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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카메라용 렌즈 추가하기전에 꼭 생각해봐야할것들.

by 선배/마루토스 2012.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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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가 쓰는 렌즈라곤 50.4, 24-70 2.8 L, 70-200 2.8 IS L이 전부이고 이체제로 몇년을 버티며 사진찍고 있는데
 
사실 이건 상당히 완성된 구성입니다. 24미리부터 200미리까지 다 대응될 뿐만 아니라 조리개도 2.8 이하인 전천후 구성..
 
이걸로 못찍을 사진은 사실상 없다고 봅니다. 만약 못찍는다면 그건 렌즈가 모자란 탓이 아니라 제 내공이 모자란 탓인거죠.
 

근데 하여튼 저도 여기에 추가로 85 1.2 L이나 35 1.4 L, 14L이나 8-15L 들이면 사진이 좀 변할거 뻔히 압니다만
 

 

그건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진의 변화는 또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진의 변화는 화각과 조리개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직 유저의 새로운 관점, 새로운 주제의식, 새로운 목적, 새로운 표현방법에 의해서만 획득가능한 영역이라 생각하기에
 

다시말해 렌즈를 새로 들이지 않고도 사진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면
 
비록 그게 디지게 어렵고 욕나오게 힘든 일이라 해도 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거죠. 이건 미러리스도 마찬가집니다.
 
(사실 그 변화라는 것의 힌트의 조각을 아주 조금씩이나마 맛보고 그맛에 반해버린 탓도 있습니다.)
 

여기서 포기하고 새 렌즈를 들이면 왠지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것 같은 느낌...
 
조금만 더, 지금 렌즈들의 끝을 파보면 왠지 그 변화라는 것의 실마리가 잡힐것만 같다는 그런 느낌..(혹은 환상, 착각..=_=;)
 

그런 생각이 들어 새 렌즈를 들이지 않고 있네요.


사실 지금 제 사진들..예를 들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사진들을 돌아보면 이런 사실은 더욱 명확해집니다.

이렇게 50.4로 찍던.....





혹은 70-200 2.8 망원렌즈로 찍건..



24-70 2.8 표준 줌렌즈로 찍건

사진이 서로 전혀 달라보이는가 하면 ..그렇지 않거든요.


제 사진의 주제는 제 아들과 딸이고

그러다보니 제가 어떤 렌즈를 찍건 제 사진의 본질은 크게 변하질 않습니다.

자꾸 아이를 예쁘게만 찍으려 드는 한 더더욱 그렇겠죠.


오히려 저희 와이프가 항상 제게 말하듯이

아이들을 예쁘게만 찍지 말고 일상속의 순간들을 아무 렌즈나 대충 끼워 찍으면

오히려 사진에 이야기거리가 생기면서 변화가 옵니다.

비록 사진이 흔들렸거나, 핀이 맞지 않았거나, 노이즈가 잔뜩 끼었더라도 말입니다.


사진에 변화를 주려거든 찍는 이의 마인드, 찍는 사람의 사고방식이 변해야지..

그저 돈으로 새 렌즈 지르기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는 본보기 아닐까 싶습니다. 슬프지만 말이죠. ㅎㅎ


 
그래도 물론 필요하다면 새 렌즈를 사긴 사야 할겁니다.

저처럼 기본구성이 완성된 사람이 사실 얼마나 되겠어요. 대부분 렌즈 하나나 둘 정도 쓰시는 경우가 많고..

이런경우엔 렌즈 하나정도 추가하는게 절대 나쁜일이라거나 하다는건 아니니 오해마세요. ㅎㅎ


그러나, 새 렌즈 사실때 혹은 사신 후에 보면

거의 예외없이 이분들은 피사체 가운데 놓고 선예도확인만 하면서 그 렌즈를 좀 알았다, 좋다 나쁘다 평가하시더군요.

뭐 저도 그런적 있었으니 이해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분들에게 그런 테스트같은건 사실 상당히 무의미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렌즈의 "진정한 특성"이라는건 이전 글들에서도 누누히 말씀드렸듯이..

핀이 맞은 10% 부분, 선명한 부분에서 나타나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핀이 맞지 않은 90% 부분, 흐린 부분에서 나타나거든요.



제경우엔 어떤 렌즈를 새로 사거나 혹은 빌리게 되면 이런 테스트를 합니다.


먼저 최대개방시켜놓고 주구장창 찍습니다.
 
이때 얼마나 핀맞은곳이 선명한가를 보는게 아니라
 
배경이 되는 객체를 다양하게 선택해서..예를 들자면
 
갈대 같은 길다란 객체, 나무잎같은 타원형 뭉치 객체, 크리스마스트리 불빛같은 자잘한 광원객체, 자갈밭같은 비정형 객체등등..
 
이런게 배경이 되게 해놓고 주피사체가 될 객체와의 상대거리(카메라-피사체-배경)를 조절해가며 다양하게 찍어봅니다.
 


