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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사진, 때깔 좋은 사진에 연연하는 분들께 드리는 말.

by 선배/마루토스 201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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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시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으면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등에서 수많은 이제 시작하시는 아마추어 취미 사진사분들을 봅니다만..



정말 결과물에 목을 거는 분들이 많으시단 생각이 들더군요.

더 쨍한 결과물. 더 멋진 결과물..더 때깔 좋은 결과물...


비싼 카메라 샀는데 왜 자기 사진 쨍하지 않냐며 분통을 터뜨리시는가 하면

지금 당장 자기 사진이 쨍하게 확 변했으면 좋겠다며 정답을 내놓으라고까지 합니다.


그런 분들께 제가 감히 한말씀 드려보기에 앞서

그런 분들께 저는 감히 한가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사진 대체 왜 찍으세요? 왜 취미로 사진을 고르셨습니까? 여러분은 바람직한 취미생활이라는게 뭔지 정확히 알고 계십니까?" 라고요.


애초에 취미란 무엇일까요? 어떤게 바람직한 취미일까요?

저는 그것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사회생활과 일상생활속에서 지친 심신을 풀어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재충전하기 위해 즐기는

비생산적 여가활동] 이라고요.


여기엔 키가 되는 2가지가 들어있습니다.


첫째, 취미생활을 함으로서 스트레스는 해소되어야 하지, 취미생활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건 취미생활 잘못하고 있다는 증거.

둘째, 취미생활은 근본적으로 비생산적 활동. 따라서 결과물의 질과 양이 높고 많으면 좋지만 낮다고 해서 거기에 크게 연연해하는 것도 잘못.


요약하자면 이 두가지입니다.


첫째요소에 대해서는 취미활동의 절대기준으로서 이 블로그에서 전에 한번 짚은 적이 있었죠.

아니 일상 생활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로도 충분하건만 지르네 안지르네 이게좋네 저게좋네 와이프몰래 지르네 어쩌네..하며 장비질에서까지 스트레스 받을거면

사진 왜 찍으십니까..? 스트레스 풀자고 시작한 취미인데 장비같은거에 연연해서 스트레스 받을거면 대체 취미생활 왜하나요..?


그리고 두번째. 오늘 주로 짚어보고 싶은게 바로 두번째입니다.


참 징하게도 많은 분들이 사진의 질, 화질, 선명함...뭐 이런거에 연연해 하시는 동시에

과정은 도외시하고 당장 결과물에 목매십니다.


여기서 위에 적은 취미의 정의중 두번째요소, 결과물에 대해 다시 한번 보죠.

저는 취미생활이라는게 근본적으로는 비생산적 활동이며 따라서 결과물에 크게 연연해하는게 잘못이라고 감히 적었습니다.


그럼 다른분들이 제게 당장 칼날같은 반문을 던지실겁니다.

"결과물에 연연해 하지 않을거면 대체 뭘 즐기라는거냐?" 라고요.


그에 대한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과정을 즐기세요." 라고 말이죠.



아마추어 취미 사진사가 사진을 찍는다는건 본래 결과물보다도 그 과정을 즐기는 데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결과물 최우선인건 프로페셔널 사진사들로도 충분하거든요?

오히려 아마추어 취미 사진사이기에 사진찍으러 나갔다 마주치는 좋은 풍경. 그리운 향기, 오래전의 추억들. 뜻하지 않았던 만남, 우연한 멋진 광경등을 즐길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것을 쨍하게, 때깔좋게, 멋지게 담아내지 못했다고 해서 스트레스 받고 화낼 이유같은건 전혀 없습니다.

그런 광경들과 만났다는 과정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오래동안 사진 찍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는 내공으로 사진이 아주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멋지게 향상되는 그 과정이 즐겁다곤 생각안하실까요?


내인생에도 작품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모 카메라회사의 광고멘트? 그딴거 쥐나 먹으라고 던져주세요.


찍다보니 작품이 하나쯤 생기는 것이 취미로서의 즐거움인것이지..

작품 하나 있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장비질하고 출사질하고 보정떡칠 해대면서

인생의 작품이 안찍혔다고 스트레스 받는것만큼 어이없는 취미도 없다고 봅니다.


"나는 취미사진사인데 이렇게 멋진 사진을 많이 찍은 대단한 사람이지 훗훗훗" 하는건 이미 취미가 아니라 그냥 허영입니다.

"나는 취미사진사인데 내세울만큼 멋진사진을 찍은건 없지만 사진찍는 과정이 참 즐거워요"하는것. 그게 진짜 취미인 것 아닐까요?



스트레스받을 요소들을 전부 없앤 후 순수하게 과정을 즐기고 그러다보니 절로 경지에 다다르는 것.


그것이 결과물에서 떠나

세월의 여유까지도 즐기는 진정한 취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당장의 쨍한 결과물을 위해 돈들이는 과정을 즐기시겠다면 뭐 사실 그것도 그분들의 자유겠습니다만..

그러면서 스트레스까지 받으시는걸 보면 너무 안타까와서 말입니다.




블로그에 하도 글을 안썼다는 생각에 키보드 두드리게 되었는데

적고보니 또 뻘글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