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역광하에서
배경과 인물을 다 담는 좋은 방법에 대해 엄청나게 고민했었습니다.
플래시를 써보기도 하고 반사판을 들어보기도 하고 CPL필터도 써보고
자연스러움을 위해 고속동조, 거리조절, FEL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보기도 하면서
무거운 장비 풀로 챙겨 삼각대에 올려놓고 리모콘도 써보고 뭐 그랬었죠.
그러다 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 담는 법을 연구해보고 습득하는건 좋은데
어느샌가 스스로 세웠던 원칙중의 하나였던...덜어냄의 미덕을 잃고 어떻게든 더 담으려는데만 열중하고 있는거 아닌가..? 하고요.
심도로 덜어내고 화각으로 덜어내고 구성으로 덜어내는 방법등에 대해 열공하고있었으면서
왜 내가 어찌 역광에선 덜어내려 하긴 커녕 더 담으려고만 안간힘을 쓰고 있는거지?
어찌보면 이거야말로 빛으로 덜어내는법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거죠.
그래서 요즘엔 플래시고 뭐고 어지간한 장비들은 다 걍 놓고 다닙니다...
역광이면 역광인대로 걍 대충찍습니다. 억지로 더 담으려 하지도 않고 억지로 더 덜어내려고도 하지 않고...
사진의 주관이란게 그런거같아요.
욕심을 가졌다가, 욕심을 덜어냈다가
욕심을 가졌을때 익히고, 욕심을 버렸을땐 잠시 잊고
그러다 담아야 할 필요가 생겼을땐 익혀두었던거 잠시 꺼내어 써먹고..이런거의 반복이라는거죠.
누가 이렇게 하라 그랬다 해서 하는것도 아니고
누가 이렇게 하지마라 해서 안하는것도 아닌...
연구하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익히고, 또 잊고, 다시 꺼내쓰고, 또 잊고
오랜세월, 오랜생각, 오랜경험속에서
그렇게 자기만의 그 무엇이 정립되는것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100명의 사진사가 있다면, 마땅히 100가지 사진이 나와야 합니다.
100명이 모두 역광에서 배경 다 담고
100명이 모두 쨍하기만 하다면
그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답"이라는것에 연연하지 않고
'정답"을 찾은후 애써 다시 이를 잊고서야 가능한 그 어떤 단계.....그런게 바람직한거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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