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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처럼 번지는 필름 느낌 보정에 대한 단상.

by 선배/마루토스 2014.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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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마트폰 앱이나 VSCO같은 필터의 보급덕인지 필름느낌 보정사진이 특히 많이 보이더군요.

 

 

잠시 딴 이야기를 하나 해볼께요.

 

제가 '좋은 노래' 라는 것에 대하여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었던 시기가 중1때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우연히 틀었던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던 한곡의 팝송. 가사를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뭔가 가슴에 직접 호소하는 멜로디와 목소리.

 

후에 알게된것이지만 그 곡이 바로 사이먼과 가펑클의 'sound of the silence"라는 곡이었습니다.

 

잔잔하지만 너무나 강한 그 멜로디의 위력은 실로 대단해서 그때까지는 노래 라는 문화와는 그닥 연이 없이 살아왔었지만

 

그날 이후로 한동안은 노래에 미쳐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이먼과 가펑클의 다른 곡들, 박서 라던가 험한 세상에 다리 되어 같은 노래를 비롯해서

 

비지스, 이글스, 비틀즈의 곡에 매료되었었고

 

비슷한 시기에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부터는 영화OST에 심취해 살았었죠. 하필 그게 록키 시리즈 였다는 것은 함은정...(.....)

 

 

 

이후 평범하게 진학하며 당시 테크트리가 그랬듯 평범하게 이문세도 듣고 동물원 김광석 유재하,신해철등도 듣고 좋아하고 그랬지만,

 

아직도 사이먼과 가펑클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과 충격은 고스란히 가슴속에 살아있습니다.


 

저 노래에 무슨 대단한 편곡, 신디사이저, 첨단기술같은게 들어있진 않죠.

 

그 당시 노래들이 다 그랬듯이, 그저 기타반주와 두사람의 목소리가 있었을 뿐. 그리고 그거면 충분했었죠.

 

 

 

 

 

요즘 사진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들이 오히려 나이든 사람들보다도

 

손쉽게 낼 수 있는 필름느낌 보정에 더더욱 연연해 하는 모습을 흔히 보는데,

 

물론 이들이 어떤 사진을 찍고 어떤 보정을 하던 그들의 자유이므로 옆에서 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후보정을 더 많이 연습하라고 권장하는게 평소의 제 포지션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려심이 생기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더 예쁘고 깔끔하며 사람을 끌어당기는 포장지로 사진을 포장하는것은

 

물론 매우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고 때로는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알아두고 공부해두어서 나쁠 것은 하나도 없긴 해요.

 

그러나 이렇게도 생각해보면 어떤가요?

 


 

맛나보이는 과자의 포장을 까고 보니 90%의 질소와 10%의 알맹이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는 쉬이 분노하여 제과사들을 원망하곤 하는데, 사진에 있어서도 비슷합니다.

 

 

 

왜냐면 그러한 사진들에서 필름 느낌, 크로스 프로세싱 후보정이라는 껍질을 벗기고 나면

 

남는것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공부차원에서의 연습이라면 모를까, 저 한가지에만 얽매여 있으면서

 

저 한가지 보정(물론 필름의 종류가 많은 만큼 가짓수 자체는 여럿이겠지만...)에만 연연해

 

그렇게 포장한 사진을 두고 누군가가 이분들께

 

'질소과자와 그 사진이 다른게 무어냐'고 묻는다면,

 

과연 당당하게 답변을 하실 수 있을까요? 아마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으로 좋은 멜로디라면 거창하고 화려한 반주없이도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듯이,

 

진정으로 좋은 사진이라면 질소포장없이도 사람들의 가슴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습니다.

 


 

우선은 멜로디 그 자체에 좀더 집중을 하고, 포장을 어떻게 하는가는 좀 더 나중의 문제가 아닐까요?

 

하지 말자는 소리가 절대 아닙니다.

 

연습 많이들 하고 익혀두시는데, 질소포장이 되지 않도록 쓰자는 이야기죠.....

 

 

 

....라는 뻘글을 오래간만에 적어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