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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가 반복해온 도촬과 초상권 관련 문답들

by 선배/마루토스 2018.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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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그놈의 초상권. 그럼 길거리 스냅사진 아예 찍지도 말란 소리냐?
A : 찍기 전이건 후건 허락 받으시면 얼마든지 찍고 쓰셔도 됩니다만? 허락받을 용기는 없고 마구 가져다 쓸 파렴치함은 있나요?

 

 

Q : 진짜 끝내주는 예술적인 장면인데도 피치못할 사정으로 도저히 허락 못받으면 지우란 소리냐?
A : 댁의 자칭 예술따위보다 이제 지나가는 행인 A의 인격권이 더 소중한 시대입니다. 이름도 모르는 생판 남의 초상 무단으로 가져다 자기가 예술인 인척 하는데 쓰지좀 말죠 우리?

 

Q : 하루종일 찍었는데 허락 못받으면 그날 공치는거냐 그럼? 그리고 피사체가 인지하면 자연스럽게 못담으니 몰래 찍는게 당연하지않냐
A : 그럼 찍은 다음에라도 허락을 받던가... 그리고 캔디드의 실력의 척도는 얼마나 잘 찍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허락을 잘 받아내느냐죠. 자기 실력이 부족하니 나쁜짓도 불사하겠단 소리랑 뭐가 다릅니까 지금?

 

Q : 이거 원 퍽퍽해서 예술 해먹겠냐 진짜
A : 예술은 원래 퍽퍽한거예요. 어디서 남의 초상 가지고 날로 먹을 생각을 하세요??

 

Q : 길거리에서 아리따운 아가씨 찍고 눈 마주쳐서 같이 웃었다. 그럼 된거 아니냐?
A : 그 아가씨 지금 어이가 없어 헛웃음 터뜨린겁니다. 멋쩍게 웃지말고 당당하게 법적 효력 있는 서명을 받으라고요 좀... 그리고 성추행으로 잡혀갈 수도 있다는 사실도 명심하고요.

 

Q : 가볍게 찍고 즐기면 되는거 아니냐 골아프게 이런거좀 따지면서 잘난척좀 하지마라
A : 다시말하지만 즐길려면 댁의 얼굴 가지고 즐기시던가. 그러면 우리도 개입 안해요. 왜 생판 남, 모르는 아가씨나 늙고 힘든 분들 얼굴 가지고 즐기냐고요.

 

Q : 니미 왕년의 미국 유명 사진작가들 그럼 다 범죄자냐?
A : 인터넷이 없던 시대랑 지금이랑은 모든게 다릅니다. 개똥녀 사건마냥 인터넷에 잘못올린 사진 하나가 까딱하면 인생 종치게 만들수도 있다는걸 대체 왜 인지하지 못하는건가요? 그러다 멀쩡한 사람 죽'일'수도 있어요. 티비도 잘 보급 안되어있던 1900년대 초중반 외국의 잣대를 2018년 한국에 들고오는게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Q : 지금도 인터넷상이나 잡지 보면 도촬하는 사람들 투성인데 왜 나만 갖고 그러는데?
A : 지금도 세상 어딘가에선 도둑과 강도와 살인범이 날뛰지만 경찰은 우선 보이는 것 부터 단속하죠. 눈에 보이는 부분부터 이야기하고 고쳐나가는게 당연한겁니다. 그리고 그놈의 남이 하니 나도 하겠다는 사고방식좀 못버리나요? 남이 막 살인하고 안잡히면 따라하실거예요? 남이 막 성추행하고 안잡히면 따라하실거예요? 아니잖아요. 근데 왜 도촬은 남들이 하고 안잡혀가니 나도 하겠다고 하는건가요?? 그게 지금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해요? 자기합리화하려면 제대로 된 논리를 가져오시던가...

 

Q : 초상권 가지고 이렇게 더럽게 구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거다 드러워서 정말..
A : 천만의 말씀. 초상권때문에 블랙박스조차 금지하는 한국보다 더한 나라도 있습니다. 애초에 왜 우리가 이토록 초상권에 민감하게 된거냐면 초기에 아무나 마구 찍어 올리던 몰상식한 누군가들때문입니다. 그리고 정히 드러우면 외쿡 나가서 작가인척 예술가인척 실컷하세요. 안말려요.

 

Q : 니가 무슨 소리를 해도 초상권 결국 친고죄잖냐. 본인이 아니면 좀 나서지 말지?
A : 바로 얼마전까지 강간, 성추행도 친고죄였어요. 본인이 못나서는걸 사람들이 너무나 악용한 끝에 바뀐지 얼마 안되었습니다. 한번 말해보세요. 친고죄 시절이었다 해서 강간이 우스워요? 성추행당한 누군가를 대신해 옆사람이 나서는데 그렇게 말할 수 있겠어요? 친고죄라고 해서 그게 당신이 당당해질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Q : 쯧. 아예 놀이공원이나 광장등에선 카메라 꺼내지도 말아야겠네??
A : 비아냥 거릴 필요 없고 그런땐 본인 양심에 따라 결정하세요. 그런거 하나 결정 못하고 누군가에게 물어야 할 수준이면 걍 찍지 마시고 자기가 떳떳하고 어떤 책임도 질 수 있다면 뭔들 못찍겠어요?

 

 

 

아무리 지겹더라도 초상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도록 하기 위해 관련된 논의는 계속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