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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취미로 하고자 맘먹은 분들께 드리는 글.

by 선배/마루토스 2012.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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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취미로 삼고자 마음먹으시는건 좋은데, 왜 하필 많고 많은 취미중 사진을 고르는지 최소한 본인은 알아야 하지 싶습니다.

  이걸 알고 시작하는 분이 빨리 발전하고 오래 지속하지면 이걸 모르고 그저 좋은 카메라들이 가격이 저렴해져서 남들 다 하니 따라한다는 분들은

  발전도 느리고 오래가지도 못하는걸 너무 많이 봤거든요.

 

- 정말 멋진 풍경, 신문에서나 볼법한 끝내주는 스포츠사진, 잡지에서 본 늘씬쭉빵한 모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꽃과 조류등은

  사실 여러분이 수천만원 들여 비싼 장비 사서 직접 찍지 않으셔도 아마작가나 프로사진사들이 앞다투어 찍고 올려 보여줍니다.

  (또 모르긴 해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꽃과 조류등은 자기들을 찍는답시고 괴롭히는 사람들의 수가 적어질수록 자기들 사랑한다며 찍겠다고 못살게 구는것보단 좋아하지 싶네요.)

  하지만 여러분의 가족 일상 사진을 찍어줄 사람은 오직 여러분 밖에 없습니다.

 

- 어떤 장비로 구성할까 하는 고민도 많이 하시는게 좋지만 그보단 어떤 사진생활을 할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훨씬 더 많이 하셔야 할겁니다.

  또 장비를 고르실때도 어느게 제일 돈값하는 장비일까 하며 선예도나 성능같은거 따지지 마시고 내가 뭘 어떻게 찍고 싶은데 그걸 위해 뭐가 필요한건가 하고 고르세요.

 

- 남들 다 한다고 해서 자기도 괜히 그거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은 버리세요.

  반대로 남들이 다 안한다고 하는걸 하시는게 개성획득의 지름길입니다.

 

- 어지간해선 사진을 지우지는 마세요. 정말로. 모자라는 용량은 얼마든지 몇푼 돈 주고 하드 늘려 해결할 수 있지만

  일단 지운 사진은 억만금으로도 살리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 또 지울때도 지우는 이유를 확실히 하세요.

  노출이나 화밸, 노이즈, 흔들림정도는 사진을 영영 지우기에 충분한 이유가 아니라는걸 아실 때가 분명히 옵니다.

 

- 아주 큰 메모리카드를 끼우고 사진찍으러 나간 뒤 용량의 90%를 남기고 돌아오는건 그리 현명한 일이 아닙니다.

  윗글과 반대되며 역설적이지만 설령 지울건 지우더라도 많이 담아오는게 결국 도움이 되요.

 

- JPG로만 찍으시는걸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귀찮으시더라도 RAW파일로도 담으시는게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평생토록 원했던 그 "한장"이 JPG에 설정미스로 찍혀 살릴수 없다는걸 알고 절망한뒤 후회해도 늦습니다.

 

- 카메라 설정에 완벽을 기하느라, 온갖 필터들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기 위해, 추가광원을 조금 더 잘 배치하는것 등도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그때문에 시간잡아먹고 셔터찬스를 놓치는 것보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는 전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후보정공부를 조금 더 해두고 RAW파일을 쓰는건 어떨까요?

  실제 촬영상황에 따라 너무 촬영전에 완벽을 기하려 하다가는 찍히는 사람도 질리기 쉽습니다. 돈받는 모델이나 풍경 아닌 이상엔 말이죠.

 

- 수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잘 찍는 법같은걸 익히는것보다 먼저 찍지 말아야 할 상황과 대상부터 알아둡시다.

  그리 어렵지도 않습니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상식과 매너와 양심만 지키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 더 좋은 장비는 분명 사진을 찍는 편의성과 건질 확률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가계부와 가족상황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겁니다.

  그리고 충분히 준비된 내공이 있다면, 더 좋은 장비가 아니더라도 필요최소조건은 다 만족시키는것이 최근의 장비들입니다.

 

- 가족사진을 좀 잘찍겠다고 산 비싸고 좋은 카메라로 기왕산거 멋진 노을, 아름다운 일출, 늘씬쭉빵한 모델등도 찍는건 결코 나쁜 일은 아닐겁니다.

  하지만 이를위해 가족들은 내팽겨치고 혼자만 다닌다면 이미 앞뒤가 바뀐거라 봅니다. 갈거면 같이 가시던가...

