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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DSLR용 렌즈는 뭔가요? 에 대한 저의 답.

by 선배/마루토스 2014.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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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DSLR 최고의 렌즈는 무엇인가요?


저런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만...사실 이렇게 애매한 질문도 드물죠.

목적에 따라서는 모든 렌즈가 다 최고의 렌즈가 될 수도 있고, 다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즉 이것은 성능같은 면에서 좋고 나쁨을 묻는 질문이라기보다는

그냥 간단하게 개인적, 주관적인 선호도를 묻는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이야기 나온 김에 저의 썰을 한번 풀어보자면...


저는 [연습용 렌즈]와 [실전용 렌즈]가 명확하게 구분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내공을 쌓고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기 위해 쓰면 더 좋은 렌즈가 따로 있고,

실전에서는 그렇게 쌓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최선의 렌즈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DSLR의 바른 공부/사용법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꼽는 최고의 렌즈는 누차에 걸쳐 이야기 했듯

50mm 1.4 렌즈 되겠습니다.


이 저렴하고 뛰어나면서도 가벼운 단렌즈는 취미 레벨에 있어서는 양쪽을 모두 기가 막히게 만족시킬 수 있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표준단렌즈니까 말이죠.


정말 진지하게 사진을 시작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전 일단 50mm 단렌즈 하나(크롭규격이라면 30미리 단렌즈)로

시작해보시라고 하곤 합니다.


최소 한 1,2년 저 렌즈 하나만 쓰면서 다른 렌즈에 눈 안돌리고 부지런히 사진만 찍다 보면

사진과 카메라의 기초를 거의 완벽하게 정tothe벅 할 수 있거든요.

단렌즈라 줌도 안되니 금상첨화입니다. 거리감각이 절로 들고 발줌하는 습관은 덤으루 붙습니다.


딱 사람의 눈으로 보았을때의 [원근감]이 있어 사진을 구성하는 기본 감각도 생기고...

50미리라는 화각으로 찍을 수 없는 대상을 만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강구하다보면 응용력도 생겨요.


그렇게 한두해 보낸 다음 여전히 열정에 가득 차 한발 더 나아가길 바라는 분들에게는 28mm 단렌즈를 권해드립니다.

넓다기엔 조금 모자르고 그렇다고 50미리에 비하면 한없이 넓은 이 애매모호한 화각의 렌즈는

사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덜어냄의 미학, 시선의 이동에 대한 연구, 객체의 구성과 배치를 익히지 않으면

사진이 진짜 거지 발싸개같이 나오기때문에(.......)

공부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최선의 렌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두 렌즈가 제가 생각하는 공부용 렌즈의 대표들이예요.


줌렌즈니 망원렌즈니 이런건 저 두 렌즈 익힐만큼 익혔으면 진짜 필드에서 아무 무리없이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준줌렌즈와 망원줌렌즈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저는 여전히

사진의 90%가량을 이 50미리 렌즈 하나로만 찍고 있어요.

거기엔 저 나름의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가볍다는 것과,

거의 10년을 썼어도 여전히 이 렌즈는 항상 제게 새로움을 주는 경이롭기 깊이있는 렌즈라는 점 때문일겁니다.

심지어는 지금 쓰고있는 렌즈가 해상력이 맛탱이가 갔지만

그래도 안고치고 걍 계속 쓸정도 (....그냥 가난하고 게을러서같긴 한데;;)


소위 표준단렌즈라 불리는 이 화각대에서 개방조리개수치가 매우 낮은 이 렌즈는

사실 수없이 많은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대개방구간에서 대단히 소프트한 느낌을 내어주며,

총체적으로 보면 개방영역에서 주변부는 말할 것도 없고 중앙부조차도 아주 선명하다고는 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얼핏 보면 표준렌즈 답게 넓은 풍경을 찍으려고 들면 너무 좁아서 힘들고,

반대로 인물에 집중하는 사진을 찍으려고 들면 너무 넓어 덜어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개방조리개 수치가 1.4로서 매우 낮다는 대표적인 장점과 함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부피가 작고 무게가 가볍다는 점은 대단한 강점입니다.


화질이 좀 거시기 하다고는 하나 아마추어 취미 가족 사진사이면서 DSLR을 선택했다는게 사실

이미 어느 수준 이상의 화질에 대한 욕심이 있다는 증거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쉽게 화질이라는 함정에 매몰되어 사진의 본질을 잊기 쉬운것이 사실인데..

아마 찔리시는 분들 많을걸요. 사진에서 화질'만' 보는 분들....ㅋ

 

이 50.4렌즈는 필요최소한의 화질은 만족시킵니다. 뭐 현미경같은 사진 원하시는 분들에겐 성에 안차시겠지만 ㅋ

그리고 개방 조리개 수치도 낮아 화질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사용자의 응용력 여하에 따라

매우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서  마음에 듭니다.


특히 핀이 맞은 영역이 아니라, 핀이 맞지 않은 영역의 느낌이 조리개의 열고 닫는 정도와 거리에 따라

미묘하게 변하는데 이걸 어느정도 파악해서 자유로이 구사할 수 있게 된다면 이 렌즈의 마력은 배가됩니다.


오래 사용하며 이 렌즈에 적응하다보면

처음에는 안될것 같아도 지속적으로 시도해보면 풍경도 그런대로 찍을 수 있고

인물에 집중하는 것도 가능해 집니다.


아까 말했듯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촬영하는 습관도 들고요.

표준단렌즈중에서도 화질과 가격과 성능과 부피등의 면에서 밸런싱이 가장 좋은 렌즈라고 저는 생각해요.


최소한 이만큼은 되어야 하면서도 굳이 이보다 더 좋은것이 필요없는

저같은 아마추어 가족 취미 사진사에겐 정말 최고의 렌즈예요.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이 렌즈는 반드시 가져갑니다.

가볍게 나갈때라면 당연히 50mm 1.4렌즈 하나만 마운트 해서 가져가며 맘먹고 출사를 나가거나

가족여행,해외여행을 가거나 하더라도 다른 렌즈는 뺄지언정 이 렌즈는 무조건 가지고 다닙니다.


150만원짜리 고급표준줌렌즈보다도

200만원짜리 고급망원줌렌즈보다도

230만원짜리 최고급준망원단렌즈보다도


저는 35만원 주고 산 이 50.4 렌즈가 그래서 가장 사랑스럽습니다. ㅋㅋ

물론, 이것은 저의 답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답이 저와 같아야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여러분의 최고의 렌즈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여러분이 내리셔야 하는거예요.

 

ps) 이 글은 [월간 사진 2014년도 8월호]에 실린 저의 토막 기사글에 살을 붙인 포스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