그담엔 조리개를 한스탑 조이고 같은짓을 또 해보고
 

그담엔 다시 조리개를 한스탑조이고 같은짓을 해보고
 

광각/표준영역이면 여기서 끝내고


망원렌즈라면 다시 한스탑 더 조여 같은 짓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조리개를 11쯤으로 조인 후 먼 광원을 찍어 빛갈라짐을 체크하고
 
이번엔 억지로 핀을 뒤틀어 조리개는 조인채 먼 광원을 아웃포커싱 시켜 다시 찍고 체크합니다.
 

 

그래야 비로서 그 렌즈만의 선예도 외의 특성을 아주 간략하게나마 조금 알듯말듯 하더라구요....
 

이렇게 해봄으로서 비로서 어느정도 거리에서 어느 조리개값을 사용할때

그 렌즈가 배경을 어떻게 표현해주는지....예를 들면 그저 지우기만 하는지 아니면 몽글몽글 예쁘게 해주는지

배경에 빛나는게 있으면 어떻게 표현되는지..회오리빛망울은 어떤 조건하에서 표현되는지 ..

피사체와 배경간의 거리가 어느정도일때 배경이 가장 예쁘게 망울지는지 알게 됩니다.


그저 주 피사체 선명하게 하는건 샤픈 왕창 때리면 어느 렌즈건 기본이상 다 해주는 ..사실상 무의미한 스펙인 반면(일상 스냅에서)

배경표현은 후보정으로 어떻게 해보기 가장 힘든 부분인데다가 각 렌즈의 특색이 전혀 다르고

심지어 같은 렌즈라 할지라도 조리개 수치따라 배경표현이 또 완전 달라지기때문에 이걸 알아두지 않으면 그 렌즈의 진짜 개성은 알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2.8 밝은 망원 사신 분들의 경우 무조건 아웃포커싱을 위해 조리개 안조이곤 하시는데

이런 망원렌즈를 오히려 조리개 살짝 조여주면 배경이 그냥 지워지지 않고 오손도손 예쁜 빛망울을 만들어주기땜에

사진의 분위기가 오히려 훨씬 더 삽니다만....평생 조리개 조이질 않으니 예쁜 표현방법이 있는데도 모르고 그냥 넘어가시죠.

대신 그저 선예도 타령만 해댑니다. 최대개방인데 이만큼 선명하다~ 하는 식으로요.


그런 분들을 위해...주제넘게나마 이런 글을 써보게 되네요.



한가지만 더 첨언하자면

제경우엔 50.4 표준 단렌즈를 굉장히 선호하고 즐겨씁니다.


근데말이죠..그렇게 몇~년을 그거 주력으로 줄창 써보니

50미리는 할수있는게 정말 많다는걸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근데 절대로 그냥은 또 못합니다.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지니고 죽어라 노력해야 겨우 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확인을 가지지 못하거나, 노력하지 않으면

50미리는 할 수 있는게 정말 없습니다.

새로운 시도 없이는 세상에서 두번째로 재미없는게 50미리 표준단렌즈예요. (첫째는 표준줌..ㅋㅋ)



결코 망원이 아닌데 망원이 되기도 하고

절대 광각이 아닌데 광각보다 광활해질 수도 있으며


얼핏 사람눈과 비슷한듯 절대 비슷하지 않고

막상 담아내자니 덜담기고 정작 덜어내자니 쉽지 않으며


심도장난질 치기에도 좀 모자르고

획기적인 구도나 구성하기엔 화각도 애매한데



이 모든 난관을 뚫고서 자기가 의도하고 설정했던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별의 별 짓을 다 해보는 동안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재미가 너무 큽니다.





이는 오직 시도하는 이 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중에서도 특권이죠.



광각도 쉽다하기 어렵고 망원역시 파고들면 무진장 어렵기는 매한가지지만


50미리표준단렌즈는 이 둘을 합친것 만큼 재미있습니다.




대신

이 둘을 합친것만큼 어렵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러했습니다. -_-;;




만약 제가 렌즈를 한 열다섯개쯤 보유하고 있으면서

하나를 깊게 파지 않고 오늘은 이렌즈 내일은 저렌즈 하며 렌즈별로 겉핥기나 하고 있었다면

전 아마 그런걸 아주 약간이나마 깨우치지도 못했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렌즈가 많음으로서 오히려 그런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하니

오히려 렌즈 적은게 행운이었다는 생각까지도 합니다. -_-;;



구정이고, 설 보너스다 연말정산이다 해서 주머니에 여유가 좀 생기신 분들중

자기에게 무슨 렌즈가 필요한지, 그게 정말 필요한지 하는 생각은 뒷전이고

그저 여유돈 생겼으니 뭐 하나 사볼까 하는 분들에게 전 꼭 이런 걸 한번 짚어보셨으면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적어보네요.



그런 분들께 딱 한마디만 더 드린다면..



렌즈 하나를 주구장창 오~래 쓰다보면

어느날 그 렌즈가 유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날이 있습니다.


"이봐 주인. 이제 나 말고 xx렌즈 써봐도 될 때가 온거같아." 하고 말이죠.

xx에 들어갈 말은...그 렌즈의 주인분이 평소 어떤 사진을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변할테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렌즈의 말을 마음으로 듣게 될때...새 렌즈 사셔도 늦지 않습니다.

그 말이 하고 싶었어요.....ㅎㅎ




새해 복 많이들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