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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을때 "빛을 본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

by 선배/마루토스 2010.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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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블로그에 숱하게 적은 말이

빛을 보시라 라는 말이었고..

다른 많은 고수분들도 누누히 하시는 말씀이 빛을 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대체 빛을 보라는게 무슨말일까? 라는 생각이 들수밖에 없는게 사실 초보분들의 슬픔입니다.

나름대로 궁리하면서 역광에서 광원이 같이 들어오게 찍어보다 실패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냥 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신선놀음같은 소리냐 하고 무시해버리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빛을 본다.

그게 과연 무슨 의미일까요?

제 수준이 미미하여 다른 분들이 어떤 의미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까지는 짚어낼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이 블로그 내에서 제가 수차례에 걸쳐 말했던 빛을 보시라는 말의 의미는 풀어내드려야 할것같아 적어봅니다.



"빛"을 본다는건 요약해본다면 그 상황의 빛으로 어떤 사진이 찍힐지를 미리 예측하고,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얻어내기 위해선 그 빛을 어떻게 배치, 가공, 이용, 혹은 다른 빛을 더하거나 있는 빛을 뺄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머리속에 그려진 그림을 실제의 이미지로 구현화 해내기 위해 필요한 빛의 강약과 성질을 안다고도 할수있겠죠.



사진을 찍을때 항상 빛에 주의하고 빛의 색, 강약, 각도, 방향등을 신경쓰며 촬영에 촬영을 거듭하다보면

셔터를 누르기 전에 이미 뷰파인더속의 객체가 어떻게 촬영되어 프린트 아웃될것인지까지 머리속에 자동으로 완성되며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구도와 방향을 바꾸고 어떤 세팅으로 촬영해야 하는지 알게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빛을 보다"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뒤집어 말해본다면..다시말해 찍는 입장이 아니라 다른 이의 사진을 보는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그냥 "아 잘찍었네" 이러는게 아니라

그분의 사진을 보며 빛의 세기, 각도, 색, 방향등을 파악하고 해가 어디쯤에 떠있을때, 어떤 날씨에, 어느방향에서 찍은건지를 봅니다.

스튜디오 사진이라면 피사체주변의 그림자, 컨트라스트, 캐치아이등을 주의깊게 관찰하면서

조명이 몇개, 어디어디에, 반사판은 몇개, 어디어디에..지속광이었나 순간광이었나 이런것까지도 포착해 내며

그 사진을 마치 자신이 찍은듯, 자신의 간접경험으로 삼아 내공을 키운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왜 사진에 갓 입문한 초보자는 빛을 볼수 없을까요?

초보자도 빛을 보려든다면 볼수 있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빛은 항상 저기 있으니 말이죠.



문제는 그냥 빛을 보는 것이 아닌, 빛을 "담는" 경험의 차이입니다.



어떤 빛으로는 어떤 사진이 찍힐지 예측이 가능해야 하는데

초보자는 빛에 대한 경험과 이해와 이를 담기 위한 카메라의 세팅등에 대한 내공이 부족하야

빛을 보면서도 그 빛이 어떻게 담길것인지 예측이 불가능하고

원하는 이미지를 담기 위한 빛의 응용력도 부족하며(그 이전에 원하는 이미지 자체를 지닌경우도 드물지만)

빛의 가공을 위한 최적의 카메라 세팅 변경도 힘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빛을 본다는게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시라거나 그런말이 아닙니다.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라도 빛을 보며, 빛에 주의하며, 같은 사진이라도 빛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같은 빛이라도 세팅에 따라 얼마나 변화하며

후보정에 의해 빛을 어디까지 가공할 수 있는지를

수많은 범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립하고 노력하는 분이..


아무 생각없이 셔터만 누르는 분들보다 분명히 더 먼저 빛을 보는 경지에 도달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역광에서 배경과 인물 다 잘담는 법? 빛을 보고 담는 법을 알면 답 자동으로 나옵니다.

인물도 잘나오고 하늘도 파랗게 담는 법? 빛을 보고 담는 법을 알면 답 자동으로 나옵니다.

인물에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아주는 아이캐치 넣는법? 빛을 보고 담는 법을 알면 답 자동으로 나옵니다.

명암차를 극대화 하여 조각상같은 강렬한 이미지를 담는 법? 빛을 보고 담는 법을 알면 답 자동으로 나옵니다.


사진은 빛을 담는 예술입니다.

빛이 있으면 밝고, 빛이 없으면 어두우며, 빛이 강하면 컨트라스트도 강해지고, 빛이 약할수록 오히려 사진은 부드러워집니다.


빛이 알파요, 빛이 오메가입니다.

그러니 수많은 선인들이, 고수분들이 빛을 보라고 그토록 강조하는게 아닐까요?



그러나 보려하지 않는 사람은 언제까지나 볼 수가 없습니다.

보고자 하는 의지를 지니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빛을 보고, 다루고, 가공하고, 이용하는

말 그대로 빛을 본다는 말이 어울리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가 사진찍을때의 경험뿐만 아니라 남의 사진을 보면서도 탐욕적으로 빛을 보고 그 노하우를 훔치고자 할수록 더 빨리 말이죠.



물론 저 자신도 아직 아주아주 멀었습니다.

제 생각에 저는 이제 겨우 빛을 보기 시작하는 단계의 극 초입에 서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빛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턱도 없이 모자라는 단계말이죠.


그러나 최소한 빛의 중요성 자체를 인식하고

빛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노력할 준비는 되어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 자뻑인가. -_-;;




이상이 얼마전 빛을 보다 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꽤 오래동안 머리속에서 생각을 굴린 끝에 나온


저의 결론입니다.




어설프고 보잘것없는 요. -_-;;


그러나 이는 제가 완성된자가 아니기에 당연한것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글을 적는 것 자체가

제 스스로가 제 속의 이론을 확립하고 제 자신이 나아갈 바를 제 스스로에게 주지시키기 위한

저만의 방법중 하나니까요.


그러니 부디 참고로만 보아주시고

혹 고견이 있으신 고수분들께서는 따끔한 말로서 부족한 제게 배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