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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병보다 더 심각한 사진병 예술병?

by 선배/마루토스 2019.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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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자신은 이런 경우에 대해 '병' 이라는 어휘를 사용하는 것을 본래 극히 싫어하는 편입니다만

본 포스팅 내에서는 이야기의 맥락상 '장비병' '사진병' '예술병' 이라는 어휘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 어휘들에 대해 거부반응이 있으신 분이라면 지금 그냥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다 읽고나서 어휘 맘에 안든다고 태클 걸지 마시고 (....)

 

 

 


풀프 이야기 렌즈 이야기...여튼 뭐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그리고 SNS등에서 사진 장비 이야기 좀 나오고

사람들이 갑론을박 재미있게 치고받고 하고 있노라면 중간에 꼭 그런 사람이 등장합니다.

 

우선 제법 그럴싸하게 잘 찍은 사진 몇장 들이대고

짐짓 선비연하며 이렇게 말하곤 하죠.

 

 

 


"장비질 고만 하고 사진이나 찍어라 ㅋ"

"사소한 장비에 목숨걸지말고 사진공부를 해라 ㅋ"

 

매번 등장하는 이런 분들 사고방식은 사실 알고보면 되게 간단합니다.

 

"사진에 집중하는 나는 장비질에 정신팔린 니네들보다 우월하다"

"장비질은 천하고 사진질은 귀하다"

 

사고기저에 이런 생각이 분명하게, 그리고 명확히 깔려있어요.

 

 

 

 


같은 아마추어로서 사진에 열중하나 장비에 열중하나

즐거움과 행복 추구하는건 똑같고 거기에 우열은 없건만


장비 가지고 취미생활 잘 하는 사람들한테

기어이 사진 잘찍은거 몇장 들이대고는

 

"사진최고라능!! 장비 하찮다능!!" 하질 않고는 견디질 못하는 그런 분들 말입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장비라는 천한 짓거리에서 졸업한 신선인양 말하곤 하는데..

진짜 신선은 그런짓 안합니다. 

그냥 다 옳다 하고 미소짓고 아무말 안하고 그냥 지나가는게 진짜 신선이죠(......)

 

사진질이 장비질보다 우월하다는 사고방식...

같은 아마추어끼리건만

사진 잘찍는 사람일수록 더 대접받아야 한다는 그런 이상한 사고방식...

 

이젠 고만 좀 보고 싶네요 (......)

 

 

 

얼마전 제 블로그에는 건프라 찍으면서 행복하게 장비질 하며 사는 저한테

대뜸 와서는 뜬금없이

"너는 왜 인물사진 거리사진 안찍냐 나가서 아무나 막 좀 찍어봐라 사진공부좀 해라 ㅉㅉ" 하는

미친사람도 봤어요. (......)

 

거리에서 아름다운 사람 보면 촬영후 눈인사? 아름다운 사람 초상권은 뭐 길거리 땅바닥에 붙은 껌만도 못하단건가요?

이쯤되면 이미 병이 아주 깊은겁니다. 자기 예술 위해서라면 남의 인권따위는 아랑곳 않겠다는 단계까지 온거예요.

 

 

카메라 비싼거 있다 해서 꼭 예술 해야 하고 사진 열라 열공하고 찍어야 하고...

그래야 하는거 아닙니다. 그냥 갖고만 있어도 행복하면 그것도 방편인거예요.


그걸 남에게 강요하면 그게 오히려 병입니다....-_-;;

 

무리하게 장비 지름 하는 분들을 일컬어 장비병이라고 흔히들 이야기 하시는데,

 


초상권 무시하고 길거리에서 아무나 막 도촬하고 다니거나


멋진 풍경 찍겠다며 아무데나 주차 막 하고 쓰레기 버리고 환경 오염 잔뜩 시키고 돌아오거나


집에 어린 아들 딸과 부인 눈물짓는데도 나몰라라 내팽겨치고 주말마다 카메라 들고 혼자 나댕기거나...


상 타기 위해 공모전 심사위원들에게 뇌물 주고 받고 하는

 


그러한 사진병, 예술병보단 차라리 장비병쪽이 나아보이는 경우도 자주 보입니다.

