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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모델이 인물사진의 완성? 웃기는 소리!

by 선배/마루토스 2015.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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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하는 말에 그런게 있습니다.

 

 

"인물사진은 모델빨임. 모델이 인물사진의 완성임 ㅋ"

"풍경사진은 포인트랑 날씨빨이 진리임"

"스냅사진은 도촬이 최고임. 알게 찍으면 절대 자연스럽지 못함"

 

 

얼핏 들으니 정말 그럴듯합니다.

 

모델 예쁘면 예쁜 사진 나올거 같고 날씨 좋은날 멋진 포인트 가면 멋진 풍경 찍힐테고 몰래 찍으면 자연스럽게 찍히겠네요.

 

와! 사진 정말 너무 쉽고 편리한 취미입니다.

 

사진 쥐뿔도 몰라도 모델만 예쁘고 날씨만 좋으면 되는거네요?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진, 그리 만만하고 날로 먹을 수 있는 분야가 결코 아닙니다.

 

 

모델빨이 중요하지 않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 모델을 살려낼 수 있는 메이크업, 헤어,패션 하고 안하고의 차이는 천지차이 납니다.

 

모델빨보다 솔직히 메이크업과 헤어와 패션이 더 중요하면 중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모델의 장점은 돋보이게 하면서 단점은 감춰내는 구도와 포즈, 각도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솔직히 제가 말 안해도 다들 아실겁니다.

 

쭉쭉빵빵한 모델을 짜리몽땅으로 찍어내는 사진사랑, 키가 좀 작은 모델이 8등신처럼 보이도록 찍어내는 사진사랑은 레벨이 다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한 화각의 선택, 조명과 반사판의 능수능란한 사용과 그에 따른 적정노출, 빛의 제어역시 사진사의 내공에 의해 결정되는 영역입니다.

 

뿐만 아니라 모델로부터 필요한 표정을 필요한 만큼 얻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없이는 빳빳한 마네킹사진과 다를바 없을테고요.

 

 

그냥 까놓고 말하자면, 애초에 예쁜 아가씨 예쁘게 찍는거 자체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아무나 다 할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거기에 더해 플러스 알파를 얹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사진사의 역량입니다.

 

모델만 예쁘다고 사진도 예쁘게 나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렇지 않기에 사진이란게 재미있는거예요.

 

 

 

 

 

정말 예쁜 아가씨 데려다 그 예쁜 얼굴과 몸매는 보이지도 않게 뒷모습 실루엣만으로 잡아내어 저를 감탄시켰던 모 포토그래퍼분이 문득 생각나네요.

 

여성이 지니는 곡선을 라인아트 테두리만으로 잘 잡아내는 한편 서푼은 감춰

 

보는 저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와 이 아가씨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등등-를 펴게 만든

 

그 사진을 생각해보면 인물사진의 완성이 모델이다 라는 말에 저는 동감할 수 없습니다.

 

이 사진 어디에 모델빨이 끼어들 여지가 있나요.

 

 

풍경은 이보다 더합니다. 포인트 정해진 곳에 가서 그럴듯한 날씨일때 찍으면 된다? 아유 말은 참 쉽네요.

 

엉덩이는 의자에 찰싹 붙인채 말만 하는건 누가 못하겠습니까. (......)

 

날씨를 읽고 시간을 읽고 빛을 읽어야 비로소 그나마 풍경사진 다운 풍경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한번 가고 두번 가고 열번 가고 꾸준히 가는 지구력과 아무리 좋은 날씨여도 단 10분에서 15분 존재 할까 말까 하는 어떤 순간을

 

세시간 네시간 기다려 잡아내는 인내심없이는 어디가서 풍경사진 찍는다고 말하기도 창피하다는거 아는 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게다가 포인트...남이 찾은 남들이 다 아는 포인트가 아니라, 자기가 발품팔아 자기만의 포인트를 찾아내는 진정한 풍경사진사들의 노력은 말하지 않아도 사진이 웅변합니다.

 

 

 

 

거기 가면 아무나 찍는다 쉽게 쉽게 말할 수 있는 그런게 아니예요.

 

날만 좋음 누가 못찍냐? 그런 말 하는 바로 당신이 못찍습니다. 실제로도 못찍었잖아요. (....)

 

게다가 풍경이란건 모두 같을 듯, 모두 같지 않습니다.

 

위대한 대자연은 같은 포인트라 해도 1분 1초 똑같은 적이 없어요.

 

 

 

허락받고 말하고 찍으면 스냅사진 자연스럽지가 못하다...아유 너무나 그럴싸 하네요.

 

정말 그럴싸해서 수많은 도촬꾼들이 자기합리화를 위해 이와 같은 말을 하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진사, 커다란 카메라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진사와 카메라를 잊고 평소처럼 방금전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할때까지 기다리고 또 그렇게 만들어 내는 능력이 바로 스냅사진사의 내공입니다.

 

자기가 못하는 거지, 불가능한게 아니예요.

 

그렇다면 자기가 할 수 있게 노력을 해야 마땅한데 노력은 안하고 자기합리화만 계속하는 한은 절대로 한단계 레벨업을 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 사진만 해도 그래요. 엄마 아빠가 큰 카메라만 들고 웃어~ 웃어~ 한들 애들이 웃을까요?

 

절대 안웃습니다.

 

"사진 그만찍어!" 이러면서 화내고 도망가고 할 뿐이예요.

 

 

애들 사진 예쁘게 찍어주겠다고 기백만원짜리 플래그쉽에 대포같은 망원렌즈를 들인다 해서 애들이 자발적으로 웃어주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아이들은 오직 엄마 아빠가 카메라 손에서 놓고 전심전력으로 같이 놀아주고 이야기해주고 맞장구 쳐줄때 비로서 웃는 법이예요.

 

 

 

 

반나절 같이 놀아주지 않으면 한장의 웃는 사진은 찍을 수가 없습니다.

 

셔터를 누르고 후보정 질펀하게 하는 것만이 사진사의 능력이 아닙니다.

 

셔터를 누르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능력입니다.

 

 

 

 


한참을 놀아주고 이때다 싶을때 비로서 카메라를 들고 빛과 방향을 확인하고 얼른 뛰어가 한장 실패하지 않고 담아내는

 

엄마 아빠들의 노고는 정말 눈물없이는 보기 힘들만큼 애처로울 정도예요.(.......)

 

 

 

 

사진에 있어 소재는 물론 중요합니다.

 

인물이 얼마나 잘났고 포인트가 얼마나 멋진가가 중요하지 않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중요하다 해서 그것이 전부라고는 절대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소재는 결국 소재예요. 주제를 위해 요리되기 위한 재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한장의 사진을 담기 위한 사진사들의 커다란 노력을

 

다른 사람들, 특히 질투로 가득한 같은 사진사들이

 

다른 사진사들과 그분들의 사진을 말 몇마디로 너무 평가절하하는 일은

 

그래서 가급적 보고 싶지가 않다는게 제 솔직한 마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