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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그림이나 만화등과 마찬가지로 영상 이미지의 한가지입니다.
그리고 좋은 사진이란 사진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사진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는 사람들에게 보다 잘 전달할 수 있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즉...그냥 잘찍은 사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좋은 사진이 되기 위애서는 사진이라는 수단을 통해 어떤 감정이나 테마를 영상언어로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점에서 비춰볼때, 좋은 사진이란 어떤 의미에선 좋은 글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제 경우에 비춰본다면...글을 쓰는 것, 말을 하는것과 사진을 찍는 것은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대동소이 할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로요.
글이 좀 길어질 지도 모르는데, 비유를 들어 간단한 예와 함께 살펴보죠.
초보분들이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하는 세가지 이유를 말입니다.
첫째로, 좋은 글, 좋은 말이 되려면 글 쓰는 이, 혹은 말하는 이가 그를 통해 무언가 사람들에게 간절히 말하고자 하는 명확한 주제, 테마,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없는 사람이 그냥 글을 끄적이면 그게 바로 낙서고 억지로 말을 시켜본들 듣는 사람이 재미있을 리가 없습니다.
강력한 동기와 주제가 있을때 비로서 그사람의 글과 말은 살아 숨쉬면서 듣는이들을 빠져들게 하는 것이거든요.
자식자랑하며 침튀기는 아빠, AS센터에 갔다가 열불터진 사정, 농촌도우러 갔다 본 빈농의 충격적 현실 등등..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으면 속이 답답해 미칠정도로 강렬하게 발산하고 싶은 그런 주제, 그런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이걸 사진으로 보자면 이렇게 됩니다.
너무나 예쁘게 웃는 자식의 모습을 예쁘게 찍어 보여주고싶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나몰라라 하는 공무원들을 찍어 고발하고 싶다,
젊은 건강미를 발산하는 아름다운 여체의 미를 순수하게 찍어 보여주고 싶다,
세상 그 누구도 아직까지 찍어보지 못한 내 고장의 멋진 풍경을 담아내어 아름다운 내고장을 자랑하고 싶다..등등 테마,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게 없이 그냥
"산에 왔으니 몇장 찍어 갈까"
"남들도 다 모델 찍으니 나도 찍어보자"
"찍을게 없군. 길가에 잡초나 찍어볼까"
이래봤자 "정말 좋은 사진"은 나오기 힘들겠죠. (나오지 않는다는건 아닙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훨씬 나오기 힘들다는겁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 명문이 나오고 입에 침바른듯 이야기가 술술 풀려 나오듯....사진도 보여주고 싶은 바가 있어야 합니다. 이게 첫번째입니다.
둘째로, 말하고자 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잘 전달할 줄 알아야겠죠.
너무 더하지도 않고, 너무 덜어내지도 않으면서 청중을, 독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문장력이 있어야 합니다.
기승전결 똑 부러지게 있고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말하면서 필요없는건 잘라내고, 중요한건 강조하는 그런 문장력이 있어야 합니다.
말을 더듬는 사람이나, 글을 잘 못쓰는 사람의 이야기는 제아무리 그사람이 뭔가를 강렬하게 말하고 싶고 전달하고 싶다 한들
청중이, 독자가 들어주기 힘듭니다.
"그러니까제 가이걸통 해서하고싶은말은 즉 전봇대가 저기에 있으면 안되는 거이 거시기 아무도 에 뭐냐 그게.." 맞춤법도 뭐도 없이 그냥 이렇게 말하는 거랑
"전봇대는 전력공급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이지만 그 위치선정은 주민의 편의를 생각해야합니다." 라고 똑부러지게 말하는 거랑은 천지차이가 나죠.
이제 이걸 사진에 비유해볼까요?
예쁜 아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너무 광각으로 찍어 애가 일그러져 보이게 찍는다던가,
놀이동산에서 놀다온걸 보여주고 싶은데 아웃포커싱에 너무나 연연한 나머지 당최 어디서 찍은건지 구분도 안간다던가,
불꽃놀이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셔속을 잘못맞춰 온통 흔들렸다던가....이런게 여기에 해당됩니다.