 

장비때문에 이혼한 사례? 전 요 10여년간 장비가 아니라


사진 그 자체때문에 이혼한 가정을 더 많이 알고있어요.(...)

 

솔직히 개인적 의견으로는 장비병에는 그나마 약이라도 있는데


사진병 예술병에 제대로 걸리면 약도 없습니다. (.......)

 


하지만 타인이 어떤 사진생활을 하건, 기어이 찾아가서 간섭할 필요는 없는거예요.

 

 

 

 

 


장비질 하고 싶은 분은 장비질 하시면 되고


사진질 하고 싶은 분은 사진질 하시면 되고


프라질 하고 싶은 저는 프라질 하며는 되죠.

 

그쵸.....? ㅋ

 

 


여담이지만 제가 요즘 사진보다 건담 프라모델을 취미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쪽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어요.

 

 


통칭 [프라탑]이라고 하는건데...


만들고 싶어서, 가지고 싶어서, 뭐 여러가지 이유로 프라모델을 샀지만

바빠서, 귀찮아서, 혹은 뭐 여러가지 이유로 만들지 않은 상태로 두다보면


어느새 그동안 구입한 프라모델 박스들이 쌓이고 쌓여 프라탑을 이룹니다.

(저는 재력이 없어서 그것도 못합니다. 그저 부러워할 뿐...)

 

그러면 꼭 생판 남인 선비나 오지라퍼들이 등장해서 말해요.


"만들지도 않을 프라모델 도대체 왜삼??? 당최 이해불가 너 지름병환자임??"

 


이들에게는 '소유'도 취미의 하나일 수 있다는 폭넓은 사고방식이 존재하질 않습니다.

프라모델=만드는거 라는 단 하나의 정답에만 연연해요.

프라모델 사둔거 박스만 봐도 마음 든든하고 행복할 수 있다 라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고


오직 누가 누가 더 프라모델 잘만들었나만 두고 따지면서 우열 먹이지 못해 안달입니다.

 

 

 

 


아니 좀 잘만들면 어떻고 못만들면 어떻고...도색을 하건 안하건 대체 뭔상관이며

남이사 사서 탑을 쌓던 그날로 까서 거지같이 만들던 풀도색하여 아트를 만들건


어찌 감히 자기 기준으로 그걸 눈금먹이고 재단하는지 알수가 없어요.

 


사진기는 사진 찍는 기계니까 비싼 카메라 샀으면 무조건 그럴듯한 사진을...

멋진 예술사진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거야말로 편협한 사고방식입니다....

 

플래그쉽이나 라이카 사서 제습함에 쌓아놓고 가끔 쳐다만 봐도 행복한..


그런것도 어엿한 취미이며 나가서 사진찍는것보다

무조건 열등하다거나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것 자체가 잘못이예요.

 

물론, 정말 꽉 막힌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면 이러한 일들이 이해 안될 수도 있습니다.

 


좋은 카메라 = 사진 안찍을 거면 사면 안되는 기계


프라모델 = 까서 만들거 아니면 사면 안되는 장난감


음악CD = 열어서 음악 틀지 않으면 의미 없는 원반

 


이런식으로 완전히 사고방식이 굳은채 자랐다면 이해 안갈 수도 있어요 네.

 

"장비 위에 사진 있지, 어떻게 사진 위에 장비가 있습니까?"

....물론 굳어버린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시겠지만, 그런 사고방식도 있을 수 있답니다.

 


그리고 설령 이해가 안가더라도 존중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꼭 이해 하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사람대 사람으로서 상호 존중만 해줘도 되는데....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 라는 꼰대기질이 합쳐지면서 이분들은 존중하려 들지조차 않습니다.

 

 

그래서 듣는거예요. 꼰대소리를.

그래서 듣는겁니다. 예술병 소리를.

 

제발 부탁이니...취향이니까 존중해주세요. 네?

 

 

 

 

 

그러나 고치질 않겠죠. 달리 꼰대겠습니까. (......)