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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타인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자.

by 선배/마루토스 2013.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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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가 사진을 찍는데에는 뭐 여러가지 이유나 목적이 있겠습니다만(혹은 없겠습니다만..;)

개중 온라인 활동을 어느정도 하시는 분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유형중의 하나가

SLR클럽이나 레이소다, 500px, 네이버 오늘의 사진등의 일면에 대한 집착과 열망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마추어가 사진 찍는 가장 큰 목적은 본인이 행복해지는것입니다.

아니, 취미라는게 다 그래요.

취미는 "일상속에 쌓였던 심신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고 활력을 보충코자 하는 비생산적 여가활동"입니다.

잘해도 취미고 못해도 취미예요. 잘함으로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분들은 잘해야만 하겠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꿔 과정을 즐기기 시작하면 잘하지 못해도 스트레스 쌓일 이유가 하등 없는게 취미입니다.

사진또한 취미의 한 부류에 지나지 않고요.


일면이라던가 오늘의 사진 선정, 혹은 어디 사진전 입상같은것은 그래서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자기 만족을 위해 과정을 즐기며 사진 좀 찍다 올려본게 일면도 되고 입상도 되고 하면 좋은게 조금 더 좋은거 되는거에 불과한거고

그런데 가지 못한다 해도 찍으며 즐거웠고 여럿과 함께 보며 즐거웠다면 그걸로 된거거든요.


그런데 나도 남들처럼 저런데 한번 가보고 싶다, 나도 잘찍어서 입상도 좀 해보고 그거 자랑도 해보고 싶다 하는게

목적이 되면....이때부터는 잘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아니, 이걸 넘어서서 못해서 못가고 탈락하고 이러면 스트레스받고 심신이 더 긴장되게 됩니다.


이러면 이건 더이상 제대로 된 취미생활이라 할 수가 없죠.

심신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고 활력을 보충하고자 하는 취미인데

오히려 일상생활때보다 더한 스트레스를 받고 화딱지내기 시작하면 앞뒤가 바뀌어도 이만저만 바뀌는게 아닙니다.

"비생산적 여가활동"이예요 애초에. 꼭 뭔가 뛰어난 결과물을 생산해내야만 하는게 아니란 말입니다.

결과물 좋으면 좋지만 과정만 즐기고 스트레스 풀면 그만인게 취미인거거든요.


게다가 어지간한 사진전도 그렇고 여기 일면 시스템도 그렇고..극소수의 몇가지 경우 제외하고 절대다수의 경우에는

"잘 찍은 사진", "좋은 사진"이 선정되지 않습니다.


사람들 시선 많이 끄는 사진, 혹은 사진전 스폰서 입맛에 가장 맛는 사진...이런게 선정되는게 현실이예요.

늘씬쭉빵한 모델들의 헐벗은 사진이 대표적일 것이며..

저녁 7시에 뭐하세요? 라며 가족을 위하는 척 실제로는 술광고를 원했던 모 사진대회의 경우도 대표적일겁니다.

500px같은 외국사이트도 별반 다르지 않아요.

에디터스 초이스라면 모를까, 파퓰러는 친목질 추천단합 쩝니다. 외국인들이 오히려 더하더군요.


그런 사진에 당최 무슨 가치가 있겠으며

그런거 억지로 찍고 친목질 단합질 해서 일면 몇번 갔다고 자랑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런 사진으로 일면 좀 가서 주위사람이나 댓글들로부터

사진 엄청 잘찍는다 소리가 그렇게 듣고 싶으시다면 굳이 말리진 않습니다.


그러나 백번 올려 백번 다갈수는 없겠죠? 천하최고의 사진고수라도 그렇게는 못할겁니다.


그럼 어찌될까요? 당연히 스트레스 받습니다. 가는게 당연해지고부터는 못가면 열 팍팍 받고

자기는 이번에 못갔는데 딴사람들 간거보면 질투하고 시기하고 다음엔 꼭 가겠다고 더 열내서 사진찍고

더 좋은 장비, 더 특별한 피사체 찾아다니고..

그러다보니 해서는 안될짓도 서슴치않고 하게되고...


잘찍기 위해 라는 명목하에 악순환이 반복되기 시작하는겁니다.

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소위 말하는 그 사진 작가증이라는것도 같은 맥락이예요.

돈내고 타다시피 하는 그깟 작가증이라는 종이 한장 있다 해서 사진 작가 된다 생각하신다면 그거 정말 웃기는 일인겁니다.



그까짓 일면, 그까짓 작가증...그까짓 입상...그런게 뭐 중요한가요.

취미로 하는 사진은, 예술은 결국 자기만족이 주가 됩니다.


일면 가서 백만인이 좋다 해도 내가 만족 못하면 아닌거고

(ex : 남 - 오오 서울 야경 멋져요 끝내줘요 / 저 - 그냥 달력사진에 불과할 뿐입니다)

일면 못가서 멋진 사진이 아니라는 딱지가 붙었다 해도 내가 만족하면 그사진은 좋은 사진인거예요.

(ex : 남 - 흔들리고 노이즈 만땅에 노출도 안맞고 뭐 이래요? / 저 - 우리 딸이 웃고있는 이사진 너무 맘에 듭니다)


일면, 네이버 오늘의 포토 같은곳에 가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과정을 즐기며 찍고, 이를 불특정다수와 나눠 함께 보되

어쩌다 일면 같은데 가면 가는거고 아니면 마는거고....딱 그정도로만 마음을 비우시라는 거죠.

목적이 아니라 그냥 덤으로 얻는 결과에 불과하다고 말입니다.

작가증 종이쪼가리 얻기위해 심사위원에게 뇌물먹이고 일면 가기위해 쪽지돌리고 문자돌리고...이러지 마시라는거예요. 그냥...


최근 관련 게시물들 보다 좀 담답해서 그냥 평소 생각하던거 다시한번 풀어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