말하고 싶은 주제, 테마, 비전은 분명히 있는데 그걸 효율적으로 잡아 촬영할 스킬이 결정적으로 부족한 경우죠.
보는 사람들에게 말하고싶은 주제를 전달하려면 최소한의 기본 촬영 스킬은 필요합니다.
하얀걸 하얗게, 검은걸 검게 찍는 측광의 기본부터
아웃포커싱을 시키면서도 다 날리지 않고 어디서 찍었는지 알수 있을만큼 조리개를 조여찍는다던가
장노출시 흔들림, 블러를 막기 위해 삼각대와 릴리스를 병행사용하면서 모든것을 선명하게 잘 담아내는등의 기본 스킬이 있어야
하고 싶은 이야기, 보여주고 싶은 테마를 보다 잘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주제, 테마, 비전을 효율적으로 잘 포장하기 위한 적당한 꾸밈이 있어야합니다.
그저 무미건조하게 사실만을 나열하는 논문같은 문장을 말해본들, 그게 제아무리 진실을 담고 있어도 듣는 사람은 고역입니다.
사건의 기승전결을 그냥 사실대로 신문기사처럼 늘어놓으면 쉐익스피어의 걸작인 로미오와 줄리엣도 "재벌가 젊은 남녀, 가족간 반대로 독약먹고 동반자살" 이 한줄로 걍 끝납니다. 뭡니까 이게. -_-;;
그렇다고 그저 화려한 미사여구만 줄줄이 늘어놓으면 오히려 역효과죠.
"회색의 손때묻어 색이 바랜 오래된 메이커 골동품 커피잔에서 황홀하게 피어오르는 모카향기가 이제는 빛이 바랜 아주 어릴적의 세피아색 추억사진속 한장면을.." ....뭡니까 이게. -_-;;
듣는 사람, 글을 읽는 사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적당한, 그러면서도 절대로 과하지 않은 형용사와 미사여구들이 필요한 법입니다.
글을 잘쓰는,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은 이점을 잘 알고 있기 마련이죠.
이제 다시 본론인 사진으로 돌아와보죠.
예. 저는 지금 마지막으로 후보정에 대한 이야기를 한겁니다.
제아무리 뛰어난 촬영스킬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단순히 카메라가 찍어 내뱉은 결과물만으로는 "효과적인 주제 전달"이라는 궁극의 목적을 놓고 볼때
2%의 부족함이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아주 약간의 노출보정, 아주 약간의 컬러보정.
아주 약간의 구도보정. 아주 약간의 입자감 보정등등..
사진사가 보여주고 싶은 테마는 강조하고, 불필요한 것은 최소화 하면서
사진이라는 영상이미지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주제를 더 잘 느낄수 있도록 약간의 형용사와 미사여구를 붙이듯
적당한 보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후보정이 과하면 미사여구로 떡칠한 문장처럼 오히려 보는 이를 불쾌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샤픈, 보정을 넘어선 합성과 편집등등..(그러나 그것이 주제전달에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해야겠죠. 사실주의만이 예술인것은 아닙니다.)
물론 필요하다면 보정을 아예 안할수도 있겠죠. 그쪽이 더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때로는 군더더기같은 형용사나 미사여구 없는 간결한 문장쪽이 보다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듯이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바로 그 미사여구를 덧붙일지, 붙이지 말지, 오히려 덜어낼지를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무조건 무보정, 무조건 후보정...이런게 아니라 말입니다.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어떻게 해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그걸 어떻게 포장해야 더 효율적일지...
이 세가지야말로 자기만족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정받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가장 중요한 3대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경우엔 제 자식이 너무 예뻐 만인에게 자랑하고 싶다는게 주 테마고
그 자식 좀 잘찍어주기위해 이런 저런 세팅을 하고 장비를 고르며
자식이 조금이라도 더 예뻐보이게 하려고 색과 노출을 보정하는 식이 되는거죠. 아..팔불출 아빠사진사여 -_-;;
어떠십니까?
이렇게 말하니 좀 그럴듯 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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