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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로서 사진에 관한 글을 쓰는 이유.

by 선배/마루토스 2012.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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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추어 가족 아빠 사진사다.

세상에 널리고 널린 일개 취미사진사에 불과하며 그들과 하등 다르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아주 약간 다른게 있다면

그건 내가 블로그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꾸준히 사진에 대한 글을 쓴다는 정도겠지.


사진을 전공한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광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내가 쓰는 글들은

당연히 헛점투성이일것이고 더불어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로서 아주 얕은(겨우 10년 남짓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감히 사진에 대한 글을 쭈욱 써왔다.

거기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첫째는 나 자신을 위해서다.

여러 서적과 경험을 바탕으로 대충 머리속에 정립되어있지 않은 형태로 들어있는

사진에 대한 생각, 이론등을 글이라는 형태로 다듬어 내 놓음으로서 자신의 주관을 재확립하고

글을 쓰기위해 그간 받아들여왔던 온갖 지식들과 경험을 최소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납득은 가능케 하기위한 형태로

적기위해서는 중간에 잘못알고있던 점을 재확인하고 바른 지식을 다시금 공부하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나와 같은 길을 뒤늦게 걸으며 온갖 시행착오와 함정을 거치게 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다.

빠지지 않았어도 되었을 함정, 비싼 돈과 시간을 들여 거치지 않았어도 될 시행착오를 미연에 방지하고

나의 직접경험을 그분들의 간접경험으로 삼아 최소한 어느정도는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 방식에 있다.

예를 들어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에게 선생이 "니가 공부를 못하는건 니가 공부를 안해서야"라고 한다면

비록 이 말이 맞는 말이라 해도 듣는 학생은 기분 나쁠 수 밖에 없을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정말 기분 나쁜 말은 따로 있다는 것을...

"니가 공부를 못하는건 니 머리가 나빠서야. 넌 해도 안될거야"라고 말한다면 이보다 몇배는 기분나쁠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진책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서술방식을 회피한다.

사진찍는 사람 스스로도 바디탓 렌즈탓 후보정탓하기 바쁘지 자기가 노력안해서 사진안나온건 잘 생각안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또 프로가 프로입장에서 아마추어에게 사진에 대해 말하는 온갖 책들을 읽어보았지만 의외로 잘 다가오는 내용은 드물었었다.

사진을 전공해 프로의 입장에서 하고 있는 작가분들의 눈높이는 이제 사진에 입문하여 가족사진이나 좀 잘찍어 볼까 하는

나같은 사람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왔었고

그러다보니 아마추어로서 아마추어의 눈높이에서 내가 잘못생각했던 것들, 내가 빠졌던 함정들을 서술하는게 오히려 어떤분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글을 썼던 것이다.

일찌기 내가 그 비슷한 선배분들의 글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듯, 내 뒤로 오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싶어서 말이다.

 

 

아마 그래서일것이다.

나는 그런 부드러운 서술방식을 애써 피해 최대한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기를 서슴치 않았다.


내 블로그의 글들이 거의 그런 시점에서 쓰여져있다.

도촬은 법 이전에 양심의 문제라 단언하며 하지 말라 종용하였고

선예도, 화질을 "따위"라 불러가며 연연하지 말라 하였으며

사진 잘 안나오는게 카메라나 렌즈탓이 아니라 찍은 사람탓임을 직시하라 하였고

어설픈 작가흉내로 허영에 빠지지 말고 과정과 노력까지 즐기는 행복한 아마추어가 되시라 하였으며

사진 잘찍는것, 카메라 잘 다루는 것보다 정말 좋은 사진,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것이 중요하다 역설하였다.


또한, 위에 적은 바와 같이 나 자신은 순수 아마추어 취미 아빠 가족 사진사다.

이론적으로나 실제 사진으로나 나 자신의 실력과 내공이 극히 변변치 않다는 사실은 그 누구보다 내가 더 잘알고있다.

실제로 와이프는 여전히 내가 찍은 아이들사진을 도통 맘에 들어하지 않으니 말 다했지.

더군다나 아마추어이면서도 프로뺨치는 사진사분들도 별의 수만큼이나 많으며

진짜 프로사진사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런 사람들과 비교될 수조차 없는것이 현재의 내 레벨이다.

위를 보면 볼수록 지금의 내 레벨이 얼마나 낮은지, 내가 얼마나 하수인지를 뼈져리게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런 레벨에 한발이라도 더 다가가기 위해 나는 글을 쓴다는 행위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내공을 정립하려 애쓰는 것이고.

 


이런 나의 방식을 마음에 들어하는 분들도 계셨던 반면,

매우 맘에 들어 하지 않는 분들도 정말 많았다.

 

"사진도 변변치 않은게 아는건 쥐뿔도 없으면서 아는척하나는 끝내주게 한다"라는게 그분들의 중론이다. 우와 정확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또 가식적이라고 뭐라 한다.

게시판에나 블로그에 고르고 골라 잘나온 사진 올리고는 "저 하수예요"하는 소위 말하는 하수놀이를 한다는거다.


아니 잠깐. 더도말고 딱 석줄 위를 다시 읽어보자.

"사진도 변변치 않은게" 바로 이분들이 평가하는 나다.

변변치 않은 사진으로 어떻게 하수놀이를 한단 말인가? 이건 그냥 실제로 하수 맞는거다. (.....)


또한 애시당초에 블로그등에 그토록 역설했듯이...나 자신은 사진을 잘찍는걸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나는 사진이라는 수단을 통해 행복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그걸 위해 좋은 사진을 찍기를 원할지언정

누군가에게 매우 자랑하기위한 잘찍은 사진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사진을 잘 찍을 수 없는게 맞다. 기껏해야 실패나 안하는 정도겠지.

 

어쨌거나 많은 생각을 해보았지만 내 속에서 나온 결론은 하나다.

이런 내 글이 도움이 된다고 하시는 분들이 존재하는 한,

내 글의 스타일이 비록 일부 사람들로 하여금 불쾌하게 느껴지거나 나를 비웃는 단초가 될지언정


나는 글을 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를 위해서도, 그분들을 위해서도.

 

또한 스타일을 크게 바꾸지도 않을 것이다. 어줍잖고 변변치 않을 지언정

누군가에게 주입당한 것이 아닌,

내 스스로 생각하고 내 스스로 도출해낸 주관과 방법이라면

그것이 바로 나의 정체성-차명아이디나 빌리고 없는 사실을 합성으로 만들어내기까지 하는 사람때문에 바꾸기엔 너무나 소중한-일테니까.

 

다만 이제부터는 대상은 좀 가리려 한다.

내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내 나름의 판단으로....


아무한테나 나의 주관을 강요비스무리 한것이 내가 저지른 가장 큰 과오라고 나도 생각하기때문에.

 


이상, 태풍이 다가오는 어느 여름날 불현듯 써보는 자기변명이었.....

 

ps) 내 이론과 사진이 형편없다고 평가해주시는 분들이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정말 좋은 글들을 많이 좀 써주시면 좋겠다. 레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