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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pla

건프라 습식 데칼의 주된 실패원인과 극복방법

by 선배/마루토스 2017.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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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습식데칼이란 프라모델에 붙이는 스티커의 한 종류입니다.

그런데 자체적으로 접착성이 있어서 그냥 떼다 붙이는 그런 스티커가 아니라

 

먼저 물에 한번 적신 다음, 젖은 상태에서 원하는 곳에 가져다가 붙이고 말려야 하는 좀 특이한 스티커라 할 수 있죠.

 

 

보통 이런 식으로 생겼고, 필요한 데칼을 잘라서 물에 적셔 불렸다가 핀셋등으로 집어 붙인 다음 면봉으로 물기를 제거합니다.

 

 

대략 이런 느낌으로요.

 

 

데칼도 반다이가 내놓는 정식 데칼이 있고

서드파티 회사들이 내놓는 사제데칼이 있는데...

 

반다이 데칼이 확실히 사제데칼보다 좀 덜 붙는건 사실이라고 봅니다.

반면 데칼의 해상력 dpi는 가장 높은 축에 들어요. 아주 작은 글자까지도 거의 구분되는 수준...


사제데칼은 그보다 2pt정도 폰트가 일찍 무너지는 경향이 있던데 뭐 그런거야 별 문제 안되죠.

 

아무 데칼도 붙이지 않은 상태의 MG 건프라는 이런 느낌이고

 

 

 

데칼을 붙이고 난 뒤에는 이런 느낌이 됩니다.

 

정보량의 차이가 확 나서 디테일이 매우 크게 차이나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죠....

 

 

 

여튼 이 습식 데칼 붙이기 위해서는 필요 최소한의 도구는 있어야합니다.

 

 

1. 핀셋/아트나이프

2. 마크세터/마크소프터/목공용풀 중 자기 성향에 맞는 것들

3. 깊지 않은 플라스틱 물통

4. 다수의 면봉


마크 세터는 접착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데칼 붙일 곳에 미리 발라두는 아주 약한 접착제.

 


사제데칼은 세터까지 필요하진 않은 경우가 많은데 반다이 데칼은 세터 정도는 있으면 좋습니다.


마크 소프터는 데칼 용해액이예요. 데칼을 녹여서 붙이는 거라 그냥 풀처럼 생각했다간 큰일납니다.

 


소프터를 바르고 잠시 지나면 보이는건 큰 변화 없어 보일지 몰라도

종이 같던 데칼이 소프터에 녹아서 물에 젖다 못해 죽이 되어버린 티슈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얼핏 보면 핀셋으로 잡고 다시 움직일 수 있을것 같지만 죽이 된 상태니 어찌 되겠어요?

그대로 가루처럼 뭉개지고 집을 수 없습니다;; 이점을 명심하셔야 해요.

 

 

 

 

 

 

 


이제 제 작업 순서대로 보면

 

 

0. 취향에 따라 목공용 풀을 1:2 정도 비율로 물과 섞어 물통에 풀어줍니다.

목공용풀을 쓰면 마크 세터 없이도 접착력이 상당히 올라가지만 붙인 곳 주변에 약간의 자국같은게 생길수있으니

(당연히 면봉으로 쉽게 닦임) 취향에 따라 사용 유무를 결정하세요.

 

 

1. 설명서를 보던가 자기 주관과 센스에 따라 무슨 데칼을 어디 어디 붙일지 정하고

 

 

2. 해당 데칼을 잘라 물에 잠깐 담궜다가 바로 꺼내어 뚜껑같은데 올립니다.

자를때 검은 번호같은건 제거하고 자르는게 좋아요. 나중에 방해됨.

 

 

3. 최소 30초, 혹은 1분 정도 후 데칼이 밑종이와 완전히 분리되면 본작업에 착수합니다.

너무 서두르면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오래 불려도 좋을건 없습니다.

대형, 중요 데칼은 1개씩 작업하는걸 원칙으로 하되

작은 코션 데칼류는 자기 능력범위내에서 여러개 한번에 적셔서 작업하면 빨라요.

전 4~8개 단위로 적시고 붙이고 다시 적시고 붙이고 하는 편입니다.

 

 

4. 대형, 중요 데칼은 반드시 밑종이 채로 붙일 곳에 가져가 스르륵 미끄러 뜨려 위치 살살 정해주고 붙입니다.

