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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딱 맞는 사진책 고르는 요령?

by 선배/마루토스 2014.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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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시작하면서, 그리고 사진을 하는 도중에 더 많은 지식과 이론과

간접경험과 실전사례와 예시를 얻기 위해 사진책을 소망하지만

세상에 사진관련 서적은 너무나 많으며(...한글로 된것은 너무나 적지만)

내게 필요한, 내게 딱 맞는 서적이 어떤 것일지를 알아내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 뒤집어서 해보면, 문제의 근원이 그보다는 바로 여러분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은 곧 명백해지기도 합니다.

왜냐면 각각의 사진책들은 일부-특히 기종명이 명시된 잡탕같은 책-를 제외하고는 각각이 명확한 목적을 지니고 쓰여져 있기 때문이며

그렇게나 명확한 목적을 지니고 써진 책들임에도 개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것은

여러분 자신이 여러분의 목적을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사진은 실용 취미로 분류되요. 여러분이 사진책을 고르고자 서점에 가게 된다면

여러분은 사진책의 옆에서 낚시에 관련된 서적이나 뜨게질, 그리고 드물지만 건담 프라모델(....)에 대한 책이 진열된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옆에 놓여진 그 다른 분야들과도 공통되는 부분인데,

현 시점을 기준으로 나오고 있는 사진책의 목적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1. 입문서. 이 책은 여러분에게 조리개, 셔터, 감도라는 3대 요소를

심도, 블러, 노이즈, 착란원, 수차, 화각, 화이트밸런스등의 기초용어와 더불어 설명해 줄 목적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서적으로 바바라 런던의 사진학 강의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사실 입문서 치고는 매우 다양한 내용을 담고있어 교과서라 해도 부족함이 없으니 꼭 보시는게 좋습니다.

뻥안치고 2번 이후에 설명하는 다른 책은 다 안보아도 좋지만, 이 책만큼은 읽고 시작하는 것이 사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봅니다.

 

2. 필드 메뉴얼. 이 책은 1의 항목은 어느정도 이해한 사람들에 대하여

실제 현장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환경에서 어떠한 장비들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실제 예시와 함께 쉽게 설명할 목적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서적으로 브라이언 피터슨의 책이나 NG필드메뉴얼을 들 수 있는데... 얼핏 매우 도움이 될듯하지만

실제로는 프로사진사들이 프로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초기 입문단계에서 마주치는 상황을 주로 다루는지라 일상촬영에는

그렇게까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는 좀 애매한 책들이죠.

 

3. 마인드 메뉴얼. 이 책은 기술적인 테크닉보다는

사진을 하는 사람의 정신자세나 마음가짐에 대하여 논하는 책들로서, 어떤 의미에서는 1,2번 책보다도 오히려 더 중요하다 할 수 있으나

인기면에서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서적으로 크리스 오르위그의 책이나 데이비드 두쉬민의 책들을 들 수 있는데

이 책들을 읽고 나면 사진에 대한 자세, 마음가짐이 달라지며 자신을 돌아볼 좋은 기회를 주기에 1번 책 다음으로 강추하고 싶습니다.

 

4. 테크닉 메뉴얼. 이 책은 다른거 다 필요없고, 어떻게 하면 원하는 사진을 얻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실전에서 실패하지 않는 사진사가 되기위해서는 빼놓기 힘든 류의 책들이지만 한마디로 진짜 실기 위주라 필요하신 분들만 보는게 좋습니다.

대표적인 서적으로 사진 기능사 필기 시험 문제집(....), 조 맥널리의 조명관련 서적, 사진 조명 교과서, 곽윤섭 기자님의 서적등등을 들 수 있는데

한국어로 된 책에서 벗어나면 갑자기 그 폭이 확 넓어진다는 점을 명심하면 좋습니다.

 

5. 사진과 철학. 이 부류의 책들은 현대 사회와 사람들에 있어

사진이 지니는 의미, 사진을 찍는 행위가 지니는 의미를 되묻습니다.

이미지를 얻어내는 것 보다도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고 어렴풋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보기를 권하는데

대표적인 서적으로 필립 퍼키스, 수전 손택, 롤랑 바르트의 책등을 들 수 있겠네요.

사진이라는 인스턴트 이미지를 얻게 된 후부터 시작된 철학적 사유들에 대해 흥미가 있으신 분들께는 일독을 권합니다.

...일독만으로는 이해가 안간다는게 함정이지만. (......)

 

6. 사진의 해석. 위대한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을 가르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 사진을 예술로 만들고 무엇이 사진을 디지털 쓰레기로 만드는가? 평론가들은 과연 사진을 어떻게 읽는가?

이런 점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바로 그 평론가들이 사진 하나 하나를 풀어 이야기 하는 이런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르에 따라 내셔널 지오그래피, 매그넘, 라이프등에서 전시회를 하며 내놓는 도록도 도움이 되며(왜냐면 그 사진들은 이미 인정을 받은 사진들이니까...)

