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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pla

무도색으로도 도색한듯,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는 건프라 조립법 정리.

by 선배/마루토스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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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취미로 프라모델 만들고 사진찍는 마루토스입니다.

얼마전 지인으로부터 프라모델에 대한 어떤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한 대답을 해주다가

문득 깨달은 바가 있어 그 답변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면 

혹 다른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오늘 오전에도 비슷한 글을 하나 보게 되어 생각난김에 단숨에 한번 쭉 적어보고 싶단 생각에 키보드를 두들깁니다.


제 프라생활에는 몇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 원칙을 압축하고 요약하면 결국 다음과 같이 됩니다.


"풀도색 안하면서 최소한의 투자와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는 프라생활"

네 맞습니다. 저 5년 넘게 프라 만들고 여기 완성작 올려왔지만

개중에 풀도색작같은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전부 다 순조 내지는 부분도색작이었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게 뭔지 짚어보면 결국 풀도색입니다.

프라를 만드는데 있어 풀도색을 안한다는건 굉장히 큰 의미를 지닙니다.

도색을 통해 사출색을 재현하건 퍼스널컬러링을 하건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그건 한마디로 사포질도 안하고, 수축을 잡지도 않고, 프라판이나 디테일업 파츠도 못쓰고, 

추가적인 패널라인을 파줄수도 없으며 다양한 컬러링을 통한 독자적인 개성표현도 못한다는 소리거든요. 


물론 게이트정리를 위한 최소한의 사포질같은건 예외지만 이것도 케바케...

게이트자국 위치가 애매하거나 수축이 함께 하면 단순 사포질만으로는 답이 안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긴 해요.


여튼 그래서 정리하면 일단 "최소한의 노력"과 "최대한의 효과"를 제 나름대로 정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풀도색 안하고 프레임에 대한 붓도색 혹은 아예 그것도 패스하고 마커같은걸로 포인트 부분도색하고 끝.

2. 사포질 안하고 적당히 게이트정리. 

3. 먹선은 가급적 넣음.

4. 데칼(가급적 습식) 후 마감하기. 

이것이 제가 정의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며.....

그 결과 나오는 최대한의 효과란 별거 없어요. 그냥 무도색순조먹선데칼마감작이지 ㅋ

대신 가급적 도색이 아닌 다른 요소를 통해 제작자의 오리지널리티 표현하고 부여하는게 포인트라면 포인트가 됩니다.



제 생각에 도색 이라는 프로세스가 프라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한 요소이긴 하지만

그 특성상 환경과 건강에 대단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으며 

금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프라 하나 제대로 만드는데 무도색 대비 엄청난 수고를 동반합니다.


프라 취미라는게 꼭 그렇게 본격적이고 완벽하게 해야 하는 취미냐면 그건 또 아니거든요.

특히 반다이 건프라는 기본 색분할이 엄청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순조만으로도 상당한 완성도를 얻어낼 수 있구요.



서론이 길었는데....이제부터 각 조립과정에서 각각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제 나름의 팁과 경험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먹선넣기.


(선명한 검은 테두리선이 바로 먹선. 원래는 없음)



최소한의 노력 대비 효과가 가장 좋은 두가지중 하나가 먹선입니다.

먹선은 가급적 넣어주는게 좋아요. 그리고 최소한의 노력 대비 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패널라인 엑센트를 사용해서 아직 부품이 런너에 붙어있는 상태에서 

일괄적으로 먹선을 일단 넣고 시작하는게 효율적입니다.






여기서 제 나름의 추가적 팁이라면 먹선의 색을 단순히 하나만 쓰지 않는 거예요.

하얀 부품에는 검정이나 회색먹선이 효과적이지만 반대로 검정 부품에는 흰색 먹선이 눈에 확 튑니다.

혹은 어두운 메탈릭 부품에는 실버 혹은 골드 도료 혹은 마커로 먹선 넣어주면 매우 매우 튀고

가끔 전류가 흐르는 느낌 혹은 빛나는 느낌의 먹선으로 메탈릭 골드나 메탈릭 레드 등을 넣어주면 

최소한의 노력 대비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패널라인 엑센트는 나중에 삐져나온거 지울때 건담마커지우개/지포라이터기름/신너중 편하신거 쓰면 되는데

가장 몸에 덜 해로우면서 가성비가 뛰어난건 아마 지포라이터기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건담마커로 먹선을 넣었을 경우에는 마커지우개보다 소독용 에탄올 추천합니다. 가성비면에서 비교가 안됩니다.

도료로 먹선 넣었을 경우엔 그에 해당하는 약품 써주시면 됩니다. 알콜계열이면 에탄올...락커 계열이면 신너...

내가 쓰는게 뭔지 모르겠다 싶으면 걍 건담마커 지우개 쓰세요. 이바닥에서 건담마커 지우개는 초강력 지우개거든요.

