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던 노인1 [패러디] 아이패드 깎던 노인 벌써 오년 전이다. 내가 세간난 지 얼마 안 돼서 미국에 내려가 살 때다. 중부 왔다 가는 길에 LA로 가기 위해 쿠퍼티노에서 일단 전차(電車)를 내려야 했다. 쿠퍼티노 시내 맞은쪽 길 가에 앉아서 패드를 깎아 파는 노인이 있었다. 타블렛을 한 벌 사 가지고 가려고 깎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느냐고 했더니, "패드 하나 가지고 값을 깎으려오? 비싸거든 다른 데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더 깎지도 못하고 하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쥐고 있던 패드를 열심히 깎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이내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 2013. 12.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