국내 서적중에는 진동선 교수님의 사진 해설책들이 독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교수님은 자기 블로그를 따로 가지고 계시므로

사진에 대해 관심이 크신 분이라면 꼭 즐겨찾기에 추가한 다음 틈틈히 읽어보시기를 권장합니다.

 

7. 사진집. 사진은 이미지입니다. 더 나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타인의 많은 작품을 볼 필요가 있죠.

자기가 찍기를 원하는 부류의 사진이 가득 담긴 책 한권은 열권의 사진 입문서보다도 더 내공의 향상에 도움이 되는 법이니까요.

가족사진, 풍경사진, 다큐사진, 보도사진, 자연사진...다양한 종류의 수많은 사진집이 나와있으니

보고, 보고, 보고, 또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인터넷에서 좋은 사진 많이 올라오는 사이트 돌아다니며 보는것도 나쁘지는 않으나, 잘 찍은 사진과 좋은 사진은 다르며

어떤 경우에는 잘 찍지 못한 사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나큰 배울점이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동일한 사진가가 찍은 사진은 모두 하나의 작품군을 형성해야 한다'는 수전 손택의 명언을 상기해보세요.

사진집 이라는 것은 보통 한두가지 테마와 주제에 의해 묶여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자신의 주제를 정한 사람에게는

수백수천명이 서로 다른 것을 추구하며 올린 인터넷 갤러리를 보는 것과 또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는게 아닐까요?

 


8. 카메라 판촉서. 특정 카메라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메뉴얼의 확장버전같은 이 책들을 사느니

그냥 메뉴얼을 3회 정독하고,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를 모아 보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단언하고 싶습니다.

위에 소개한 다른 책들은 어떤 카메라를 사서 어떤 사진을 찍더라도 도움이 되는 반면,

어떤 카메라 하나를 더 잘쓰게 해준다고 꼬드끼는 이 책들은 해당 기종 팔고 나면 정말 완벽하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아니, 해당 기종을 가졌어도 과연 쓸모가 있는지 미지수이며

책 사고 한두해 지나 해당기종 단종되면 불쏘시개로서의 역할밖엔 남지 않아요.

 

9. 사진 리터칭. 이 분야의 책은 크게 둘로 다시 나뉩니다.

당장의 열매를 얻기 위한 무조건 따라하기식의 예제들로 가득한 책과, 리터칭의 기초부터 차근 차근 풀어 원리 하나 하나를 설명하는

머리아픈 단어들이 가득한 책들로요. 인기는 전자가 훨씬 많으나...결국 도움이 되는 것은 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일반 포토샵은 [이미지 에디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사진사들에게 필요한건

비트맵에 대한 이해와 [포토 리터칭]입니다.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스킬 다르고 사진사에게 필요한 스킬 다르기때문에

가급적 처음부터 사진 리터칭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책들을 추천합니다....만 제가 추천하는 책들이 다 이제 절판되어서

딱히 이거 보세요, 라고 추천드리기가 쉽지가 않군요 ;;

 


10. 사진과 취미. 사실 대부분의 사진책들은 프로에 의해, 프로나 프로 지망생을 위해 쓰여져있습니다.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하는 책도 대부분 초보적 테크닉 몇가지와 기초지식 이해에 대해서 주로 언급할 뿐,

프로나 작가 지망이 아닌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재미나는 사진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쓴 책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왜냐면 사진을 '잘 찍고' 싶어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너님 사진 잘찍을 필요 없어요' 라고 하는 책이 팔릴 리가 만무하니까요.

또 항상 결과물을 내야 하는, 그리고 사진을 기초부터 차근 차근 제대로 배운 프로는 아마추어를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프로가 제대로 가르치면, 배운 사람도 프로 내지는 프로틱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람직한 아마추어 상과 과연 일치할까요?

한편... 제대로 배우지도 않았고 항상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려 보지도 않은 일개 아마추어가

다른 아마추어를 이끌고 가르친다는 것도 상당히 어불성설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류의 책은 상당히 찾아보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용기를 내어 지금 열심히 쓰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 (.......)

 

여튼 그렇습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사진생활에 맞춰,

지금 자신의 수준에서 필요한 사진책이 어느 종류의 어떤 책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보고

해당 카테고리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소리를 듣는 책들을 찾아 읽으시면...그게 바로 그 시점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책인거죠.

 

프로에게는 프로가 되기 위해 필요한 책이 따로 있는거고

애기사진 예쁘게 찍어주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는 책이 따로 있는거니까요.

 

계속 원고작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나름 쇄기를 박고 올 가을이 지나기전엔 무슨일이 있어도 마무리하겠다는 결의를 담아

이런 글을 포스팅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