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서두에 저의 입장을 먼저 밝혀두고 시작하죠.
저는 늘씬쭉빵 모델 아가씨들의 사진을 찍는것을 긍정하는 동시에 부정하는 묘한 입장이라는걸 말입니다.
뭐야 저거? 박쥐아냐? 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텐데 ..이제 본론을 듣고 보면 어느정도 납득해주시리라 믿고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긍정하는 입장에 대해서는 사실 이전에 쓴 글이 하나 있습니다.
2009/08/13 - [CAMERA] - 늘씬쭉빵 모델 사진따위 왜 찍느냐는 분들께 드리는 말.
이 글에서도 적고 있지만 요약해보면 긍정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여성의 美 그 자체에 대한 추구는 기본적으로 긍정하기 때문에
2. 사진 촬영 스킬 및 외장 플래시 사용 테크닉을 익히고 싶지만 주변에서 마땅한 피사체를 찾지 못할때 연습으로 딱이기에
3. 행사장이라는 열악한 환경 및 스튜디오라는 최적화된 환경, 그리고 야외등 여러 환경에서 충분한 연습을 할 수 있기에
저도 초보시절엔 이런 행사장 다니면서 열심히 플래시 직광 사용 방법이라던가, 열악한 환경하에서의 최적 세팅법등을 연습했었고
여자친구나 주변인들이 연습샷에는 그리 협조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의 방편으로서 그리 했었거든요.
다시말해 최소한 떳떳한 목적은 있었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서 상당부분 긍정한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플래시 수백번 터뜨리고 설정 수십번 바꿔가며 연습샷하는데 군소리 없이 따라와줄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_-;;)
또한 인간이 지니는 본연의 미의식 그 자체를 추구하며 여성의 곡선미를 추구하는 예술활동으로서의 사진 또한 긍정합니다.
이제 늘씬쭉빵한 모델사진을 찍는것을 부정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죠.
애초에 왜 그리 많은 분들이 모터쇼나 오토살롱등이 열렸다 하면 그 비싼 카메라와 렌즈 챙겨 우르르 가는 걸까요?
왜 비싼 돈 내고 소수정예 모델촬영회같은곳에 참석하는 걸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텐데 저와 제 주변인들의 경험 및 추정에 의거해 그 이유를 추측해보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합니다.
1. 비싼 카메라와 렌즈는 샀고, 내가 사진 뭘 찍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남들 다 늘씬쭉빵 모델 사진 찍으러 가는거 보고 자기도 그런거나마 찍어 본전찾으려고
2. 순전히 예쁜 아가씨들 실컷 찍어보기 위해. 길거리에서 그러다간 잡혀가지만 그런데서 찍는건 누구도 뭐라 안할뿐더러 오히려 동참자가 많으니 군중심리로
3. 한발 더 나아가 속된 말로 늘씬쭉빵한 모델아가씨들을 대상으로 관음증을 채우기 위해. 또 젊고 예쁜 아가씨와 친해지고싶은 일념에
4. 소위 말하는 인터넷 사진 관련 사이트등에서 일면, 베스트포토같은데 올라가기 위해
5. 또한 사진실력이 별볼일 없더라도 예쁜 아가씨를 찍으면 괜히 사진 더 잘찍은것같은 착각을 주기때문에
6. 또한 스튜디오와 모델소속사도 참석자들의 돈을 목적으로 더 야한 촬영회, 더 예쁜 모델 촬영회를 끝도 없이 노리고 개최하기 때문에..등등
이제 하나씩 풀어서 이야기를 해보죠.
우선 첫번째 경우..정말 많습니다. 의외로 진짜 많은 분들이 자기가 무슨 사진을 왜 어떻게 찍을지조차 스스로 모르는 상태에서
성능좋고 화질좋고 뽀대좋은 DSLR카메라가 가격이 착해지니 그냥 한번 구매했는데 구매하고도 뭐찍지..? 하다 이런데 맛들리는 경우죠.