성질급하게 핀셋이나 아트나이프로 데칼만 집어들었다가 접히기라도 하면 GG...

접히면 다시 물에 넣어 핀셋등으로 살살 펴주고 밑종이를 물에 넣어 받아 올리면..운좋으면 살릴 수 있긴 하지만

애초에 안접히게 하는게 최우선입니다.

 

 

5. 적당한 크기의 코션 데칼류는 핀셋같은걸로 슥 갖다대고 면봉으로 톡..

 

 

6. 여기서 진짜 중요한게 면봉질인데,

물기를 꽉 짜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면봉을 세게 누를수록 습식데칼은 망합니다.

 

 

7. 접착력은 목공용풀이나 마크 세터, 소프터로 확보한다 생각하고

면봉은 말그대로 물기제거만 살살 하는게 좋아요.

 

 

8. 꽉꽉 누르지 말고 가급적 꽉 눌러 돌리지도 말고 김밥 말듯 왔다갔다 하지도 말고

가운데를 중심으로 살살 물기가 밖으로 나오도록 하는 정도.

 

 

9. 면봉질에서 쓸데없는 힘을 많이 가할수록 데칼이 프라가 아니라 면봉에 가 붙습니다.

거듭 당부하지만 물기제거에 너무 목숨걸지 마세요.

 

 

10. 면봉 자주자주 갈아주며 작업하세요.

면봉이 세터나 목공용 풀 머금을수록 점점 접착력이 강화되기 때문에 안갈면 망합니다.

 

 

11. 하루만에 다 붙인다 이런 생각은 가급적 버리고 최대한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특히 버카들...

제 경우 데칼에만 최소 1주일 정도 할당해서 매일 조금씩 붙입니다. 절대 서두르지 않아요.

방금 심혈을 기울여 붙인 데칼이 다른 데칼 붙인다고 이리저리 잡다가 손으로 옮겨가있는 참사가 벌어지지않게

서로 간섭되는 위치의 데칼은 다른 날 하시는게 좋습니다. 이거 진짜 중요해요.

 

 

12. 붙인 데칼들에 마크 소프터 툭 찍어 발라주고 잠깐 시간 두었다가 면봉으로 물기만 진짜 톡 대서 살짝 제거합니다.

소프터는 접착제나 물과는 달리 용해제예요. 데칼을 녹여서 붙이는 식이기때문에

소프터 바른 순간부터 그 데칼은 모양만 데칼이지 수백수천개의 가루로 변해있다고 생각하는게 좋습니다.

소프터 바른 다음 욕심내서 문지르거나, 옮기려 하거나, 물기제거 너무 강하게 하거나...다 망하는 지름길이예요.

그냥 소프터 물기만 면봉으로 흡수해주고 자연건조시켜주세요.

 

 

13, 여기까지 했으면 사실상 어려운건 다 끝...서둘지말고 그늘에서 충분히 자연건조 시켜주고

 

 

14. 마지막으로 입맛대로 마감해줍니다.

 

 

 

사실 습식데칼이 익숙해지면 오히려 드라이 데칼이나 스티커보다 더 편하고 쉽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붙이면 진짜 안떨어지고 튼튼하게 잘 붙어있기도 하고...디테일 늘리는데는 진짜 왔다죠.

 

 

 

 

그리고 스티커는 사진상 단차가 보이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건프라를 만들어서 사진찍어야 하는 제 입장에선 스티커는 아예 없다 손 쳐야 합니다. ㅠㅠ

 

 

습식데칼 다른 분들이 왜 어렵다 하는건지 사실 이해를 잘못했는데

다른분 몇명 작업하는걸 보니 면봉때 너무 물기 빼려고 하다 망하는거더라구요.


그러다보니 면봉에 붙고 말리고 찢어지고....

 

 

 


 

 

 

 

제 경험상으론 물기제거 대충만 해줘도 건조만 잘되고 소프터로 2차 작업 하면 문제없습니다.

 


특히 저같은 무도색 순조립 먹선 데칼 마감까지만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데칼은 유일한 디테일 강조 요소임과 동시에 도색없는 차별화, 개성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거든요.

 

 

데칼 이야기 자주 나오길래 정리 겸 링크용으로 글 작성해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