

 

사진사의 이기심이라는게 무엇인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중 하나가 아닐 수 없습니다.

 

 

 


 

7. 결론

 

 이 모든것은 결국 사진사 개개인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그러나 일부의 개독이 기독교 전체를 엿먹이듯, 일부의 도촬사진사가 사진사 전체를 엿먹이는 것은 솔직히 반갑지 않습니다.

 

일부의 개독에 의해 나머지 기독교 전체가 욕먹을때 항상 나오는 이야기중 하나는

 

 안믿는 사람 꼬드끼는거 하기 전에, 맨날 일부다 일부다만 하지 말고

 

 엉뚱하게 믿는 그 일부 이단인지 뭔지부터 좀 바로잡는 자체 정화먼저 좀 해라 라는 소리죠.

 

사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촬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항상 이렇게 날 선 대립이 일어나더라도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사진사 스스로가 올바른 사진 문화가 갖춰지도록 자정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되기 때문이라 봅니다.

 

지킬거 지키며 찍는 도촬사진사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잖아요...?

 

저는 그게 아쉬운겁니다.....

 

 

 

 

수년에 걸쳐 반복되는 논쟁들속에서 정리된 제 생각의 2014년 최종 업데이트 입니다.

 

페북등에는 몇번 올렸었는데 정작 제 블로그에는 올린 적이 없었기에 업데이트 하며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