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을 쓰시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조리개에 대한 자기 기준이 서지 않은 초보분들의 경우 조리개 수치가 딱 두가지중 하나인 경우를 흔히 봅니다.
첫째는 아웃포커싱시키기 위해 무조건 개방하는 경우와(주로 인물)
둘째는 팬포커싱하기위해 무조건 조이는 경우죠.(.....주로 풍경)
하지만 조리개를 단지 심도조절만을 위해 열고 닫는것은 조리개 본연의 역할중 절반도 채 안된다고 봐야 할겁니다.
그리고 아웃포커싱의 4대 원칙을 아직 잘 모르시는 경우 오로지 조리개에 의존해 아웃포커싱을 조절하려 하시는데
실은 아웃포커싱은 조리개나 화각만큼이나 피사체와 카메라간 거리, 그리고 피사체간 배경간의 거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 거리를 잘 다루면 조리개 조이고도 아웃포커싱 시킬수 있고....조리개 열고도 팬포커싱 할 수 있어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처럼 "거리"에 따라 적절한 조리개 수치를 좀 쓰시면 어떠실까 하는거죠.
의외로 이 "거리"의 관점에서 조리개를 설명하는 책이나 포스팅이 없다시피 하거든요....
따라서 이 포스팅은 이전 제가 쓴 "거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포스팅의 연장선에 위치한다고 보셔도 무방할겁니다.
먼저 피사체가 최소촬영거리에 근접해있는 가까운 경우,
조리개를 개방하면 지나치게 심도가 낮아 오히려 알아보기 힘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쪽눈, 그것도 반절만 핀이 맞아있고 나머지 다 날라가면....이건 암만 아웃포커싱이 중요하다고 해도 좀 아니죠.
이때는 적당히 조여줌으로서 선명함도 충분히 살리고, 피사체와 배경간의 거리의 힘으로 배경도 충분히 날리는게 기본입니다.
거리의 힘이 얼마나 중요하냐면 예를 들어 접사, 초접사 하는 경우에는 조리개를 11이나 22까지 조여도 배경이 날라갈 정도예요.
이런 가까운 거리에서는 조리개보다 거리가 엄청나게 아웃포커싱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똑딱이 카메라 조차도 이때는 배경 다날라가요..
피사체가 그보다는 조금 더 떨어져있을 경우..
다시말해 제가 개인적으로 정의하는 "그 렌즈의 최적거리"에 존재하며 배경도 충분히 멀다면
렌즈를 개방해서 촬영해도 선예도가 충분히 확보되는 한편, 그 렌즈만의 개방 배경 흐림효과는 최대화 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거리야말로 그 렌즈의 개성과 성능이 최대한 살아나는 스윗스팟으로 생각하고 있을정도예요.
문제는 렌즈마다 이 거리가 좀 다르다는 거....; 많은 경험으로 각자가 파악해야 하는 영역일겁니다.
아마 글 보시는 분들중에서도 이미 알고 계시거나 혹은 어렴풋이 느끼고 계시는 분들 계실겁니다.
그닥 쨍하다 소리 못듣는 렌즈인데 이상하게 어떤 사진은 묘하리만치 쨍하게 나오는 경우가 좀 있고 하다는걸요...이게 바로 그 거리에 기인합니다.
피사체가 충분히 가깝지 않은 경우..
대략적으로 말한다면 렌즈를 개방해서 촬영해도 배경이 충분히 날라가지 않을만큼 주 피사체가 먼 경우는
반대로 제 개인적으로 정의하는 "가장 피해야 할 거리"에 해당하며..보통 렌즈의 거리계보다는 멀지만 아직 무한대까지는 이르지 않은 영역이 이 영역입니다.
이 거리에 주 피사체가 존재하고 거기에 핀을 맞춘다면 개방조리개로는 도저히 쨍한 맛도 잡아 낼 수 없고
또한 개방조리개에서 극대화되는 그 렌즈만의 배경흐림, 착란원효과도 누리기 힘듭니다.
즉...그 렌즈의 단점만이 최대한 부각되는 거리가 바로 이 거리예요.
이때는 아예 충분히 조리개를 조임으로서 어차피 예쁘게 나오지 않을 배경 포기하고 주피사체라도 잘 잡는게 좋다고 봅니다.
피사체가 초점거리 ∞에 수렴하는 먼 거리까지 갔다면
이건 뭐 생각할 필요 그닥 없어서 좋네요. 걍 조이면 무난하죠...;; 예를 들면 풍경사진이 대표적이 되겠습니다.
여기에 변수가 있다면 카메라-피사체간의 거리 외 요소, 다시말해 피사체-배경간 거리라는 요소가 추가됩니다.
이 둘의 상대거리가 가깝다면 개방효과는 적어지고 상대거리가 멀다면 개방안해도 충분한 아웃포커싱이 얻어지니까
이 변수를 항시 염두에 두시면 좋을겁니다.
물론 다른 요인이나 목적이 있다면 가볍게 이를 무시하는 것 또한 사진사의 역량일테구요.
아웃포커싱은 말하자면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달콤하지만 위험하죠.
다만 이것은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 처럼 조리개가 밝은 비싼 렌즈, 혹은 아주 망원인 렌즈가 전부가 아닌..
"이중 상대거리"가 오히려 그보다 더 큰 요소로서 작용하는 영역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어떤 흐리멍텅한 개방조리개를 지니는 단렌즈라 하더라도
어떤 거리조건과 빛 조건을 만족시킨다면 마법처럼 쨍하게 나올 수 있으며
어떤 칼같은 개방조리개를 지니는 단렌즈라 하더라도
어떤 거리조건과 빛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흐리멍텅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MTF차트가 다가 아니고, 선예도 해상력 점수가 다가 아니예요..
어떤 고수분들은 조리개는 가급적 최대개방 하지 말라고 하시지만 전 그거에도 반대합니다.
마법의 거리에서 최대개방하면 마법과도 같은 특별한 그 렌즈만의 그 무엇을 얻을 수 있거든요.
단순히 핀 맞은 부분 조금 쨍하게 하기 위해 핀 맞지 않은 부분의 그 마법같은 아름다움을 포기한다??
이건 한번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핀이 맞은 영역만 보이고 아웃포커싱 왕창되면 장땡이기만 한 단계를 지나
그 다음레벨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핀이 맞지 않은 영역에서의 차별화와 더불어
심도깊이와 착란원크기가 아웃포커싱의 요소이기는 하나 다른 의미라는것을 깨달으셔야 하거든요.
인물사진은 조리개 열고 풍경은 닫아라 라던가..
쨍하게 하려면 한스탑 조이고 찍어라 라던가..
아주 비싼 렌즈는 개방해도 항상 쨍하다 라던가...
이런소리는 솔직히 이제 듣기 질렸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소리입니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다들 말하죠.
하지만 "거리"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사실 아무리 말로 하고 예제사진을 보여줘도 실제로 자기가 느끼기 전까진 그만큼 깨닫기 어렵고 전달하기도 힘들어요.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이 영역을 이해하면 남과의 차별화를 보다 뚜렷하게 이뤄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이해하지 못하신다 할지라도
가슴속에 담아두신다면 언젠가는 저처럼 자다가 벌떡 일어나 박수치실 날이 오지 않을까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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