애초에 자기가 무엇을 어떻게 왜 찍을지를 알거나, 많은 생각을 했다면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을텐데
찍을게 없는데 뭐찍을까 하다 눈앞에 늘씬쭉빵 예쁜 아가씨 찍을 찬스가 생기니 그냥 생각없이 찍는겁니다. 연습의 의미로서라면 긍정하겠지만
아무 생각없이 그냥 찍는건...솔직히 긍정하기 조금 힘들어요.
두번째의 경우는 오히려 그보단 낫다고 봅니다. 최소한 떳떳하진 않으나마 목적은 분명하잖아요? -_-;
게다가 행사장이나 스튜디오에서 지킬것을 지키며 적당한 수준에서 끝나는 거라면 오히려 개최측이 이를 조장하는 측면도 있기에
무조건 이런 사람만 탓하기도 뭐합니다.
문제는 세번째 네번째인데, 이경우엔 자신의 관음증을 만족시키기 위해 넘지 말아야 할 선도 쉽게 넘어버립니다.
행사장에서 모델분들의 가슴이나 엉덩이만 심혈을 기울여 촬영하다 잡혀가시는가 하면,
더 자극적인 사진을 찍어 소위 일면이라는 곳에 가기 위해 모델로 하여금 여성으로서의 최소한의 수치심조차 지키지 못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모델촬영회때 입을 의상을 왜 컨셉잡는 사진사들이 아닌 모델이 정하는지 궁금해 질문해본적이 있었는데
끝내주는 답변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사진사들이 의상을 결정하면 결국 최대한 안입히는 쪽으로 가기때문에 모델을 보호하기 위해 모델이 의상을 정하게 한다"는 겁니다.
어처구니가 없지 않습니까? 이미 컨셉이고 주제고 나발이고 없습니다. 최대한 벗겨 최대한 야하게 찍어 자기 관음증을 만족시키고
자극적으로 촬영해 일면에 가보겠다는 마음이 이런 현실을 만들어 내는겁니다.
또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촬영회는 뒷전이고 뒷풀이만을 노리는 분들조차 계십니다.
소위 말하는 텐프로급 룸싸롱에서 아가씨 끼고 비싼돈 내며 술먹는것보다 아가씨도 더 예쁘고 돈도 훨씬 적게 든다며 자랑하는 분도 봤고..
맨투맨 촬영후 모델 술로 잘 구워삼아 원나잇한 무용담을 자랑하는 분조차 봤습니다. -_-;
이미 이건 사진찍는게 목적이 아니죠. 그러면서 사진찍는 예술가인양 하니 어이가 가출할 일입니다.
또 예쁜 아가씨를 찍으면 덜 예쁜 아가씨를 찍은것보다 사진을 잘 찍은것 같은 착각을 안겨줍니다.
이 착각에 제대로 빠지면....다른 모든걸 제껴두고 더 예쁜 아가씨, 더 쭉쭉빵빵한 모델만 찾게 되죠.
더 예쁜 아가씨를 찍어 더 예쁘게 나오는것이 마치 자기 사진실력이 늘어서인것처럼 착각하게 되고..이 악순환은 반복됩니다.
사진에 대해 생각많이하고, 많이 찍어보았다면 예쁜 아가씨 예쁘게 찍는거 말고, 덜 예쁜 아가씨 개성찾아 찍는 법도 익혀야 하건만 이런건 깔끔하게 외면해버립니다.
예쁜 아가씨 예쁘게 담는것 자체도 물론 쉽지 않습니다만, 예쁜 아가씨 예쁘게 담는것에만 만족하면 당연히 발전이란게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예쁜 아가씨 사진으로 소위 말하는 일면 수십번 가본들...개인적 허영심은 만족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글쎄요. 과연 그게 사진 잘 찍는다는 증거가 되기나 할까요?
또 이런 분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걸 익히 잘 알고 있는 스튜디오들이 앞다투어 섹시촬영회, 노출촬영회,
심지어 소수정예 비공개촬영회를 반복적으로 개최합니다. 또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가관입니다. 벗기고, 물에 적시고, 눕히고, 스트립댄서나 취할법한 포즈 시키고...
