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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수나 프로들의 말 한마디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

by 선배/마루토스 2009.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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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숱한 사진의 고수들이 많습니다.


이미 세상에 널리 그 이름을 떨친 예술사진가서부터, 저널리스트 사진가들도 많고....

브라이언 피터슨이나 윤광준님처럼 책을 통해 자신의 내공을 전수하는 고수분들도 많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피의 프로사진사들처럼 자신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주옥같은 명구들로

저희 아마추어들에게 가르침을 내려주는 분들도 있고,

이곳 클럽이나 볼로그등 온라인상에서 나름 한가닥 하는 고수분들역시

많은 강의, 강좌, 포스팅등을 통해 저희를 계도하고 있습니다.

아예 오프라인 사진교실이나 사진강좌등을 통해 직접 프로로부터 강습을 받는 경우도 있고 말이죠.


그러나....가끔 그런 고수나 프로분들의 가르침이나 소위 명언 한마디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프로가 이렇게 하라고 했다. 그러니까 너의 방식은 틀렸다"

"프로가 말하길 그 어떤 보정도 용납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난 보정 안한다. 보정한건 다 사진도 아니다."

이런 경우를 말이죠.



제경우에는...어떤 고수의 가르침을 접하게 되면, 그 고수가 왜 그 글을 썼는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합니다.

어째서 이 사람은 이런 말을 했을까? 그 앞뒤에 숨겨진 의미는 무엇일까?

이 고수는 어떻게 해서 이런 결론에 달하게 되었을까? 하고 충분히 생각해봅니다.


그리함으로서, 그 고수가 전달하고자 했던 바를 나름대로 체득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그 가르침을 마음에 담은채로 애써 무시 -_-;; 해버립니다.


어째서 그 고수의 가르침을 그대로 실현하지 않냐구요?

그건 단순히 제가 건방져서...만은 아닐겁니다.


제가 그 고수의 가르침대로만 실현하는것을,

모르긴 해도 고수가 바라지 않을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르침받은 그대로 실현해보았자, 제가 그를 뛰어넘을 수는 없습니다.

습득한 지식을 그대로 실현해보았자, 그의 사진의 확대 재생산이 될뿐,

그와 제가 달라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 사진이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예술이란게 그런것 같습니다.


선인들의 가르침을 받고, 그 가르침을 습득했다면,

거기 따르기보다는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것...

그것이 예술에 있어서 "배운다"의 진짜 의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직 선인들의 가르침을 지키는데만 얽매였다면,

미술사조에서 추상주의, 인상주의, 초현실주의같은 새로운 사조는 나올수 조차 없었을겁니다.

이런 새로운 사조들은 어렵게 익히고 배운바를 잊고, 자신의 철저한 주관하에 새로 출발했었기에

선인들과는 다른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이죠.

2차원상에 3차원을 그리겠다는 피카소의 새로운 발상도,

램브란트나 다빈치의 가르침에만 매여있었다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것이었듯이 말이죠.



결정적 순간을 잡아라? 그 의미는 납득합니다. 하지만 그와 저의 결정적 순간은 다릅니다.

무조건 조리개는 조여라? 그 의미도 납득합니다. 하지만 결정은 제가 합니다.

후보정 한건 사진도 아니다? 무슨 뜻인지는 압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보여주고 싶은 대로 보여줄 것입니다.

항상 황금분할을 지키며 찍어라? 예. 그래서 격자스크린도 씁니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기꺼이 무시하고 찍습니다.



가르침을 습득한 연후에 그를 뛰어넘기 위해 자신의 주관으로 그 가르침을 무시하는것은,

그 가르침을 첨부터 모르고 넘어가는 것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모르는 상태에서 잘 나온 사진은 우연의 산물이고,

안 다음에 막찍어 잘 나온 사진은 배움과 노력의 산물입니다.


포샵질은 무조건 나쁘다고 하면서 배우려 하지 않는건 그냥 그사람의 게으름일뿐입니다.

배움에 인색할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배움은 배운 후 이를 초월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운 그대로 똑같이 그려내는건 입시용 미술에서나 통할뿐,

예술로서, 그리고 취미로서 라면....배운 다음에 자기만의 것이 추가 되어야 합니다.


일면의 유명한 분의 보정방법, 파라메터 수치, 커브값등을 배웠다고 무조건 똑같이 한다면

비슷은 해도 결국은 그분 밑에 서게 되죠.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려면, 자기만의 플러스 알파를 찾아 넣거나, 자기만의 파라메터값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기존의 고수분들의 가르침을 지키기 위해

자신에게 제한을 걸어두고 그 가르침에 얽매이는 분들을 잘 이해하지는 못하는 편입니다.


고수들의 말도 결국은 주관일뿐, 절대의 진리는 아니기 때문에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