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이 되었건 돌스냅이 되었건 뭐 세미나가 되었건
[댓가]를 받고 촬영하는 행사촬영에 있어 사진사의 영역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해당 행사를 실패하지 않고 촬영할 수 있는 필요최소한의 자기장비(백업포함)와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경험과 내공
둘째, 행사 자체를 능동적으로 리드해가며 참석한 사람들의 감정과 표정을 자유로이 이끌어 내는 친화력(진짜 행사 촬영 내공은 이런거임..)
셋째, 보험을 포함한 행사 전반의 흐름 및 컨셉샷등을 충분히 찍고, 사진사의 판단에 의해 최선이라 생각되는 편집을 할수있는 선별력과 보정력
넷째, 아무리 먼곳이라도 먼저오고 떠날때는 나중에 가며 식사따위 챙겨먹기보다 일생일대 인륜지대사를 꼼꼼히 찍어야 한다는 책임감
옵션으로 앨범, 액자등의 인화물을 제공하는 능력도 들어갈 수 있겠고요.
그러나 어느정도 스스로도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시는, 사진을 취미로 하시는 분들,
혹은 사진에 대해 정말 잘 모르시는 분들중에는
흔히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차피 있는 장비 가지고 행사 두세시간만 찍어달라 하고 RAW파일 받아 내가 편집하고 내가 인화하면 돈절약하고 장땡 올ㅋ"
"주변 사람중에 카메라 큰거 가진 사람한테 대충 찍어달라고 하고 용돈정도로 넘어가기...ㅋ"
얼핏 매우 합리적인듯한 생각으로 보이며 그렇기에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것도 사실이죠.
그러나 이분들은...역설적으로 몇가지 요소를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제외하고 이런 생각을 하십니다.
이분들이 남들보다 먼저 먼길 오고 간다는 점도 빼놓고 생각하고
이분들이 (보통) 천만원 너끈히 호가하는 최고급 자기 장비가져와 쓰는데 그 렌탈비용만도 환산해보면 아득하련만 그런 생각 하지 않으며
이분들이 셔터만 대충 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행사를 리드하고 백업하며 감정과 표정까지 연출해내는 내공은 계산에서 쏙 빼고
이분들이 머리속에 염두에 두고 촬영하는 완성본은 무시한 채로 RAW받아 자기가 하면 되겠거니...생각하신다는 겁니다.
그러니 행사촬영 5만원, 10만원 이야기가 나오는 거고
그래서 온갖 실패담, 인생에 한번뿐인 행사 사진 망친 경험담이 게시판에 넘쳐나는거죠....
애초에 이런 계산은 와서 3-4시간 찍어주니 시급 2만5천~3만3천원이면 되것네? 라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아주 뛰어난 계산법이라 할 말을 잃을정도죠. (.....)
뭐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실력과 내공, 충분한 장비와 보정력으로 최선의 사진을 촬영해주시면서
말 그대로 장비렌탈비도 안나올 댓가 받고도 한 가족 행복하게 해주었노라 하는 보람에 기꺼이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솔직히 말해 극소수라고 봐야죠. 특히 아마 레벨에선....
이동시간 제하고 시급 2만 5천원 생각하시면서
시급 2만 5천원 이상의 퀄리티를 사진에 바란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넌센스고요.
아주 가끔....살다보면
[댓가]를 주고 받는 갑과 을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그 갑과 을을 떠나, [댓가] 그 이상의 행복과 충족감을 서로가 느낄 수 있는 길과 방법이 있다는걸 알 때가 있는데
저는 이런 행사촬영이 그런 경우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가장 바람직한건
의뢰측은 [치룬 댓가] 이상의 행복한 시간과 성공적인 행사, 그리고 나중에 그 기쁨을 고스란히 되살릴 수 있는 뛰어난 사진을 얻고
의뢰받은측은 갈고닦았던 내공과 실력을 발휘해
말 그대로 혼신의 힘과 정렬을 쏟아 찍어드림으로서
[받은 댓가]그 이상의 보람을 스스로의 기쁨과 행복에 더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게 아닐까 싶거든요.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참 드문 경우긴 하지만 말입니다. (......)
요즘엔 겁도 없이 덥썩 용돈벌이 좀 해볼생각에 뛰어드시는 분도 원체 많기도 하고......
맡기시는 측이나,
맡는 측이나....생각을 좀 더 많이 해보시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이런 포스팅도 해봅니다.
얼마전에도 슬픈 사건을 하나 접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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