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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저도 사진이란걸 취미로 하게된지 10년도 넘었네요.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로 시작해서 지금은 DSLR을 쓰고 있으며
지금도 썩 잘찍는다거나 좋은사진을 찍고 있다는 느낌은 솔직히 아직 들지 않습니다.
그만큼 제 사진실력이 미천하고 덜 노력했으며 "이미지"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의미도 되겠지요.
그래도 나름..사진을 시작한 이래
조금이라도 사진을 더 잘찍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조금이라도 실력을 더 키우기 위해 10여년동안 거의 거르지 않고 꾸준하게 해온것이 몇가지는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제가 그간 걸어온 길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또 이제 사진이라는 취미의 길을 걷고자 하시는 분들께 그게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짤막한 글 한토막을 적어봅니다.
첫째로, 저는 좋은 사진, 잘찍은 사진을 매일같이 꾸준히 보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책에서, 전시회에서 등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써가며 국내 국외 가리지 않고 상업사진 작품 사진 편식하지 않았으며
프로사진사의 사진이건 아마추어사진사의 사진이건
고수의 잘찍은 사진이건 하수의 좋은 사진이건 가리지 않고 그날그날 최소 수십장씩 매일같이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그냥 보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그 사진에서 주제를 보고, 색을 보고, 노출을 보고, 사진내용속에서 사진밖의 상황을 유추하고
정말 좋은 사진을 보면 그 사진을 텍스트로 풀어내는 연습을 10여년간 거의 매일같이 했습니다.
풍경이면 지형, 빛의 방향, 날씨, 시간, 위치등도 생각했으며 인물이면 표정, 포즈도 최대한 머리속에 담고자 노력했구요.
한발 더 나아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등.."이미지"로 구성된 것들중에서 눈에 띄이는건 사진에 응용할수 있지 않을까 하며 주의깊게 관찰해왔습니다.
둘째로...저는 매일, 혹은 매주..저 스스로에게 숙제를 부여하고 이를 클리어 하는것을 반복해왔습니다.
그 숙제는 참 여러가지였죠.
AF시스템의 이해, 존시스템의 성립, 적정노출의 정의등..기계에 대한것이건 사진이론 전반에 대한것이건
최소 일주일에 한두가지는 책이나 강좌등을 보고 스스로 생각을 정리해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숙제를 내기도 했고
아주 맘에 드는 색의 재현이라던가 기억에 남은 사진 흉내내어보기등 실습과제도 꾸준히 내고 클리어했으며
이런때는 이런 보정, 저런때는 저런보정, 혹은 이 프로그램으론 뭘할수 있는가?
같은 작업을 한다면 어느것이 더 효율적인가 하는 후보정의 연구도 거르지않았습니다.
어차피 저는 타고난 미적 센스, 예술에 대한 재능같은게 전무하기때문에..할수있는거라곤 이런거뿐이었으니까요.
기계를 이해하고, 메카니즘을 이해하고,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다시 거기에 이미지를 이해하고 비트맵을 이해하고
모니터와 컴퓨터를 공부했으며 잉크와 빛의 차이부터 태블릿, 스캐너등..사진에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는건 가리지 않고
뭐 하나라도 더 알기위해 이번주엔 이거 공부하기, 다음주엔 이거 찍어보기, 다음달엔 이렇게 보정해보기 하는식의 자기과제를
내고 클리어하기를 10여년간 빼지않고 해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사진찍기를 게을리하거나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카메라의 중고가격이야 어찌되건..당장 사진찍는일에 전념했고
삼각대나 렌즈후드에 난 기스들도 솔직히 신경쓰이는게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럽습니다.
그 기스들의 숫자만큼 제 내공도 비록 0.1mg이라 할지언정 늘었을테니말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이해한 바, 제가 체득한 바를 다른이에게 설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블로그에서, 인터넷 게시판에서, 사진 소모임에서 등등 ..(한때는 사진책 저술작업도 했었죠. 무산되긴 했지만..)
자기가 아는거랑,
그걸 남에게 알려주는 거랑은 사실 전혀 별개입니다.
아무리 많이 알고 아무리 잘 아는 사람이라 해도
그걸 다른사람에게 설명해주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죠.
첫째는 정말 제대로 알아야 뭘 가르쳐도 가르치지..적당히 아는 상태에선 그게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남에게 자기가 아는바를 전하고자 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그 과정에서 자기가 아는바를 스스로 한번 더 점검하게 되어있고
자기오류를 찾아내고 이를 수정하여 체득한 지식을 보다 온전히 자기걸로 만들게 되는 부가이익이 있습니다.
둘째로는..다른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줄때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상대를 이해시킬수 있을것인가를 연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스스로 자신의 지식을 더 요약, 압축하는 한편 보다 효율적인 비유방법을 찾아내게 되고
또한 "주관"과 "객관"을 분리하는 법, "주관"을 풀어내는 법등을 알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님하 저사진은 왜 좋은 사진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때
사진이라는 "이미지"의 주제, 구성, 색, 구도, 보정법, 연출등을 총체적으로 "텍스트"로 풀어낼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무엇때문에 그사진이 좋은사진인지, 아니라면 왜 아닌것인지..
잘찍은 사진이긴 하지만 좋은 사진은 아닌 이유, 잘못찍었어도 정말 좋은 사진인 이유를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텍스트로 풀어내는 훈련을 하게 된다는 소리이며
이건 뒤집어 말하면 이사람에게 어떤 "텍스트" 혹은 "스토리"를 던져주었을때
꺼꾸로 그것을 "이미지"로 만들어 내는 능력을 키우는데 분명히 크나큰 도움을 준다는 소리가 됩니다.
요약하자면 저는 제 사진이라는 취미를 보다 잘 즐기고 그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욕심에서
제 눈을 키워왔고
이론과 장비, 실제 촬영 테크닉을 공부했으며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고
제가 모르는 새로운 후보정기법을 찾아다니며 그게 어떻게 구현가능한지 스스로 연마해왔다는 소리죠.
이렇게 쓰고 보면 되게 거창해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냥 게시판 다니며 좋은 사진, 잘찍은 사진 보고 연구하고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보며 그걸 텍스트와 연관지어 글써보고
심심풀이 삼아 매일매일 새로운 후보정 한가지씩 실습해보고
그러다 가끔 이렇게 블로그에 어느정도 정리된 생각을 올리는게 전부니 사실 어찌보면 되게 별거없습니다. -_-;;
하지만 나름..그걸 10여년간 해왔고, 그렇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 하시는 분 계실지 모르지만
단순히 사진을 찍는게 저의 취미인게 아니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합니다.
사진이라는 취미를...보다 더 알아나가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게 제 취미인거거든요.
단순히 결과물만 짠 하고 보는것이 아니라요...
그래서 제게 사진은 늘 새롭고 재미있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글 적어봅니다.
모르긴 해도 이짓을 앞으로도 계속 할거같기도 하구요....ㅎㅎ
ps) 위에 올린 사진은 오늘의 자기 과제로서 한번 시도해본 회오리 빛망울 못만드는 렌즈로 찍고 회오리 만들어보기 보정 연습이었는데
썩 만족스럽지 않아 다음주까지 연구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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