알콜, 락커, 마커, 먹선....다지웁니다. 심지어 마감재까지 지워요.  대신 용량대비 가격은 가장 비싸요.


보통은 면봉에 살살 묻혀서 지우는데 (절대 마커지우개를 직접 프라에 대고 지우지 마세요. 마커지우개가 오염됩니다)

걍 먹선펜으로 대강 넣고 손가락으로 문질러 지우는 것도 의외로 나쁘지 안고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만약 골드/실버/메탈릭 먹선 넣었을 경우엔 반짝이는 금속 가루들을 신경써서 잘 제거해줘야 뒷탈이 없습니다.



2. 게이트 제거하기

최소한의 노력 대비 최대한의 효과를 얻고자 한다면, 

일단 궁극 니퍼 하나랑 일반 니퍼 하나는 있어야 뭔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

프라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가장 귀찮고 품이 많이 드는 부분이 어디냐? 바로 게이트 제거예요.

약간의 돈의 힘으로 이걸 확 줄일 수 있다면 돈 쓰는게 맞습니다.

1차 니퍼로 게이트를 좀 남겨넣고 부품을 런너에서 떼어낸 다음 궁극 니퍼의 올바른 사용 요령에 따라 

제대로 게이트를 잘라내면 어지간하면 추가 사포작업같은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정 걸리면 아트나이프로 살살 잘라내던가 대충 손톱으로 뭉개주면 ok...

이때 아트나이프 사용 요령은 한방에 그거 다 잘라내겠다! 이런게 아니예요. 그러다 피본 분들 많습니다.

살살살살 아주 조심스럽게 갈아낸다는 느낌으로 여러번 해주는게 훨씬 안전합니다.

혹은 어두운 색의 파츠라면 회색 반다이 먹선펜 살짝 묻혀주고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마법처럼 감춰지기도 해요.

간혹 백화 없앤다고 비슷한 색의 마커로 툭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이건 뭐 각자 자유같긴 합니다.

이때 중요한 요령은, 파먹지 않는거예요. 

퍼티안쓰고 도색안하는 우리들에게 있어 좀 덜 잘린건 아트나이프로 살살 잘라내면 그만인데

니퍼단계에서 부품을 파먹어버리면 이건 만회할 방법이 아예 없습니다.

여튼 이 단계에서 사포 안쓰고 쑥 쑥 넘어가는 것 만으로도 투자시간과 노동량은 확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니퍼와 기초도구에 대해서는 이전에 쓴 이 글을 참조해주세요.




3. 그래도 사포질 할것이냐 말것이냐의 갈림길




만약 무도색이지만 유광의 번쩍이는 느낌을 내고 싶다면 

외장 부품에 한하여 스폰지 사포 1500과 퀵샤인 4000같은걸로 순차적으로 문질러 주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이러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나중에 유광마감을 통해 번쩍이는 도색을 한 최대효과를 누릴 수 있어요.

또한 주요 무장이나 쉴드등에 진짜 보기싫은 접합선이 있다면 

이 단계에서 무수지 접작 후 사포질을 통해 접합선을 없애고 건메탈도료등을 붓도색함으로서

최소노력 투자대비 최대효과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도색 없이 프라의 모든 접합선 다 잡으려면 작업 순서까지 고려해서 엄청난 작업량이 필요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접합선 한두개만 잡아주면 노력은 적게 하고 볼때 느낌은 최대화 가능해요. ㅋ


4. 프레임과 무장에 대한 붓도색

건프라의 프레임의 경우 

도료를 붓에 아주 적게 묻혀 칠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조금씩 묻혀나간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드라이브러싱 기법을 사용하여 붓도색 해주면 메탈릭도료 특유의 특성이 더해져서

붓도색 한 티는 거의 안나면서 그럴듯해보이는, 

게다가 관절부 마찰력이 강화되는 최소한의 노력 대비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거기에 골드나 실버, 코퍼등을 이쑤시개 혹은 페인트마커가지고 추가로 칠해 포인트를 주면 금상첨화...!

도료 냄새때문에 집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분들은 패스해도 무방하지만,

이 부분은 당일치기로 공방같은데 가서라도 하면 매우매우 투자 대비 효과가 좋습니다.




사람의 눈과 뇌는 굉장히 잘 속아넘어가기 때문에...

