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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명의 만들어진 신화, 포토그래퍼 사울 레이터

by 선배/마루토스 2022.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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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만들어진 사진사의 신화.

그녀의 이름은 어느날 갑자기, 정말로 갑자기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비비안 마이어. 1926년에 태어나 2009년에 사망한 천재 여류 스트릿 포토그래퍼의 이름은 그녀의 사진보다도 그녀를 다룬 한편

ran-innori.tistory.com

 

예전 비비안마이어 붐때도 지적한 바 있는데, (https://ran-innori.tistory.com/773)
 
요즘 다큐와 전시회로 한국에서 붐이 일고 있는 포토그래퍼 사울 레이터에 대해서도 전 개인적으론 똑같이 생각합니다. 그도 자본의 필요에 의해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또한명의 신화적 사진사라고 말이죠.
 
비비안마이어는 생아마추어고 사울 레이터는 쟁쟁한 패션지에서 일해본 프로페셔널이라는 점에서 전혀 달라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둘은 굉장히 비슷합니다.
 
평생을 바쳐 거리의 사진을 찍었고, 죽기 얼마전에서야 자신의 진가를 알아봐줄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으며, 일생에 관한 에세이적 서적과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크게 알려지게 되었을 때는 이미 세상을 뜨고 그들의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제3자에게 넘어가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이들의 붐업에는 물론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뛰어난 사진이 있긴 하지만, 그 이상으로 저는 자본의 작위적인 개입을 느낍니다. 그게 비비안 마이어때는 부동산업자 존 말루프였고, 사울 레이터때는 출판사 사장 게르하르트 슈타이들이었던거죠.
 
사람들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굴된 그들의 사진과 그들의 드라마틱한 일생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며 '오오 쩐다' 하는 찬사와 함께 기꺼이 지갑을 열지만, 우리들의 찬사도 그리고 우리가 낸 지폐도 결코 사진작가 당사자들에게는 닿지 않습니다.
 
그들은 예술을 거래하는 자본가들에게 있어 가장 편리한 존재이거든요,
 
첫째, 이미 땅속 깊이 묻힌 망자들이고
 
둘째, 그들의 저작물 대부분은 제 3자들에게 넘어가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제가 감히 비비안 마이어나 사울 레이터같은 거장들의 사진에 대해 뭐라 할 군번은 아닙니다만, 반복되는 이러한 형태의 '비즈니스'는 솔직히 곱게 보여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기왕 예술에 대해 지갑을 열거라면 망자의 이름을 빌린 해외의 자본가들에게 열지 마시고,
지금 힘들게 사진찍는 이땅의 현역 사진가분들에게 여는게 더 낫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