 

- 단 하나의 렌즈만 쓰기로 마음먹으셨다고 해서 그 단 하나의 렌즈가 꼭 최고급렌즈여야만 할 이유는 정말이지 없습니다.

  제가 그간 보아온 바에 따르면 이분들은 비싼 최고급렌즈가 가지고 싶은 핑계로 그 렌즈 하나만 쓸거니 좋은거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 특별한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면, 가급적 멀지 않은 거리, 대략 렌즈의 거리계창이 무한대를 가리키지 않도록 찍으시는게 좋습니다.

  제가 10년전에 이말을 듣고 코웃음쳤는데 지금은 이 말의 신봉자가 되어있습니다.

 

- 카메라의 뷰파인더및 렌즈의 거리계, 플래시의 정보창등이 알려주는 정보중에서 허투루 할거리는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 이건 정말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얽매여 정작 피사체와 촬영상황을 허투루 할바에는 그 정보들을 허투루하는게 차라리 낫습니다. 이것또한 정말입니다.

 

- 사진이 맘에 안든다고 장비를 바꾸고자 하는 분들은 정말 많지만 사진이 맘에 안든다고 자기를 바꾸고자 하는 분들은 정말 적습니다.

  장비를 아무리 바꿔도 자기가 바뀌지 않으면 말짱도루묵입니다. 냄비 바꾼다고 요리실력이 확 변하지 않듯이요.

 

- 여러분이 경제적 사정에 여유가 있어 2개의 바디와 8개의 렌즈와 5가지 필터와 태블릿PC, 그리고 삼각대와 볼헤드등이 있다 해서

  외출 한번 나갈때마다 그걸 꼭 다 들고 나가야만 뽕을 뽑는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지나친 무게등으로 인해 열정의 감소와 몸살등 부작용이 클겁니다.

  필요하다면 필요한만큼 들고 나가야 하겠지만 장비가 많으면 많을수록 오히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또 장비가 든 가방의 무게가 무겁다 해서 지하철 위 짐받이에 올려놓는다거나, 차 트렁크 내지는 차 의자에 대충 올려놓고 다니거나 하지 마세요.

  제 주변분들중 피해사례금액만 대충 합쳐봐도 억에 육박합니다. 건망증, 차량털이범, 홍수, 땡볕으로 인한 고장등이 다 그 귀찮음때문에 생겨요.

 

- 가끔 카메라 사놓고 사진 안찍는 이유를 장비의 무게로 돌리고 더 가벼우면서 더 좋은 카메라만 찾는 분들이 계십니다.

  솔직히 제 경험상 이런 경우 대부분은 지닌 바 열정의 무게가 1카메라 1렌즈의 무게만도 못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무게탓 부피탓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휴가지나 출사지등에서 자기 장비 좋은거 들고 나왔다고 그만 못한 장비나 휴대폰으로 사진찍는 분들 보고 코웃음치지 마세요.

   오히려 휴가지에까지 그 크고 무거운 장비 아득바득 챙겨나와 풍경과 풍취와 감성과 여가를 제대로 못즐기는게 코웃음당할 일 아닐까 싶습니다.

 

- 후보정공부가 하기 싫고 귀찮은걸 사진은 무보정이 진리네 어쩌네 따위의 소리로 얼버무리지는 마세요.

  후보정도 따져보면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100의 사진을 120으로 만드는 보정과 20의 사진을 80까지 살려내는 보정...

  꼭 이런분들이 평소엔 100을 120으로 만드는 보정은 사기네 합성이네 욕하다

  정작 자기가 20밖에 못찍은거 제발 80까지만 살려달라고 남들에게 아쉬운소리 하시게 되곤 하는걸 너무 많이 봤습니다.

 

- 설마 내가 그 멍청이들처럼 카메라 물에 빠뜨릴라구? 라 생각하고 비싼장비 들고 개울물이나 징검다리에서 사진찍지 마세요.

  그 멍청이라 생각하신 분들도 자기가 카메라 물에 빠드릴거란 생각은 안하셨는데 빠뜨리신 분들입니다.

 

- 많이 공부하고, 많이 찍고, 많이 보정하고, 많이 보고, 많이 반성하는 것 외의 지름길 따위는 단언컨데 없습니다.

 

 

생각나는데로 그냥 가슴속에 평소 담고 있던 말 적어보는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