프레임과 무장이 도색되어있고 외장에도 마감재 뿌려져 있으면 마치 전체도색한듯 받아들이거든요 ㅋㅋㅋ

제가 노리는 최소노력 대비 최대효과라는게 보통 이 눈과 뇌를 속이는 부분에 집중됩니다 ㅋㅋㅋ



5. 데칼

여기도 사람에 따라 케바케가 크게 나뉘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도색도 안하고 패널라인도 안파고 디테일업도 못하는 보통 사람이

남과 다른 차별성을 찾으면서 프라 전체 면적에 대한 정보량을 늘려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는 가장 쉬운 일은

데칼링이라고 봅니다. 그것도 습식요. ㅋ







귀찮아 하는 분들은 너무너무 싫으실 수도 있지만 스티커에 비해 단차가 적고, 

건식에 비해 수정이 용이한 습식데칼이 알고보면 가장 쉽고 편합니다.


그냥 주어진 데칼 말고 공용 코션 데칼, 한자데칼, 부대마크 데칼등

다양한 추가 데칼을 조금씩만 더해주어도 

딱 설명서대로 붙이고 만든거에 비해 뭔가 다르고 특이해보일 수 있습니다. 




(저 디지털 위장무늬 전부가 데칼입니다)

마치 풀도색작들처럼요. ㅋ

물론 반다이 데칼이 너무 썩이라 반다이 데칼보단 사제 대칼이 차라리 노력 대비 효과는 훨씬 좋아요.

이바닥에 진리, 최소노력 대비 최대효과의 기본 명제중 하나가 뭐냐면요...

돈으로 되는건 돈으로 해결보는게 가장 빠르고 쉽다는 겁니다.


반다이 데칼만 있고 사제데칼이 없으면 모를까 있다면 

추가금 내고라도 사제데칼 사서 붙이는게 정신건강에도 좋아요.


뭐 능숙해지면 반다이 데칼로도 잘만 붙이시게 되겠지만 여튼. ㅋ.

습식데칼 관련해선 이전 쓴글이 있으니 같이 읽어주시면 좋으실겁니다. 






6. 마감

저는 단언합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건프라 조립시 최소한의 노력 대비 효과가 가장 큰 항목이 바로 마감이라고요.


유광이건 반광이건 무광이건....마감은 무조건 옳습니다.

적절한 마감을 해주면

첫째, 도색한 느낌이 절로 납니다. 특히 무광. 

프라 특유의 반광이 사라지고 사진찍으면 도색한듯 고급진 반사광이 까칠하니 보이는데...

모르는 사람 보면 백이면 백 도색한줄 알아요.  아는 사람도 종종 속아넘어갑니다. (......)

그리고 앞에서 외장에 퀵샤인으로 광내놓고 유광마감하면 

단순 순조로는 절대 얻지 못할 도색작 특유의 광택을 상당수준에서 흉내낼 수 있습니다.

사포질이 짜증나긴 해도 한두번은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고 전 생각해요.









둘째, 웰드라인을 지워줍니다.

특히 큰 부품같은거에 물결 흐르는듯 보이는 보기싫은 웰드라인...

보기싫은데 불량은 아니고, 사포질 한다해서 사라지는 일도 없는 그 지긋지긋한 웰드라인은

온도차이에 따른 분자배열차이가 빚어내는 빛의 반사각이 부위에 따라 다른것이 그 원인입니다.

그 위에 마감제를 뿌리면 투명한 마감제가 빛의 반사각을 난반사로 바꿔줌에 따라 

웰드라인이 깔끔하게 사라진듯 보이는 매직이 성립되거든요. (유광도 물론 효과있지만 무광이 진짜 즉방)


셋째, 데칼과 먹선 그리고 부분도색을 보호해줍니다.

건담마커도색은 쉽고 편하지만 색 정말 쉽게 변해요. 마커도색 하지 말라는 분들도 꽤 많으신데

맞는말입니다. 마커도색만 하는 경우 마감하는 경우가 드믈고 마감 안하면 좀만 지나면 색이 진짜 확 변하거든요.

이런 색 변화를 막고 데칼이 떨어지는 일을 막는 가장 쉽고 편한방법이 마감입니다.

마감만 잘해도 짱짱하니 오래가요.



이처럼 스프레이 마감 하면 들이는 노력은 돈 조금이랑 시간 5분 10분인데 얻게 되는 이득은 헤아릴 수 없이 큽니다.

물론 노먹선노데칼노부분도색.......이런 경우에까지 마감하라곤 저도 안해요.

근데 최소한의 노력은 했다.....즉 먹선넣고 데칼붙였다.....그러면 마감하면 그 효과가 몇배로 증폭된다는 겁니다.

도색은 안했어도 마감은 하는게 진짜 효과적이라는게 제 생각이예요.



자 이렇게 해서 대강 마무리되겠습니다.

도색 하시는 분들 진짜 너무 존경스럽고 대단하지만 여건상 그게 정말 불가능하다 싶으면서도

그런 느낌의 약간이나마 내어보고 싶다.......그런 분들께 저는 이상의 경험을 팁으로 알려드리고 싶네요.....;;



약간이나마 도움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