이런 비공개촬영회같은경우엔 찍은 사진을 일절 공개하지 못하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참석못해서들 안달이죠. 당최 스튜디오 문 걸어잠그고 남자들 몇명이 아가씨 한명 데려다 뭘 어쩌고 앉았길래 사진한장 공개못하게하는 건지, 짐작가지 않으십니까?
제가 본 중에는 E컵을 지닌 모델이라며 광고해대면서 미성년자 아가씨를 데려다 이짓했다 걸린 스튜디오조차 있습니다.
미성년자조차 가슴 좀 크다고 데려다 남에겐 말 못할 사진 찍고 앉아있으니 이미 뭐 말 다했죠. (......)
이미 무슨 미의 탐구니 뭐니 하며 넘어갈 레벨이 아닙니다. 사진이란 명목하에 공공연하게 성추행이 벌어지는거죠.
나이 지긋하게 드시고 카메라 좋은거 갖추시곤 하실게 그딴거밖에 없는지 싶을 정도로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종국에는 모델이 눈물로 그러지 말라고 하소연도 하고(얼마전 모 사진사이트 성추행사건)
모델일이 이렇게 더러운건지 몰랐다며 그만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때문에 저는 주변에서 모델일 한번 해볼까 하는 아가씨들, 혹은 모델로 애들 키워보고 싶다는 부모님들 보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면서 말립니다.
제생각에 지금 한국의 사진생태계는 정상이 아니기때문에요. 스튜디오를 비롯해 행사 주최측, 그리고 사진사들 전반에 이르기까지
의식의 진화 없이 그저 저렴해진 가격으로 인해 대중화된 고성능 카메라로 인한 부작용이 한둘이 아니며 이는 모델사진 역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아름다운 아가씨를 데려다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촬영하는 그 자체는 긍정합니다.
또 아름다운 아가씨들을 촬영하면서 비록 실력은 보잘것 없을지언정 연습하고 노력하고 ..이러는 것도 긍정합니다만
그렇게 하는 척, 성적 욕망이나 채우려 드는건 극구 부정한다는 거죠.
이런분들때문에 멀쩡한 다른 사진사들도 욕먹고, 모델도 욕먹고, 모델을 촬영한다는 행위 그 자체까지 싸잡아 욕을 먹게 되는겁니다.
아무리 취미생활로서의 사진이 뭘 하던 자기 맘이라고 하지만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가 있고 상식이라는게 있는 법입니다.
자신의 행복추구를 위해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는것은 하지 말자는 당연한 이야기를 지금 저는 하고 있는거죠...-_-;;
그리고 또한...뭘 찍어야 할지 모르겠기에 모델이나 찍어볼까 하는 분들에게도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다시 생각해보시길 바라는 겁니다.
자기가 뭘 어떻게 찍고 싶어서 처음에 카메라를 샀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시라고 말입니다.
행사장에서 모델찍고 히히덕 거리기위해 카메라 산건 최소한 아닐테니까 이참에 연습 할만큼 하셨으면 이제 자기만의 주제를 찾아보시라고요.....
'CAME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 장비들에게 뭔가를 해주려 하기보다는.. (30) | 2012.08.17 |
---|---|
포기의 연속인데도 행복한 사진생활? (36) | 2012.08.17 |
휴가지에서 본 안타까운 DSLR사용유형? (46) | 2012.08.16 |
미러리스 카메라에 대한 다섯가지 오해들. (42) | 2012.08.10 |
사진을 취미로 하고자 맘먹은 분들께 드리는 글. (36) | 2012.08.06 |
사진의 거장들로부터 제대로 좀 배우자. (36) | 2012.07.28 |
진짜 스마트한 카메라는 왜 안나올까? (22) | 2012.07.27 |
DSLR에서 플래시로 잘찍는 초간단팁 하나. (52) | 2012.07.24 |
아들이 가르쳐준 사진의 진리 하나. (32) | 2012.07.20 |
아마추어로서 사진에 관한 글을 쓰는 이유. (82) | 2012.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